작은 가게

TINNEWS | 기사입력 2010/02/05 [14:57]
▲ 심상보 피리엔콤마 대표      TINNEWS
영등포의 타임스퀘어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패션유통도 대형 쇼핑몰이 주도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편리한 시설과 깨끗한 환경은 실외의 소비자를 자연스럽게 실내로 끌어들인다. 일정한 공간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상품들과 마케팅을 위한 예술작품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소비자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대형쇼핑몰 위주의 패션유통은 선진국의 예를 비쳐보더라도 10년 이상 지속 될 전망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현대적인 건물과 잘 정돈된 상점들이 정말로 삶의 질을 높이고 있을까?

여러 가지 이름의 백화점들이 층별 구성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처럼, 대형쇼핑몰이 계속 생겨나더라도 내부에 구성은 비슷한 엠디를 갖게 될 것이다. 일층은 자라, 이층은 기타브랜드, 그 위층은 푸드 코너, 그리고 꼭대기는 영화관 그것도 CGV! 

사람이 세상에 있는 모든 공산품과 서비스를 다 이용하고 살수는 없다. 하지만, 한정된 돈으로 살아야 하는 대중들은 대형 쇼핑몰이나 마트에서 삶에 필요한 대부분의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편리함이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이긴 하지만, 남들과 다르고, 새로운 것을 원하는 것 또한 삶의 질을 향상시켜온 사람들의 욕망이다. 세상 모든 것을 다 모아놓은 듯 하지만 사실은 비슷 비슷한 대형 소비공간이 디자인을 하는 나로서는 아쉬움이 많다.

좀 더 다양한 삶의 형태와 새로운 상품들을 제안하기 위해서는 이에 맞는 마켓들이 필요하다. 가로수길이나 삼청동과 같은 자그마한 동네에 작은 점포들이 정형화된 대형 몰보다 더 많은 생동감이 살아 넘치지 않을까? 

물론 대형쇼핑몰이 생긴다고 당장에 작은 가게들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소비의 규모가 일정하다면 대형 몰의 활성화는 작은 가게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위태로운 이유가 될 수 있다. 

유럽의 도시들은 유서 깊은 건물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대형 쇼핑몰을 만드는 것이 한계가 있겠지만, 한국이나 일본 같은 도시들이야 부지만 확보된다면 여러 이권들이 모여서 얼마든지 쇼핑몰이 생겨날 수 있다.

CGV가 생겨 한 곳에서 편안하게 골라볼 수 있는 편리함은 있지만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찾아가던 과거의 영화관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규모는 비록 작아도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젊은 아티스트의 가게에 눈을 돌릴 여유가 있어야 진정 우리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아닐까 하고 반문해 본다.
 
섬유패션산업 발전과 함께하는 경제전문 언론 TIN뉴스 구독신청 >

이 기사를 후원하고 싶습니다.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인터넷 신문사 'TIN뉴스' 발전에 쓰여집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포토뉴스
까스텔바작, ‘봄 필드’ 스타일 공개
1/5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