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작품 전시회 Ⅰ

TIN 섬유뉴스 | 기사입력 2010/05/07 [10:27]
 
▲ 심상보 파리앤콤마 대표                           © TIN 섬유뉴스
 
예전에 오월의 대학 캠퍼스는 축제가 있었다.
5월이면 꽃도 흐드러지게 피고, 하늘도 푸르고, 청춘을 느낄 수 있는 행사가 많았던 것 같다.
얼마 전 강의시간에 축제가 언제냐고 물었더니 학생들은 잘 모른다고 했다. 특별히 관심이 없는 듯하다.
끊임없이 개인중심으로 흐르는 사고방식은 집단 행사에 대한 관심을 점점 사라지게 하는 것 같다.


그래도 5월이면 열리는 학교행사가 있다. 졸업 작품 전시회!
리포트로 졸업 논문을 써야하는 학과 외에 실기가 중심인 학과는 졸업전시를 준비한다.
패션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졸업 작품 전시를 패션쇼 형식으로 준비한다.
예전에는 2학기에 졸업 작품 전시를 진행했지만, 요즘은 2학기에 취업준비를 하기 위해서 5월에 졸업 전시회를 하는 학교가 많다.

졸업을 준비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마지막이 중요하겠지만, 패션전공 학생들의 졸업 작품 전시회는 대부분 학생들에게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게 되는 패션쇼이기 때문에 무척 중요한 행사다.

그러나 패션쇼를 준비하는 학생의 바람은 졸업 이상의 결과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졸업 작품 전시를 보고 원하는 사람을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졸업 패션쇼는 학생 개인의 능력과 성향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졸업 패션쇼를 보고 학생을 고르는 회사는 없다.
때문에 졸업 패션쇼를 취업과 연관해서 보러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 많은 시간과 돈과 노력에 비해서는 결과가 없는 행사다.

어떤 신입사원이 들어와서 미래를 준비하는지가 기업의 비전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패션계의 비전도 지금 졸업 작품전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있을 것은 분명한데 기존 패션계 사람들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졸업 작품전에 관심이 없는 기성인들의 문제일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중에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한 사람은 없다.
우리가 대학으로 알고 있는 대부분의 패션학교는 우리나라에서 학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학원의 형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어느 대학의 의상과도 세계적인 패션스쿨로 인정받지는 못한다.
 아이러니하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해외 패션스쿨의 학위를 인정하지 않고, 우리나라는 대학에서 패션을 가르치고 있지만, 인정받는 패션스쿨은 없고….

우리나라도 패션스쿨이 있지만 토종 패션스쿨 중에는 국내에서 대학의 명성을 따라가는 학원이 없다.  결론은 우리나라에 패션을 가르치는 학교 중에 세계적으로 괜찮다고 인정할만한 곳은 없다는 것이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한국의 문화 후진성 때문이긴 하지만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것도 굉장히 많이 있다.
해외 유명 학원들이 유명해진 이유는 유명 디자이너가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원래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 학원을 선택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진짜 이유는 좋은 커리큘럼으로 잘 가르쳤기 때문이다.

존 갈리아노나, 알렉산더 맥퀸이 세인트마틴(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Design)이 아닌 국내 대학에서 의상과를 다녔다면 과연 어떨까?
필자도 건국대학교를 졸업했고, 또 6년째 건국대학교에서 의상디자인을 가르치고 있지만 내가, 이학교가 과연 ‘맥퀸’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고민된다.

우리나라 패션계에 좋은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다음 호에 계속>



섬유패션산업 발전과 함께하는 경제전문 언론 TIN뉴스 구독신청 >

이 기사를 후원하고 싶습니다.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인터넷 신문사 'TIN뉴스' 발전에 쓰여집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포토뉴스
까스텔바작, ‘봄 필드’ 스타일 공개
1/5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