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급망 붕괴, 현실화 우려

원사·편직·염색 폐업 러시…국내 제조 위기론 급부상
염색·직물업계 ‘패션기업·수출벤더의 국산 소재 사용’ 촉구

TIN뉴스 | 기사입력 2024/03/20 [16:53]

 

요즘 국산 원사 또는 편직, 염색공장들의 폐업이 이어지면서 국내 공급망 붕괴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오랜 시간 거래해오던 협력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원사, 원단 수급, 염색가공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검증된 대체 업체를 문의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100% 국산 폴리에스터 원사 구하기가 어렵다.

부산에서 모달과 폴리에스터를 일부 혼방한 하와이언 셔츠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의류수출업체 A사. 최근에 국내 공급업체에 문제가 생겼다. 100% 국산 폴리에스터 원사를 생산하던 업체가 생산을 중단했다. 직접 구매를 하지 않지만 원단을 공급받던 업체 역시 이 업체의 원사를 사용하고 있어 A사는 물론 원단 공급업체까지 100% 국산 원사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가용한 업체는 현재로선 도레이첨단소재와 효성티앤씨 정도.

그러나 가격이 문제. A사 대표는 “급한 데로 도레이첨단소재 원사를 사용하곤 있지만 생산량이 제한적이어서 필요한 만큼의 수요를 맞추기도 어렵다. 또 가격도 높아 좀 더 가격이 낮은 국내 원사업체를 찾아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3월 14일 대구국제섬유박람회장을 찾아 국내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업체들과 상담을 진행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상담을 진행한 10곳 중 7곳은 중국산 원사를 사용 중이었다. 한국산 원사, 원단, 생산으로 한미 FTA 무관세 혜택을 누려왔던 A사로서는 난감하다.

 

비단 소재 산업 뿐 아니다.

수주 감소와 에너지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섬유염색가공업체들의 폐업들이 이어지면서 염색공장을 문의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B사의 경우 거래하던 염색공장이 최근 화재로 공장 1개동이 소실되면서 정상 복구까지 3개월이 소요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부랴부랴 염색공장 섭외에 나섰다.

 

해당 염색공장은 20㎏ 소량부터 대용량, 시테스트까지 모두 가능한 곳이어서 이러한 니즈를 감당할 만한 공장들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국내 직물업계는 국내 섬유 산업 부흥의 키를 원사 메이커가 쥐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석기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원사 메이커들의 자체적인 신소재 개발과 더불어 미들스트림과의 협업을 통해 소재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요즘 신소재 아이템라고 해봐야 여러 소재를 혼방하거나 변형 설계만 했을 뿐 획기적인 원단을 찾기가 어렵다.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아이템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전체 트렌드를 흐름을 읽고 유럽, 이탈리아 업체와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신 설비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PID 개막식 후 오찬 자리에서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우리나라 제품이 이탈리아보다 못 하냐, 기술이 부족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석기 이사장은 “기술이 부족한 게 아니라 설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현재 이탈리아 내 설비는 모두 혁신적인 최신 설비, 반면 국내 설비는 20년, 30년 이상 된 노후 설비다. 설비가 못 받쳐주면 품질 업그레이드에는 한계가 있다. 

 

이석기 이사장은 “대한민국 섬유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첫째, 국내 기업들이 국산 소재를 많이 사용해줘야 한다. 둘째, 소재 구해다가 여기서 봉제하고 판매는 다른 곳에서 섬유 산업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다단계 스트림이 계속 옮겨 다니면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비용 부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정이 세분화되어 스트림이 너무 많다. 이를 집적화해서 소재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한 지역에서 이루어져야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결국 국내 의류 벤더나 패션기업들이 국산 소재를 일부라도 사용해줘야 국내 섬유산업이 되살아 날 수 있다. 나중에 다 사라지고 나서 뒤늦게 후회해본 들 소용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정기총회를 마친 직후 긴급 이사회라는 이름으로 소집된 자리에서도 국내 염색업계 관계자들이 패션기업들의 국내산 원단 사용을 촉구하는 동시에 이를 확산할 수 있는 ‘국산 원단 사용 장려’ 캠페인을 전개하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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