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정보국, ‘스마트 의류’에 꽂혔다

관련 기술 고도화·스포츠·헬스케어·엔터테인먼트 성장 잠재력 전망
美 국가정보국 산하 기관 IARPA, 오디오·비디오 및
위치 정보 데이터 기록 의류 개발 프로젝트 착수…약 295억 원 예산 투입
정부, 감시용 속옷 만드는 건 아닌가 의심의 눈초리

TIN뉴스 | 기사입력 2023/10/12 [10:17]

 

미국 정부가 스마트 의류 개발 프로젝트에 2,200만 달러(294억7,340만 원)를 투자한다.

미국 정보고등연구기획국이 주도하는 ‘스마트 의류 제조 프로젝트’다. 정보고등연구기획국(Intellig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ctivity, 이하 ‘IARPA’)은 CIA, FBI, NSA(국가안전보장국) 등 미국 내 15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미국 최고의 정보기관인 국가정보국(ODNI) 산하 정부기관이다. 국가안보와 관련된 과학적, 기술적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IARPA는 고위험, 고보수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해 CIA, FBI 등 미국 정보기관이 직면한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IARPA는 오디오, 비디오, 위치정보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의류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프로젝트명은 ‘SMART ePANTS(Smart Electrically Powered and Networked Textile Systems)’다.

 

동 프로젝트는 센서 등과 같은 전자시스템을 의류에 직접 엮어서 일반 직물과 동일한 신축성, 구부림, 세탁성 및 편안함을 특징으로 하는 의류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1~3단계를 거쳐 편안하게 착용하고 세탁할 수 있는 직물로 짠 신축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전자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1단계는 세계 최초로 섬유와 통합하고 유연하며, 신축성이 있는 전자시스템을 개발, 2단계는 이러한 전자시스템이 딱딱한 구성요소없이 의류에 완전히 통합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되며, 마지막 3단계는 일반 의류와 동일하게 신축성은 물론 세탁도 가능한 단계에 이르는 것이다.

 

스마트 의류가 실현되면 불편하고 부피가 크며, 단단한 장치를 착용할 필요 없이 손을 사용하지 않고도 주변 환경정보를 기록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스마트 의류를 입은 사람은 동작 범위가 넓어지고 어려운 상황에서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

 

IARPA는 개발된 스마트 의류를 국방부, 국토안보부, 정보기관 등의 정부기관에 보급할 예정이며, 스마트 의류를 통해 정부기관 역량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IARPA의 동 프로젝트 총괄자인 도슨 케이글(Dawson Cagle) 박사는 “지금까지 일반 의류와 마찬가지로 신축성, 구부림, 편안함, 세탁 가능한 최초의 통합 전자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투자한 그룹은 없었다. 스마트 의류 분야를 최초로 주도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이번 프로젝트의 주체가 국가정보국이라는 점에서 감시용 속옷을 만드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국가정보국은 대변인을 통해 “IARPA 프로그램은 엄격한 시민 자유 및 개인 정보 보호 프로토콜에 따라 설계되고 실행되며, IARPA는 연구 활동 전반에 걸쳐 시민의 자유와 개인 정보 보호 규정 준수 검토를 수행한다”고 일축했다.

 

▲ 미국 정보고등연구기획국이 주도하는 단계별 스마트 의류 제조 프로젝트의 내용     ©TIN뉴스

 

스마트 의류 제작에 필요한 기술 중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은 ‘액티브 스마트 직물(Active Smart Textile, AST)’이다. IARPA에 따르면 액티브 스마트 직물은 현재 급성장하고 있는 기술 분야로, 외부 환경 및/또는 사용자 입력의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기능을 변경할 수 있는 직물을 의미한다. 

 

기존의 고어텍스®와 같이 물리적 구조에 의존해 기능하는 패시브 스마트 직물(PST)과 달리 액티브 스마트 직물은 에너지를 사용해 환경 정보를 감지, 저장, 해석 및/또는 반응하는 내장 센서 및/또는 액추에이터에 전력을 공급한다.

 

 

IARPA의 스마트 의류 제조 프로젝트에 참여해 연구∙테스트∙평가를 수행하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Linclon Laboratory와 Advanced Functional Fabrics of America의 공개 자료에 따르면 액시브 스마트 직물 접근 방법은 ▲섬유 안에 전자부품을 통합시켜서 해당 섬유로 직물을 만들어서 제조하거나 ▲직물에 직접적으로 전자부품을 통합해서 제조하는 방법의 2가지다.

 

해당 접근 방법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직조가 가능한 전도성 폴리머 ‘와이어’ ▲신체로 구동되는 ‘에너지 하베스터’ ▲직물에 인쇄 가능한 ‘초저전력 컴퓨터’ ▲실처럼 작동하는 ‘마이크’ ▲다양한 변형에도 작동하는 ‘구겨지는 배터리’ 등 기존의 ‘딱딱한(경직된)’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많은 기능을 액티브 스마트 직물로 옮길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즉 전원, 센서, 연산 및 데이터 저장, 전기전도성시스템 구성 요소 ‘와이어’ 및 상호 연결하는 모든 부분에 걸쳐 기계적으로 변형이 가능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면서도 완전하고 통합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혁신적인 신소재와 제조기술이 필요하다.

 

▲ 음성 녹음이 가능한 액티브 스마트 섬유  © TIN뉴스

 

SMART ePANTS의 목표는 셔츠, 바지, 양말, 속옷 등의 기본 의류에 편안하게 통합되는 센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 개발을 위해 동 프로젝트는 ▲ 음성 녹음 ▲ 비디오 및 사진 캡처 ▲ 실내 위치 정보의 세 가지 데모 트랙으로 나뉘어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 국가정보국은 보도일(2023년 8월 22일) 기준으로 향후 42개월 동안 해당 연구가 계속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으로 스마트 의류는 기술과 패션이 융합된 형태로 우리의 일상을 더욱 건강하고 편리하며, 지속가능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심장 박동, 체온, 운동량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고 개인의 생활패턴, 건강정보 등을 수집하고 분석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큰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더 나아가 스마트 의류는 에너지 수집과 저장, 환경 모니터링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노력을 지원하고 스마트 의류를 통한 상호작용과 연결을 강화해 사회적 연결망을 더욱 견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애널리스트 A는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웨어러블 기술 시장은 스마트 워치, 피트니스 트래커 등과 같은 제품의 성공으로 큰 성장을 경험해왔다. 스마트 의류는 이러한 추세의 자연스러운 확장으로 볼 수 있다. 관련 기술이 고도화되고 매끄러워지면서 스마트 의류는 앞으로 더욱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포츠, 헬스케어 및 웰니스 분야에서 스마트 의류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체온, 근육 활동, 활력 징후 등 건강 지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의류는 일상적인 소비자들 외에도 의료 전문가나 전문 운동선수 모두에게 잠재적인 용도가 있다. 특히 원격 의료와 원격 환자 모니터링이 증가하면서 스마트 의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며 스마트 의류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 측은 “아직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이고 연구 개발 단계에서 많은 비용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접근성은 떨어지는 편이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기술 채택이 증가하고 제조 공정이 개선되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미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스마트 의류 관련 기업이라면 스마트 의류의 기능에 따라서 일부 품목은 의료 기기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FDA 등 관련 규제 사항을 사전에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료출처: KOTRA]

 

장웅순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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