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사와 미래 섬유시장

해도사는 환경친화 대표소재, 나노 해도사 수요 무궁무진

TIN 뉴스 | 기사입력 2012/07/22 [21:30]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자.” 최근 세계 많은 환경운동단체들이 부르짖는 말 중 하나다. 이 중 그린피스는 글로벌 환경단체의 대명사로 꼽힌다. 그린피스의 환경 감시 활동은 거의 레이더 급으로 치밀하기가 그지없다. 지구촌 모든 제조업체들의 생산 활동부터 자연에 이르기까지 지구 환경 파괴에 감시의 눈길을 번뜩인다. 그 중 하나가 동물보호다. 동물의 스킨과 털은 인간이 수렵생활시 부터 사용해온 옷의 기원이랄 수 있다. 이 모피가 환경단체들의 동물보호 운동의 주 타깃이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 섬유·의류업체들의 마케팅을 들여다보면 인간친화, 자연친화 등의 단어가 뒤따른다. 골자는 ‘지구를 살리자’는 환경운동의 동참이다. 리사이클 소재나 유기농 오가닉 소재 등의 사용 확대는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환경단체들이 주장하는 모피대체나 동물보호 관점에서 보면 환경마케팅은 앞으로 중요한 판매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그룹 환경전략 2015’(본지 7월9일자 14면 참조)는 이를 입증하는 좋은 사례다. 이는 또 섬유가 환경운동에 앞장서는 산업으로서 새로운 수요 창출을 예고하는 것이다.

화섬 소재시장에 초극세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초극세사란 원사 1g으로 서울·부산 간 10번 이상 왕복이 가능한 8000km 이상 길이의 실을 의미한다. 나노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이렇다보니 초극세사 생산기술은 화섬업체들의 R&D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초극세사 생산은 해도사 생산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 해도사는 海와 島를 동시에 방사시켜 海를 녹여낸 원사다. 남은 島 부분의 모노 필라멘트의 굵기와 개수가 초극세사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현재 보편화된 해도사 생산기술은 2.5마이크로미터 초극세 장섬유 생산이다. 이미 중국도 이 수준의 해도사 생산은 해냈다. 그러나 나노 해도사는 일본의 일부 기업과 국내 코오롱패션머티리얼만 생산에 성공한 고난이도 기술의 결정판으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해도사 시장은 한국 섬유산업에 있어서 큰 화두였다. 모피를 대체하는 인조피혁이 주요 패션 트렌드로 떠오른 때다. 그 인조피혁의 소재가 바로 해도사다. 당시 해도사 대명사 브랜드는 코오롱의 로젤(ROJEL)이다. 로젤을 사용한 스웨이드 원단은 전 세계적으로 조명을 받으면서 순식간에 한국섬유산업의 대표상품으로 떠올랐다. 또 로젤 원사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큰 인기를 끌면서 연 생산량만 1만2000t에 이르렀다. 국내 차별화 원사 가운데 1개 업체의 생산량이 연 1만t을 넘긴 품목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다.

그렇지만 해도사는 반짝경기로 끝났다. 화섬업체들의 무한증설과 세계 섬유경기 침체가 맞물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만고만한 해도사 생산기술 또한 한 몫을 더했다. 해도사가 화섬업체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데 많은 시간이 요하지도 않았다. 용도가 트리코트 스웨이드 쪽으로 편중된 탓이다. 이 해도사가 깊은 침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부활을 알린다. 요체는 다름 아니다. 고수축사와의 혼섬에서 답이 나왔다. 초극세사 해도사 시장이 신기술 개발과 새로운 용도 창출에 힘입어 또 뜨거운 마케팅을 예고한 것이다.

초극세사 해도사와 고수축사 혼섬의 고급 스웨이드 원단은 우수한 볼륨감과 반발감을 지니는 등 천연 가죽과 질감이 유사하다. 또 기모 없이 감량만으로 실크 효과를 내 여름용 블라우스 원단으로 큰 인기몰이에 있다. 한마디로 글로벌  SPA 브랜드가 찾는 소재다. 이 뿐만 아니다. 고가의 태블릿 PC 등 IT 기기의 폭발적인 성장은 새로운 수요 창출지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등 주요 IT업체가 고가 IT기기 보호케이스에 해도사의 조밀한 표면효과를 적용한 것이다. 코오롱은 올해 전년대비 약 30% 성장한 연 500t 매출에 기대를 높인다.

그러나 해도사 시장은 이제 첫걸음을 뗀데 불과하다. 미래 잠재시장 나노 해도사 시장은 아직 문조차 열리지 않았다. 초극세사 생산기술은 미래 섬유시장의 향배를 가늠하는 척도다. 코오롱이 국책과제 ‘나노필라멘트 제조기술개발’ 기치아래 400 나노급 장섬유 상업화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상열
편집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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