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단 한 벌 사랑의 옷’

건국대 의상디자인학과 학생 봉사단 '터치(Touch)' 선행 화제

TIN 뉴스 | 기사입력 2012/12/08 [21:06]
청각장애우 합주단복 제작하는 착한 재능기부
건국대 ‘터치' 프로젝트의 특별한 수업

 
▲ 건국대학교 의상학과 학생들이 직접 옷을 만들어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재능기부에 나서 화제다.    © TIN 뉴스
건국대학교 의상학과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기술로 손수 옷을 만들어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재능기부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달 28일 대부분의 수업이 끝나갈 무렵인 오후 7시 건국대 예술문화관 6층 의상학과 실습실에 환한 조명이 밝혀졌다. 이어 건국대 의상디자인학과 학생 봉사단 '터치(Touch)' 학생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 건국대 의상디자인학과 학생 봉사단 '터치(Touch)' 학생들은 타 학과보다 커리큘럼이 빡빡한 편이지만 각자 남는 시간을 쪼개 주말까지 반납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 TIN 뉴스
 
늦은 시간에 교수도 없이 시작된 특이한 수업. 건국대 의상디자인학과 학생 봉사단 '터치(Touch)'가 청각장애인 지원 단체인 사단법인 '사랑의 달팽이'가 재활치료를 위해 운영하는 클라리넷 합주단원들이 입을 단복을 제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수업이었다.
 
이들은 지난 7월부터 매주 세 번 이곳에 모여 '청각장애 학생 클라리넷 합주단'의 단복을 제작해 왔다.
 
합주단에서 활동하는 청각장애 여동생을 둔 윤지현(의상디자인학과 3) 학생의 제안을 다른 회원들이 받아들여 합주단 장애학생 35명을 위한 단복을 만드는 것이다.
 
학과 특성상 이론수업에 실습까지 겹쳐 타 학과보다 커리큘럼이 빡빡한 편이지만 각자 남는 시간을 쪼개 주말까지 반납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 청각장애인 지원 단체인 사단법인 '사랑의 달팽이'가 운영하는 클라리넷 합주단원들이 제46회 귀의날' 귀사랑콘서트'에서 연주를 하고있다.     ©TIN 뉴스
장애학생들이 초등학생부터 고교생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보니 터치 회원들은 1인당 청각장애 학생 한명의 단복을 디자인했다.
 
필요한 원단과 재료는 회원들이 돈을 모아 마련했다. 좋은 일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일부 상인들이 원단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의상 제작에 대한 욕심이 있고 각자 개성이 강한 학생들이 모이다 보니 처음에는 합주단이 실제 필요한 옷이 아닌 터치 회원들이 만들고 싶은 옷을 합주단에 강요하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남기웅(의상디자인학과 4) 학생은 "합주단은 여름용 반소매 옷이 필요한데 우리는 긴소매 위에 입는 조끼를 만들어주려고 했다"며, "여름에도 긴소매 셔츠를 입고 땀을 흘리면서 연주하는 사진을 보고 나서야 ‘받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진정한 기부'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독거노인 봉사활동을 해온 한 선배의 제안으로 결성된 터치는 "수업 하고 남은 원단으로 독거노인들을 위한 따뜻한 점퍼를 만들어 드리자"고 한 게 발단이었다.
 
▲ 건국대 의상디자인학과 봉사동아리‘터치(Touch)’학생들이 지난해 12월 말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홀로 사는 노 인들을 방문해 직접 제작한 방한용 점퍼를 선물했다. 한 남학생이 할머니에게 옷을 입혀 드리고 있다. / 건국대 제공     © TIN 뉴스
건국대 의상디자인학과 학생들은 작년 하반기 동안 겨울 방한용 외투(패딩) 서른 벌을 만들어 지난 연말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직접 선물했다.

봉사단 임원 장용환(의상디자인학과 4) 학생은 "작년에 지역 독거노인들에게 패딩점퍼를 만들어 드린 후, 우리의 재능이 수업으로 끝나지 않고 학교 밖 여러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껴 올해도 다시 모였다"며, "특히 3~4학년 선배들이 옷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1~2학년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잘 모르는 부분은 서로 고민하며 해결해가고 있는데 이러한 전통이 대물림되어 오랜 시간 동안 재능기부 봉사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터치는 오는 21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있는 사랑의 달팽이를 찾아 회원 한 명이 장애학생 한 명에게 그동안 정성스레 만든 단복과 직접 쓴 크리스마스카드를 선물로 전달할 예정이다.
 
사회로부터 소외되거나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아픔을 겪을 수 있는 장애학생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선물을 공유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고 싶다는 것이 모든 터치 회원의 희망이다.
 
김주영(의상디자인학과 3) 학생은 "이번 재능기부 프로젝트는 단순한 봉사활동의 측면을 넘어 앞으로 사회를 책임져야 하는 우리 학생들이 더 낳은 사회를 위해 작은 한걸음이나마 나아갈 수 있게 해준 기회라 생각한다"며, "최근 한류스타 싸이가 ‘노력이 기회를 만난다면 그것이 바로 행운이다'라고 했는데 우리의 작은 노력이 이 기회를 통해 누군가에게, 그리고 우리들 자신에게 행운으로 다가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 건국대 의상디자인학과 봉사동아리‘터치(Touch)     © TIN 뉴스

▲ 건국대 의상디자인학과 봉사동아리‘터치(Touch)'     ©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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