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기업에서 해법을 찾다”

김이진 대구염색공단 이사장, 유럽 4개국 출장
악취 발생 근본적 해결 방안 찾기 위한 해외사례 벤치마킹
유럽 출장보고 내용 이사회 및 서구청 등 지자체에 공개 및 대안 제시

TIN뉴스 | 기사입력 2024/03/21 [14:39]

 

김이진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이하 ‘대구공단’)은 마지막 임기 중 공식 일정으로 지난 1월 23일~31일까지 유럽 4개국 출장을 다녀왔다. 

 

김 이사장은 독일(BASF AG/아헨공대 ITA연구소), 오스트리아(Lenzing AG), 스위스(청정지구), 네덜란드(DYECOO) 등 유럽 4개 국가의 선진기업을 방문해 공단 인근 악취 문제 및 에너지 해결, 공단 이전 등 선진국 사례를 직접 보고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아울러 다이텍연구원과 공동 추진 중인 초임계 염색기 메이커 다이쿠(DyeCoo) 본사도 방문했다.

 

대구공단은 매월 1,000건 이상 악취피해 민원으로 서구청, 지역 주민들과 오랜 세월 갈등을 빚어왔다.  악취관련 관계기관 간담회를 열어 지속적인 환경개선사업을 통한 악취저감 노력과 더불어 대기오염물질 82% 저감 실적을 입증하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음에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후에도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촉구하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여기에 지역 언론까지 연일 관련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이에 대구공단은 악취 민원 해결 방안 노력의 일환으로 유럽 선진국의 산업단지를 방문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지역 내 이슈 해결에 적극 반영하고자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이후 김이진 이사장은 이사회와 2월 23일 서구청을 방문한 자리를 통해 유럽 출장 내용을 보고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① 오스트리아 렌징 그룹

먼저 오스트리아의 렌징 그룹 본사 인근 약 3㎞ 거리에는 유명관광지인 ‘아터 호수’가 위치해 있어 음용수 수준으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렌징 역시 슬러지, 폐기물, 그리고 비스코스 섬유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황산화물(SO2)’로 인한 악취 방지를 위해 폐수처리 시 수조 상부를 밀폐해 처리하고 있다.

 

또한 펄프 기반의 소재 생산으로 발생되는 렌징 측의 폐수와 염색 폐수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최종 방류수의 COD(6.2mg/ℓ)는 비슷하다. 현재 악취방지를 위한 정부 지원 없이 렌징이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② 독일 바스프 그룹

세계 최데 폐수처리장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화학 선도기업 메이커 바스프 인근에는 약 17만 명이 거주하며, 라인강을 끼고 맞은편엔 약 240만 명이 거주하고 있어 대구와 비슷한 상황이다.

 

방문 당시 심한 악취가 났고, 바스프 측은 악취 발생으로 인한 주민 신고 시 일단 염화철의 양을 늘려 처리하고, 소요기간은 2~3일일 걸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슬러지를 건조할 때 바이오 필터를 사용해 냄새를 제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바스프는 투명한 공개를 통해 주민과의 두터운 신뢰관계를 쌓아오고 있다.

주민들은 환경부서 전화번호를 숙지하고 있어 악취가 나면 곧장 신고를 하고 바스프 측은 직접 현장에서 원인을 파악 후 조치결과를 주민들에게 공개한다. 해당부서는 외부기관으로부터 정기적인 감사를 받고 있으며, 악취 방지에 대한 연구개발은 자체적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악취를 줄이기 위해 스위스 바젤에서 2035년까지 신공정 도입을 목표로 폐수처리 대체 공정 연구 및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바스프는 1992년부터 폐수슬러지를 건조해 석탄과 혼합해 연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폐수처리장 부지에 폐수 열 펌프를 건설 중이다. 완공된 이후 2027년부터 인근 1만8,000가구에 잉여 증기를 지역난방용으로 공급할 수 있고, 이로 인해 6만 톤의 CO2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법상 슬러지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일부 가능하나 민원을 우려해 관련기관에서 허가를 꺼리고 있다. 또 관련법상 발전소의 잉여 증기를 인근 주택에 공급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어 향후 규제 완화를 위한 지속적인 요구와 더불어 규제 개혁 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③ 독일 아헨공대 ITA연구소

한국과의 프로젝트 진행을 검토 중이며, 수처리 필터 관련 최신 연구 현황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였다. ITA연구소 측은 대구공단에 도입한 다이쿠의 초임계 염색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이를 이용한 연구를 다이쿠와 공동 진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다이쿠와 협력해 전체적인 염색공정 라인을 연구할 필요가 있으며, 기계 분야 뿐 아니라 화학분야와의 협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④ 스위스 청정지구

청정지구는 4개의 숲은 가진 호수라는 뜻의 ‘피어발트슈테터(일명 루체른 호수)’로 4개의 스위스 주가 관리하고 있다. 호숫가에 도시가 형성되었음에도 깨끗한 수질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용수를 모두 하수관으로 통해 처리시설을 거쳐 흘려보내기 때문이다. 또한 생활폐수나 가축분뇨를 처리하지 않고 방류할 경우 엄청난 벌금이 부과되며, 건축물 공사 전 주민이 이의를 제기하면 개발이 반려된다.

 

⑤ 네덜란드 다이쿠

현재 대구공단에 설치된 초임계 유체염색기와 똑같은 성능의 염색기가 다이쿠의 협력사인 Circotex사에 설치되어 있어 다른 가공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다. Circotex사는 현재 플라즈마 가공기술을 도입해 전처리부터 염색가공까지 물을 사용하지 않는 공정으로 볼보자동차용 시트 생산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2030년부터 EU의 탄소발자국이 시행되면 탄소배출을 30% 감축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다이쿠 염색기가 중요한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이진 이사장은 “청정지역인 렌징과 공업지역 바스프를 방문해보니 한국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폐수를 처리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유럽도 악취가 발생하지 않는 공장은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구공단과 같이 악취 민원으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공단 이전 문제가 거론된 곳이 없으며, 대기업들은 지속적인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한편 렌징, 바스프가 위치한 곳 역시 공장이 먼저 조성된 이후 도시가 들어선 점은 대구공단과 유사했다. 특히 환경문제 발생 시 즉시 조치상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들과 오랜 시간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김이진 이사장은 “대구공단도 지역 주민과의 상호 신뢰를 쌓아 나갈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기반의 전력 생산을 중단하고 수소가스 발전소를 건설하는 등 독일 바이스바일러 석탄발전소의 석탄발전 대체 노력을 타산지석 삼아 대구공단도 향후 보일러 연료 변경사업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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