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패러다임 전환시대 섬유산업의 미래 전략

김삼수 영남대학교 파이버시스템공학과 교수

TIN뉴스 | 기사입력 2022/04/11 [10:09]

▲ 김삼수 영남대학교 파이버시스템공학과 교수  © TIN뉴스

섬유산업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견인해온 대표 산업 중에 하나다. 그 배경에는 60~70년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산업보국 정신으로 기술 개발과 수출에 앞장선 기업과 생산현장 인력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되면서부터 줄곧 섬유산업은 수출 규모 확대와 무역수지 흑자 산업으로 그 위상을 유지해왔다. 현재까지도 세계시장 섬유 수출에서 상위 수준을 유지하며 섬유강국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섬유교역 자유화와 중국 및 동남아 여러 국가의 급성장이 일으킨 세계섬유 시장의 변화에 국내 섬유산업도 적잖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때 정부 및 각 섬유 관련 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국내 섬유산업에 제품 차별화, 고부가가치화, 신기술 개발 등을 최우선 정책으로 제시하고, R&D에 대한 투자 확대로 현재의 섬유 관련 연구소 및 기업 부설연구소 등이 설립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국내 섬유산업은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지속가능한 산업적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IT, BT, NT 등과 같은 첨단 기술적 요소를 섬유산업에 융·복합화하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또한 환경적 고려에 대응하는 친환경 제조공정 기술, 자원 재활용을 위한 리사이클링 기술, 최근에는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대한 대응까지 다양한 시대적 요구를 강요받고 이를 해결하며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국내 섬유산업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대내외적인 각종 환경 변화에도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어 섬유산업이 영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현재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가 가시화되면서 우리 인간생활은 물론 섬유산업과 같은 제조업의 모든 생산 활동에서 로봇, 인공지능, 빅 데이터, IOT 등이 점차 폭 넓게 활용되고 있다.

 

즉, 섬유산업은 기존의 방식과 틀을 벗어난 새로운 환경 변화인 패러다임의 대전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대전환 중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장한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기존의 1∼3차 혁명과 차원이 다른 지각 변동의 시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같은 신개념의 산업혁명에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어 우리 인간 생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현재의 국내 섬유산업은 생산 현장에서의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 원부자재 상승,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불안, 신기술 및 차별화 기술 대응 부족, 친환경 제조 기술 미흡, 고부가 창출 소재 개발에 대한 대처 미흡 등과 같은 현실적 어려움을 갖고 있다.

 

거기에 더해 지난 2년여 전부터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내 섬유산업은 유례를 찾기 힘든 위기의 상황에 놓여 있다.

 

위기 속에서 국내 섬유산업은 외부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전환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큰 변화는 이미 우리 생활 속의 많은 분야에서 깊숙이 침투한 사례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자연 생태계에서 볼 수 있듯이 진화하지 않은 생물체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이치와 같이 섬유산업도 지속적인 생존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변화에 저항할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변화를 수용하여 진화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단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고 생존을 위한 혁신 전략으로 채택하게 된다면 경쟁국을 따라 가는 캐치 업(Catch up) 전략이 아니라 그들을 앞서가는 리드 업(Lead up)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국내 섬유산업을 누가,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변화시켜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섬유산업처럼 노동력과 전통기술이 강조되는 제조업이 4차 산업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변화의 패러다임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

 

또, 4차 산업혁명의 시대적 요구를 섬유산업에 어떻게 적용하고 이를 통해 미래 대응 전략으로 추진할 수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는 이미 오랜 전부터 독일에서 ‘인터스트리 4.0’을 통하여 산업계 중심의 ‘Industry 4.0 platform’을 발족시켜 제조업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Remaking America’에 의해 45개 제조업에 대한 혁신 연구소 설립으로 제조업 부활과 내수 부흥 정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중국 또한 ‘중국제조(中國製造) 2025’와 ‘자주창신(自主創新)’ 정책에 따라 혁신 기술 개발을 통한 글로벌 혁신기지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도 ‘일본재흥전략(日本再興戦略)’에 의한 산업경쟁력 강화, 규제 개혁 시도와 함께 인재양성과 과학기술 발전으로 산업적 역량을 증진시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 섬유패션 디지털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6개 디지털 역량센터가 참여하는 섬유패션 DCC 협의체 © TIN뉴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디지털 혁신으로 국내 섬유산업을 세계 5대 섬유패션 선진국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섬유패션 디지털 전환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는 글로벌 네트워크 시장 선점, 제조 현장의 지능화 및 자동화, 디지털 기반의 산업 생태계 조성과 같은 핵심 전략이 제시되었다. 이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국내 섬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엿 볼 수 있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섬유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은 섬유산업에 관여된 모든 인력 자원과 섬유 제조 과정, 판매, 유통 등 비즈니스 전 영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를 체계적으로 연계시켜 제품에 효율적으로 적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섬유 관련 협회, 단체, 학계, 기업, 연구소 등은 정부가 제시한 전략 방향에 맞춰 섬유산업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도래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서 그 위치가 유지될 수 있도록 세부 추진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세부 추진전략의 마련은 섬유 관련 유관기관의 헌신적인 협력과 강력한 추진력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마치 한 올의 실이 여러 가닥의 필라멘트가 함께 어울려 단단한 섬유재료가 되듯이 지금부터 산·학·연·관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철저한 계획을 세워 이를 추진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언제 어떻게 도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 있게 말 할 수는 없지만 1990년대에 등장한 인터넷이 전 세계를 시공간을 초월하게 만든 것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인간 생활과 섬유산업을 새로운 방향으로 변모시킬 것은 분명하다. 

 

김삼수 영남대학교 파이버시스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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