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패션에 칼 빼든 EU

EU집행위, ‘지속 가능한 순환 섬유에 대한 EU 전략’ 제안

TIN뉴스 | 기사입력 2022/04/01 [16:18]

제품 내구성 높여

소비자 오래 입고 새 옷 대신 수선 

폐기된 제품 재사용·재활용(함량) 등의 규제 도입 예고

섬유제품의 매립·소각 최소화 및 사회적 권리·환경 존중 목표

 


EU집행위원회는 3월 30일 성명을 내고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의류제품을 겨냥한 규제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패스트 패션을 종식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바로 ‘지속가능한 순환 섬유에 대한 전략(EU Strategy for Sustainable and Circular Textiles)’이다. 우선 유럽 내에서 판매되는 의류 제품(직물)의 내구성을 높이고 수선이 용이하도록 하며, 입고 버린 의류를 재사용 또는 재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규제를 담은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패스트 패션, 섬유 폐기물, 판매되지 않은 섬유의 매립 및 소각 문제 해결과 개선된 노동 환경에서의 생산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번 제안은 EU에서 지속가능한 제품을 표준으로 만들고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촉진하며, 소비자가 녹색 전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유럽의 ‘그린 딜 제안 패키지(European Green Deal)’의 일부다.

 

앞서 ‘순환 경제 실행 계획(Circular Economy Action Plan)’에서 발표된 바와 같이, 집행위원회는 EU 시장의 거의 모든 물리적 상품을 환경 친화적이고 순환적이며, 에너지 효율적으로 설계 단계에서 일상사용에 이르기까지 전체 수명 주기에 걸쳐 새로운 규칙을 제안했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유럽의 섬유 소비는 식량, 주택, 운송수단 다음으로 환경과 기후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물과 토지 이용에 있어 3번째로 높은 소비지역이며, 1차 원료 사용의 경우 5번째로 높은 소비지역이다. 유럽인은 평균적으로 연간 11㎏의 직물을 버린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1초마다 1개 트럭분의 직물이 매립 또는 소각되는 셈이다.

 

EU집행위원회는 2000~2015년 사이 전 세계 섬유 생산은 거의 2배로 증가했으며, 의복·신발 소비는 2030년까지 6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끊임없는 확장과 함께 자원, 물, 에너지 소비 및 기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직물 생산과 소비에 대처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제안은 EU의 에너지 소비를 현저하게 줄이고 소비자에게 상당한 절감을 가져온 EU의 기존 에코디자인(Ecodesign) 규칙의 성공을 기반으로 한다. 2021년에만 기존 에코디자인 요구사항에 따른 이행 결과, 소비자는 1,200억 유로(161조4,564억 원)를 절약했다. 또 제품의 연간 에너지 소비량을 10% 낮추었다.

 

이번 제안에 따라 2030년까지 새로운 프레임워크는 132M/T의 1차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천연가스 150bcm, EU의 러시아 가스 수입량과 거의 같다. 

 

 

한편 이번 제안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유럽 내 판매 제품에 대한 직접 규제다. 2030년까지 재활용 섬유의 일정 비율이상 사용을 의무화하고 내구성도 일정 수준 이상을 요구하는 규정이 마련된다.

 

유럽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의 Frans Timmermans 수석 부사장은 “우리가 입는 옷은 3번 정도 세탁해도 망가지지 않아야 하고 재활용도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지니유스 싱크에비셔스, EU 환경위원도 “우리는 패스트 패션이 유행에서 뒤떨어지길 원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EU에서 출시되는 섬유제품은 높은 비중의 재활용 섬유로 만들어 수명이 길고 재활용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패션업체에게 환경 관련 정보 제공 요구다.

집행위원회는 구체적으로 대기업들이 미판매 제품의 매립 양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싱크에비셔스 위원은 “이런 정보 공개가 그 기업의 평판을 매우 효과적으로 떨어뜨릴 것”으로 기대했다. 즉 미판매 의류 폐기량 정보가 공개될 경우 소비자 선호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순환 섬유에 대한 EU 전략은 2030년까지 EU 시장에 출시되는 섬유제품의 수명이 길고 재활용 가능하며, 다시 재활용 섬유로 만들어지고 유해물질이 없어야 하며, 동시에 사회적 권리와 환경 존중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전략의 목표는 소비자가 고품질 직물(제품)을 오래 입고, 대신 패스트 패션을 과거의 것으로 만들며, 경제적으로 수익성 있는 재사용 및 수선 서비스를 널리 제공하는 것이다.

 

경쟁력 있고 탄력적이며, 혁신적인 섬유 부문에 대한 비전은 생산자가 제품이 낭비되는 경우를 포함해 밸류체인을 따라 제품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순환 섬유 생태계의 활성화 및 섬유의 소각과 매립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유럽 그린 딜의 Frans Timmermans 수석 부사장은 “오늘의 제안은 가장 지속 가능한 제품만이 유럽에서 판매되도록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소비자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고장 난 제품을 수리해 교체하지 않아도 되고, 만약 새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환경을 고려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자연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되찾고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제조 여권

 

한편 EURATEX(유럽섬유산업연합)는 이번 제안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몇 가지 우려를 나타냈다. EURATEX의 Alberto Paccanelli 회장은 “잘못 구현될 경우 이러한 전례 없는 물결은 제한, 요구사항, 비용 및 불공정한 경쟁의 부담 아래 유럽 섬유 가치사슬의 완전히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반대로 앞으로의 변화는 전체 섬유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제조 분야에서 성공적인 녹색 및 디지털 전환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유럽에서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EU집행위원회가 도입을 검토 중인 디지털 제품 여권(the Digital Product Passport)에 대해 환영했다. 디자인 및 제조에서 재활용부터 구매까지 섬유 가치사슬의 모든 단계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이러한 전환 시 중소기업의 역할을 고려하고 실용적인 이니셔티브를 제시해 체계적인 접근 방식으로 EU 전역의 중소기업들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전략에 포함된 주요 조치]

 

이 전략은 녹색 및 디지털 전환의 생태계를 지원하면서 섬유 제품의 전체 수명 주기에 대한 조치를 제안한다. 지속 가능한 기술 솔루션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는 것을 포함하여 직물이 디자인되고 소비되는 방식을 다루고 있다.

 

[세부 조치]

① 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에 따른 직물에 대한 새로운 디자인 요구 사항은 섬유 내 재활용 섬유의 필수 사용량에 대한 최소값을 설정함으로써 섬유의 수명을 더 연장시키고, 수선 및 재활용하기 쉽게 만든다. 제안된 규정에 따라 지속 가능한 섬유 제품은 EU에서 표준이 될 것이며, 또한 판매되지 않거나 반품된 직물을 포함해 특정 조건에서 판매되지 않은 제품의 파손을 금지할 것이다.

 

② 순환성 및 기타 주요 환경 측면에 대한 필수 정보 요구 사항을 기반으로 하는 직물 및 디지털 제품 여권에 대한 보다 명확한 정보

 

③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더 엄격한 규칙과 다가오는 Green Claims Initiative에 대한 직접적인 링크와 함께 그린워싱(Greenwashing)에 대한 엄격한 통제

 

④ 섬유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의도하지 않게 배출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 제품 설계 외에도 제조 공정, 산업 제조 공장에서의 사전 세척, 라벨 부착 및 혁신적인 재료의 홍보를 대상으로 조치

 

⑤ 2023년 폐기물 프레임워크 지침(Waste Framework Directive) 개정의 일환으로 섬유에 대한 확대된 생산자 책임 과 제품을 보다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경제적 인센티브 ("수수료의 에코 조정")에 대한 EU 규칙이 조화를 이룬다.

 

⑥ 연구, 혁신 및 투자와 녹색 및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기술 개발 지원

 

⑦ 섬유 폐기물 수출 중단과 관련된 문제 해결

 

⑧섬유 생태계를 위한 전환 경로의 공동 생성은 섬유 전략에서 설정한 2030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단계를 설정하고 앞으로의 길을 설정한다.

 

[Q&A]

 

① 섬유 폐기물 수출전략 차이점

폐기물 선적에 관한 신규 EU 규정을 마련해 특정 조건 하에서 비OECD 국가에 대한 섬유 폐기물 수출만을 허용한다. 단 국가는 위원회에 이 폐기물을 수입하고 지속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폐기물 흐름이 EU에서 수출될 때 중고품으로 잘못 분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폐기물을 적절하게 구별하기 위한 특정 EU수준 기준 개발도 제안에 포함된다.

 

② 섬유산업의 사회적 측면 영향

국경을 넘어 더 친환경적이고 공정한 가치사슬을 촉진하기 위해 환경 및 노동문제를 통합했다. 전 세계적으로 양질의 노동에 관한 커뮤니케이션에 명시된 바와 같이 위원회는 국제적으로 양자 관계 및 다자간 포럼에서 양질의 노동 조건을 촉진할 것이다.

 

전 세계 의류 노동자의 75%가 여성이기 때문에 특히 성 평등에 중점을 둘 것이다. 또한 Better Work Programme을 통해 노동 조건을 개선하고 국제 노동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제3파트너 국가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대기업이 자체 운영 및 공급망 모두에서 인권과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해결하도록 기업의 지속가능성 실사 의무를 도입한다.

 

③ 회사와 제조업체에게 무엇을 의미하나?

비즈니스 모델에 순환성 원칙을 통합하고 환경 발자국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열고 해당 부문의 회복력을 강화할 것이다. 집행위원회는 섬유 경제 주체들과 투명한 전환 경로에 참여하면서 이 전환에서 해당 부문을 지원할 것이다.

 

집행위원회는 섬유 재활용을 포함해 산업 연구 및 혁신 합리화를 목표로 하는 순환성에 대한 공통 산업 기술 로드맵을 작업 중이다. 이 부문의 전환을 위한 재정 지원은 Horizon Europe의 유럽 파트너십, LIFE 프로그램 및 디지털화 등의 섬유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숙련된 전문가의 개발을 위한 Digital Europe Program에 따라 제공된다.

 

④ 패스트 패션 문제 해결 방안

직물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많은 압력은 패스트 패션, 즉 EU 외부의 열악한 노동 조건에서 빠른 속도로 생산되는 저비용, 저품질 의류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 전략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요 및 공급 측면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생산자의 경우 직물에 대한 필수 디자인 요구 사항과 생산자 책임 확대 제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의류의 수명이 연장될 것이다. 또한 전환 경로를 통해 위원회는 이해 관계자와 협력해 자원 효율적인 제조 프로세스, 재사용, 수리 및 섬유 부문의 기타 새로운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것이다.

 

이 전략은 회원국이 국가, 지역 및 지방 차원에서 재사용 및 수리 부문을 지원하고 재사용 및 수리 부문에 대해 세금 감면 및 기타 유리한 과세 조치를 채택하도록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품질, 내구성, 장기간 사용, 수리 및 재사용으로의 전환을 장려할 것이다. 유럽 ​​순환 경제 이해 관계자 플랫폼을 통해 디자이너, 생산자, 소매업체, 광고주 및 시민을 동원해 EU 패션을 재정의 한다.

 

⑤ 미세 플라스틱 해결 방안

폴리에스터 및 아크릴과 같은 합성 섬유로 만든 직물은 의도하지 않은 미세 플라스틱이 환경으로 배출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은 제품 수명의 여러 단계에서 배출된다. 

 

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한 ‘에코디자인 규정(Ecodesign Regulation for Sustainable Products)’에 따라 도입될 구속력 있는 설계 요건과 2022년 하반기에 환경에서 미세 플라스틱의 의도하지 않은 방출을 해결하기 위한 집행위원회 이니셔티브는 모두 미세 플라스틱의 의도하지 않은 방출을 방지하고 줄이기 위한 조치를 고려할 것이다. 

 

여기에는 제품 디자인, 개선된 제조 프로세스, 산업 제조 공장에서의 사전 세척, 라벨링 및 혁신적인 재료의 홍보가 포함될 수 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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