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거듭할수록 더워지고 있는 지구촌 곳곳은 몸살을 앓고 있다. 이상기후와 해수면 상승으로 피해를 겪는 국가들의 비명과 하소연은 넘쳐난다. 확정적인 원인으로 단정하지는 못하지만, 이산화탄소를 중심으로 한 온실가스를 가장 큰 인자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이를 줄이고자 온갖 국제협약과 규약, 규제로 이를 막아보고자 부단히 노력 중이나, 아직까지 구체적이고 포괄적이면서 강제적인 국제통합규정은 완성되지 못하고 있다.
나라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산업수준의 차이가 심하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 하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기준으로 통제, 관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의 재앙이 현재의 나와 주변에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안심하고 방임할 일이 아니다.
초연결의 시대, 글로벌 순환 경제의 세상에서 결국은 돌고 돌아서 나의 삶과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지구환경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대처할 것 인지 모든 구성원이 고민하고 참여해야 할 이유이다. 오늘 우리의 선택과 행동으로 다음세대의 미래의 삶이 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섬유패션산업에서도 지구환경 보존을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과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폴리에스테르, 나일론으로 대표되는 화학섬유의 제조, 사용, 세탁의 과정에서 배출되는 미세분진 섬유(Micro powder fiber)가 공기와 물을 타고 대기와 해양으로 확산되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인간 에게도 흡입되어 폐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으로까지 알려지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불소계 발수제에서 유래하는 PFOS, PFOA가 생태계 교란물질로 확정이 되면서 실리콘계 발수제로 전환이 되고 있다. 또한 섬유원단의 색을 입히는 염색과정에서 사용하는 대량의 용수와 배출되는 폐수 그리고 고온상태를 장시간 유지하는데 소요되는 에너지의 과도한 투입 등의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염색산업의 현실이자 한계이다.
환경운동가들은 면티셔츠 한 벌 만드는데 2700리터(성인 2.5년치 음용량)의 물이 사용되고 오염된 상태로 순환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대량생산이 가능한 합성섬유는 화석연료에서 추출된 Naphtha에서 유래하여 수많은 가공공정을 거치면서 과량의 에너지와 물을 소모하며, 옷으로 완성이 되어 소비되어 지지만, 수명을 다한 후도 수백 년간 지구 어딘 가에 고스란히 남아 있게 된다.
화려한 미적감각으로 개성 넘치는 문화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패션계 입장에선 알리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을 섬유산업은 내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섬유제조 산업은 에너지와 물먹는 하마라는 오명과 함께 열악한 작업환경을 벗어나기 어렵고, 대량생산, 저가판매와 유통혁명으로 무장한 패스트 패션의 등장으로 소비량은 늘었지만, 부가가치는 역 성장하는 상황이다. 환경인권단체들이 우려하고 경계하는 의류 [과다생산→ 저가판매→ 과소비]에 따른 악의 순환 고리로 비판 받는 이유이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기술혁신과 규제의 국제사회와 산업계의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미 수년전부터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한 섬유제품 잔류유해물질 규제기준인 oekotex-100은 상거래 필수품질기준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제조과정에서까지 유해물질 사용을 통제하고 관리하게 하는 BlueSign 인증제는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또한 3년여의 코로나 팬데믹 시기 섬유패션시장은 빙하기를 지나면서, 환경친화형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오가닉 코튼, 일회용 PET병을 재활용한 섬유, 폐 그물망을 활용한 나일론 리사이클섬유, 면섬유의류를 원료로 분해 재활용하거나, 폐 가죽을 분쇄하여 재생가죽으로 재탄생시켜 사용하는 제품과 품목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아크릴섬유에 구리이온을 플라즈마 증착시켜 반영구적인 항균 방취기능으로 세탁횟수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볼트론 섬유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리사이클 폴리에스테르를 활용한 의류제품의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일반 폴리에스테르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환경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소비자 의식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또한, 합성섬유의 근본적인 한계인, 폐기와 소각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셀룰로스계 식물재료나 탄수화물계 과잉농산물 등에서 추출한 생분해성 폴리머와 공중합체 등이 개발되고 있으며, 상업제품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옥수수에서 유래한 PLA, 대나무 섬유, 콩단백질을 이용한 섬유, 닥종이(한지)를 잘라서 만든 섬유, 우유에서 카제인 단백질을 추출한 우유섬유 등 천연소재에서 유래한 원료를 비롯해, 기존의 폴리에스테르에 바이오매스 디올류를 공중합하여 생분해 가능한 합성소재(Huvis사의 Ecoen)로 개발되어 판매가 시작되었다.
더불어, 과도한 에너지와 물 사용을 혁신하기 위한 염색산업분야에서의 기술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물 대신 사용하는 기체염색법 DyeCoo, 열과 적외선으로 특수분산염료로 물없이 염색한다는 Alchemie Endeavour, 염색수를 순환 재사용하는 Ralph Lauren의 Zero waste water 면염색 등 상용생산에 까지는 이르지는 못했지만 염색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섬유패션산업의 친환경, 인체친화형 기반 소재와 공정기술 개발은 미래세대의 지속가능한 순환경제(Cycle Economy)를 위해 필연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와인산업에서도 친환경과 인체유해성 논란이 결부되어 지속가능한 순환경제에 관한 이슈논쟁이 뜨겁다. 특히 자연환경(프랑스 와인용어 – 떼루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포도재배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현상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상고온, 냉해, 홍수, 혹한 등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났을 때는 한 해의 포도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와인 종주국인 프랑스에서는 해마다 3~4월이면 지역별로 이상기온 저하로 싹을 틔워야 할 포도나무가 얼어 죽고 있다는 뉴스가 해마다 끊이질 않고 있다. 이 정도쯤 되면 와인 생산자는 지구환경보호운동에 무관심 할 수 없을 듯하다.
비단, 환경보호가 모티브의 전부만은 아니지만, 그 중요성은 공감하는 과정에서 최근에는 오가닉(Organic)농법, 비오디나믹(BioDynamic)공법으로 만든 자연(Natural)와인과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일반(Conventional)와인으로 분화하여 환경친화와 인체유해성 진의를 놓고 논리경쟁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내추럴 와인이 주는 어감에는 다른 와인은 인공와인이라는 이미지로 비추어질 수 있어, 실제 내추럴 와인을 공식화된 표준언어로 인정하지 않는 나라들이 많다. 사실 내추럴와인과 컨벤셔널 와인을 구분 짓는 법적인 명료한 기준이 수립된 것은 없다.
다만, 포도를 재배하는 과정과 양조하는 과정으로 나뉘어 친환경적인 유기농법(농약, 화학비료 사용 안함) 비오디나믹공법(화학 및 기계장치 사용 안함)을 적용한 정도에 따른 포도재배의 차이와 양조과정에서는 이산화황을 비롯한 첨가물의 사용횟수와 잔류량, 인공 효모 사용유무, 기계장치의 과도한 사용유무 등으로 내추럴과 컨벤셔널로 구분하게 된다.
당연히 내추럴은 수작업 비중이 높고 생산성이 떨어지고, 제조원가도 높아지게 되며, 와인의 풍미 또한 일반와인과 다르게 세련된 맛 보다는 자연의 풋풋한 향과 천연 효모에서 발효된 브렛향의 쿰쿰함이 있다. 그러나 농법에서는 오가닉이나 비오디나믹을 고집하기에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와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근래에는 기존의 컨벤셔널 와인메이커도 오가닉과 비오다나믹 공법을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내추럴 와인만이 친환경적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큰 차이는 양조법에 이산화황의 사용유무와 효모의 종류에 있다.
와인이 현재와 같이 10년 이상 장기 숙성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래된 일이 아니다. 1858년 프랑스 전역에 대규모 와인부패 사건이 발생하자 나폴레옹4세는 루이 파스퇴르에게 원인분석과 문제해결을 의뢰하게 되고, 수년간의 연구 끝에 파스퇴르는 효모가 당분을 분해(발효)해서 알코올 만든다는 것을 규명하고, 다른 미생물이 초산발효를 일으켜 식초화 시킨다는 것을 밝혀낸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발효과학의 아버지”로 기억하는 루이 파스퇴르의 업적이다. 원인 파악 후 해결책으로 와인의 온도를 올려서 세균을 죽이는 살균법을 제안하게 되나, 이는 와인의 맛과 풍미를 변하게 하는 단점 때문에 저변확대 되지는 못했다.(아직까지 우유는 파스퇴르식 저온살균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온도살균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이산화황(SO2)을 활용한 현대 와인 양조법을 창안한 것이 쥘 쇼배(Jules Chauvet 1907 ~ 1989)이다. 생화학자이며 와인생산자와 평론가이면서 내추럴 와인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이산화황의 발견으로 와인의 안정적인 대량생산의 기틀을 마련하고도, 어떤 이유에서 인지 내추럴 와인의 개념을 정립하게 된 것일까? 의문스러운 일이다. 유추해보면, 당시 대량생산체계를 가속화하기 위해 과도한 농약이나 화학비료 사용이 난무하는 현실이 개탄스러워, 자연으로 회귀하는 농법을 새롭게 찾고, 천연 효모와 유기농 재배에서 길을 찾았을 것 같다.
본인이 개발했지만, 이산화황도 최소한도로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했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내추럴와인과 컨벤셔널 와인의 구분 짓는 경계선에 이산화황의 유무가 아니고, 잔류량 차이정도에 있음을 예측할 수가 있다. 현재의 내추럴와인도 이산화황의 완전 무첨가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바로 소비해야 하는 즉석식품이 아니기에 보존성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극소량이라도 병입 시 첨가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현재의 모든 와인 속에 포함된 극소량의 이산화황은 인체에 어떠한 영향이나 부작용이 없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또 다른 큰 차이는 발효작용을 이끄는 효모의 종류에서 내추럴 와인은 인공배양된 효모를 철저히 지양하고 오로지 포도나무와 함께 공생하는 자연 효모만을 고집하고 있다. 컨벤셔널 와인은 와인 맛과 향을 표준화 시키기 위해 발효전에 천연 효모를 제거하고 배양 효모를 투입하여 와인을 빚는다.
자연 효모에는 브레타노미세스라는 효모종이 내추럴 와인 고유의 꿉꿉한 마구간 같은 향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 또한 와인 애호가에 따라 품평이 갈리는 지점이다. 하지만, 지구환경과 생태계 보전에 관심이 깊은 와인 애호가들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내추럴 와인은 매력적인 대안이 아닐 수 없다.
지구환경의 변화는 현재의 우리들의 삶에 많은 영향 끼치고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입고 마시는 소비활동에도 친환경과 인체친화성을 고려하고 지속가능한 선순환 연결구조내 있는지를 세심히 살펴야, 미래세대들도 우리가 누렸던 자연의 혜택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정기훈 ㈜덕성인코 대표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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