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섬산련 회장 선출 논란 “왜?”

추대 방식에 내홍 “만연”…전·현직 회장 불협화음
‘정관 재정비 통한 명문화’ or ‘선출 방식 도입’ 재점화

TIN뉴스 | 기사입력 2026/08/31 [17:30]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두 명의 서면 제청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관례 또는 관행을 깬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다. 논란의 단초는 대통령과 대면 협의 없이 서면으로 임명 제청했다는 것. 결국 청와대는 재제청하라는 입장을 대법원에 전달하며, 일단락됐다.

 

이와 유사한 일이 불과 몇 주 전 섬유산업업계에서도 일어났다.

 

최병오 現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연임 추대위원회 구성 및 추진을 두고 전임 회장단과의 갈등이 일어났다. 전임인 이상운 명예회장과 연임 및 추대위원회 구성 관련해 사전 협의 없이 추대위원회를 구성해 관례를 깼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다. 

 

임시총회 소집을 앞두고 전임인 명예회장이 대구로 내려갔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회장 후보군까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에 오른 인물들 대부분이 고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임시총회 당일. 시작 전 다소 심각한 표정들의 전임 회장단이 입장했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임시총회는 오후 1시 30분에야 끝이 났다. 길어진 회의에 중간 중간 회의장 밖을 나오는 이사, 대의원들을 통해 고성이 오고가고, 추대위 구성 관련해 최 회장에 대한 비난이 있었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결국 추대위원들의 자진 사퇴 및 추후 추대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결론이 나기까지 과정은 볼 상 사납다.

 

이 같은 논란 역시 관례를 깼다는 점에서 전임 회장단의 분노를 샀다는 평가다. 

 

그러다보니 또 다시 추대위원회 운영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간 산업계는 선거 또는 선출 방식이 업계 갈등을 부추기고 과열시킬 수 있다며, 추대 명분을 내세워왔다. 그러나 오히려 갈등과 반목만 키웠다.

 

2023년에도 당시 대구·부산 지역 단체와 업계가 연판장을 돌리며, 반발해 한 차례 추대위원회 회의가 무산됐었다. 

 

그리고 또 다시 반복되는 추대 관련한 논란.

 

섬산련 회장 후보를 결정하는 권한을 위임받은 5인 추대위원회가 업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는 건지 또는 대표성을 띄고 있는지? 그리고 추대 과정에서 벌어지는 업계와 지역 간 반복되는 갈등.

이미 신뢰성과 공정성에 금이 가고 대표성을 잃어버린 추대 방식을 언제까지 고수해야만 할까 묻고 싶다. 

 

상황이 이쯤 되자 또 다시 선출 방식 도입에 대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임시총회에서도 선출 방식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절차 상 정관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라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현 회장을 제외하곤 역대 16명의 섬산련 회장 중 연임은 박성철(8~9대)·노희찬(11~12대)· 성기학(13~14대) 회장 3명뿐이다. 모두 알다시피 연임 과정은 늘 시끄러웠다. 업계·지역 간 내홍만 일으킬 뿐 치유되지도 않아왔다.

 

이번 연임 추대위원회 위원 전원 사퇴 논란을 지켜본 업계·협회·단체는 추대 관련 명문화 또는 추대 대신 선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허술한 조항 문구와 허점이 많은 정관을 좀 더 세밀하게 정비해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5인 추대위원 구성 시 예를 들어 스트림별 1명씩, 현직 회장 배제, 명예회장 포함 등 그간 관례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정관에 명문화하자는 것이다.

 

하물며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협동조합들도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세밀하고 명확한 규정에 따라 이사장을 선출하고 있다. 

 

단 입후보자가 한 명 일 경우 총회에서 단독 추대된 인물의 신임 여부를 대의원들에게 묻는다. 그렇다고 완벽한 것은 없다. 선출 방식 역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럼에도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이 후보들의 공약과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점에서 신뢰성과 공정성을 보장받는다.

그러나 현재의 추대 방식은 후보자가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3년간 섬산련과 업계를 이끌어갈지 알 수 없다. 그저 추대위 결정에 따라 총회 대의원들은 그 결정을 받아들이는 식으로 흘러왔다. 

 

수십 년간 관례를 앞세워 추대 방식을 고수해 왔다. 

 

‘관례(慣例)’는 기준이 되는 규범이나 전례를 의미한다. 뉘앙스 상 관례는 공식적, 제도적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규범’은 가치평가의 기준이 되는 척도나 사회 구성원이 지켜야 할 원리 및 행동양식이다.

 

따라서 업계와 단체가 합의한 관례가 오히려 반목과 갈등을 부추키고 있다면 이를 고집하기보다 다시 합의 과정을 통해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소위 이반된 민심과 갈등·반목 속에서 선임된 수장에게 섬유산업의 발전과 비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업계와 단체 간의 소통을 스스로 단절시키거나 반대로 업계와 단체가 이를 거부할 수 있다. 

 

이러한 소통의 단절은 결국 산업계와 업계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책과 전략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이는 결과적으로 섬산련의 역할에 회의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 근원적인 요인일 수도 있다.

 

섬산련 회장직은 단순히 자신의 회사를 알리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대한민국 섬유산업의 중·장기적 비전과 발전 방안을 위한 전략과 정책을 기획하고 이를 정부에 전달해 관철시키도록 그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리다. 

 

이러한 중차대한 자리를 두고 갈등과 반목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추대 방식의 정관 명문화이건 새롭게 선출 방식 도입을 검토하건 이제는 그 고리를 끊어내야 할 때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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