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한국섬유패션정책연구원에 의뢰해 6월 1일~8일까지 섬유·패션업계 경영진 및 협·단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최병오 회장의 3년간의 직무 수행 평가’ 및 연임에 대한 찬·반을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최병오 회장의 3년간 직무 수행 평가’ 설문조사에서 최 회장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총 61.6%에 달했다. 세부항목별로는 ‘매우 잘하고 있다’가 34.1%,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7.5%였다. 긍정적인 평가 이유로는 업계와의 소통이 69.5%로 가장 높았다. 산하 협·단체와의 소통 및 협치(47.6%), 대정부 소통(36.2%), 정책 기획 수립 및 이행(32.4%) 등이 뒤를 이었다.
설문 항목 외에 기타 의견으로는 ▲열정적인 추진력과 긍정적 비전 제시 ▲섬유센터 자산 가치 상승, 카라반현장투어 등 현장감 ▲섬산련 사무국을 통한 관심과 의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임 ▲잘하고 계시는 것이 있겠지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반대로 부정 평가는 15.2%로, ‘잘못하고 있다(10.1%)’, ‘매우 잘못하고 있다(5.1%)’로 각각 응답했다. 부정적인 평가 이유로는 ‘정책 기획 수립 및 이행 부족’이 52.7%로 과반을 넘었다. 다음으로 업계와의 소통 부족(39.2%), 산하 협·단체와의 소통 및 협치(36.5%), 대정부 소통 부족(24.3%)이 뒤를 이었다. 긍정적 평가 이유 중 4번째였던 ‘정책 기획 수립 및 이행’이 부정적 평가에서는 가장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루었다.
설문 항목 외에도 ▲정책기획이 매우 중요하나 이에 대한 대책이 부족 ▲전시행정 ▲국내 생산 원단 사업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강소(소기업) 기업 지원 요청 ▲최근 10년 새 섬산련과 섬유산업 대표 협회들과 상호협력이 매우 둔화됨(다만, 정부 사업 주력 연구단체들과의 협력은 강화된 것으로 보임) ▲국비 유치 방법이 미흡함 등의 기타 의견을 내놓았다.
아울러 경직된 조직문화와 수동적인 업무 행태 등 공무원화된 섬산련 조직에 대한 쇄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정책을 기획·발굴하고 이를 정책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섬산련 조직의 능동적 태도와 마음가짐 그리고 외부 전문단체 등의 참가 확대를 통해 다양한 의견과 조언, 아이디어를 수용할 수 있는 포용적인 자세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현재 섬유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되어야 할 정책 과제
응답자들은 ‘국내 제조기반 활성화 지원책 마련(70.1%)’을 섬유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되어야 할 최우선 정책 과제로 꼽았다. 다음으로 ▲‘섬유 R&D 및 지원 예산 확보(55.5%)’▲‘국산 원단 적용 범위 확대(51.8%)’ ▲‘섬유산업 정책 및 지원정책 부처 일원화(45.3%)’▲ ‘국내외 전시회 지원 규모 확대(32.1%)’ ▲‘기업 활동(환경 분야 등) 규제 완화(31.4%)’ 등을 정책과제로 꼽았다.
설문 항목 외에 ▲섬유패션산업 정부 지원의 예산 낭비 실태조사 및 정책 재수립 ▲국내 제조기반 활성화 위한 국내 생산 영업 종사자에 대한 지원 시급 ▲산·학·연·관이 협심해 혁신 섬유소재 개발 ▲해외 임가공의 일부 내수 전환 필요 ▲섬유산업 미래비전 및 기반정책 수립 ▲국내 섬유·패션·유통 활성화 지원책 ▲규제와 관련된 특히 고시부분에서는 외면하고 시늉하는 정책 타파 ▲산업과 학계와의 연계 활성화 등 다양한 기타 의견을 제안했다.
■ 최병오 회장 연임 의견
이와 같은 직무 수행에 대한 두터운 신뢰는 차기 리더십의 향방을 묻는 여론으로 이어졌다. 함께 조사된 ‘최병오 회장 연임에 대한 의견’ 설문 결과, 응답자의 과반이 넘는 54.3%가 최 회장의 연임에 ‘찬성’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다만 연임에 대한 ‘반대’ 의견도 32.6%로 만만치 않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13.1%는 ‘유보’ 입장을 내놓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주목할 점은 연임 찬성(54.3%)이 직무 수행 긍정 평가(61.6%)보다 낮다는 것이다. 물론 직무 긍정 평가 61.6%는 전례 없는 글로벌 복합 위기 속 ‘검증된 리더십의 연속성’에 대한 업계의 신뢰를 방증한다. 동시에 일부 긍정 평가 층에서도 리더십 쇄신을 희망하는 잠재적 여론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또한 연임 반대(32.6%)는 단순 직무 수행 부정 평가(15.2%)보다 높아 거버넌스 혁신·리더십 독주 견제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최 회장이 임기 초반부터 강력하게 주장해 온 ‘국산 원단의 국내 패션 브랜드 의무적 사용(국산 소재 사용 쿼터제 등)’에 대한 현장의 냉정한 평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인 평가 조사 내용 중 기타 의견에도 ‘국내 생산 원단사업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되어야 할 정책 과제로 ‘국산 원단 적용 범위 확대’ 등의 의견이 많았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최 회장이 대대적으로 내걸었던 국산 원단 소비 촉진 정책이 실제 패션 대기업이나 브랜드들의 실질적인 의무 사용 확대로 이어지지 못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나왔다. 최근 만난 국내 염색업체 A사의 2세 경영인은 “수출 과정에서 원사부터 원단 등 ‘Made in Korea’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 원사기업들이 하나둘씩 원사사업을 접으면서 국산 원단(생지) 확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 최병오 회장, 32.6%의 반대 목소리 귀 기울여야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정당성과 엄중함을 동시에 지닌다. 최 회장이 지난 3년간 보여준 현장 중심의 행보와 스트림 간 소통 노력은 고사 직전에 몰린 현장 관계자들에게 큰 위안과 확신을 주었다. 위기 상황일수록 사공을 바꾸기보다 키를 잡아본 경험자에게 다시 한 번 배를 맡기겠다는 과반수의 선택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연임 반대 목소리 역시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지점이다. 이는 단순 직무 부정 평가보다 확연히 높은 수치로, ‘리더십 독주’에 대한 견제와 더 혁신적인 거버넌스를 요구하는 업계의 숨은 기류를 반영한다. 특히 최 회장이 스스로 공언했던 ‘국산 원단의 국내 패션 브랜드 의무적 사용’이 말잔치에 그치며, 현장의 기대치에 처참히 미치지 못했다는 혹독한 비판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스트림 간 상생의 핵심 고리였던 원단-패션 연계 공약이 공전하면서 미완의 과제로 남은 셈이다.
최 회장이 연임의 온전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32.6%의 (연임 반대) 목소리를 포용하고, 미흡함으로 지적된 국산 소재 의무 사용 정책의 확실한 돌파구와 이행 답안지를 반드시 증명해 내야만 한다.
아울러 리더십의 연속성이라는 단단한 토대 위에, 매월 살아 움직이는 정책 기획력, 그리고 전문 연구원이 참여하는 열린 이사회라는 삼박자가 결합할 때 비로소 K-섬유는 부활할 수 있다. 이번 설문 결과가 섬유패션산업의 거버넌스 혁신과 재도약을 이끄는 결정적 도화선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한 한국섬유패션정책연구원은 설문조사를 토대로 섬산련 차기 지도부에 정책 제안을 공식 제출할 예정이며, 섬산련 이사회 구조 혁신(정책 전문가 참여 확대) 및 ‘정책방향 제시 위원회(가칭)’의 월례 운영 체계 구축을 적극 건의할 방침임을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설문 응답자의 개인 정보, 기업, 소속, 직책 등을 배제한 체 진행함으로서 무기명성을 보장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는 이해관계에 따른 편향된 답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현장의 솔직하고 객관적인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로, 조사 결과의 공정도와 신뢰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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