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티 고니아(Pattie Gonia)’는 미국 오리건 주에 거주하는 공연가이자 환경 운동가, 그리고 지역 사회 활동가인 윈 와일리(Wyn Wiley)가 만든 ‘가공의 인물(Drag persona)’이다.
패티 고니아는 아웃도어 문화와 기후 변화를 옹호하는 활동을 결합하여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패티 고니아는 하이킹 콘텐츠, 환경 캠페인, 그리고 자연을 배경으로 한 드랙 공연을 통해 온라인에서 많은 팬을 확보했다. 이 활동가는 포인트 레이스 국립해안과 샌프란시스코 사이 100마일(약 160㎞) 하이킹을 여장한 채 완주하는 대규모 모금 행사 등을 통해 환경 비영리 단체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다.
패티 고니아(Pattie Gonia)라는 이름은 아르헨티나와 칠레 일부 지역에 걸쳐 있는 지리적 지역인 파타고니아(Patagonia)에서 따온 말장난이다. 이 지역은 파타고니아의 창립자인 이본 슈이나드(Yvon Chouinard)에게도 영감을 주었으며, 그는 1970년대에 이 브랜드를 런칭했다. 패티 고니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협업, 상품 판매, 브랜드화된 활동 캠페인도 함께 확장되었고, 결국 파타고니아와의 분쟁으로 이어지게 됐다.
파타고니아는 패티 고니아(Pattie Gonia)가 2025년 9월에 해당 이름에 대한 상표권 출원을 제출한 후, 지난 1월 로스앤젤레스 연방 법원에 와일리(Wiley)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파타고니아에 따르면, “이 출원은 패러디 및 사회 운동에서 상업적 브랜딩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의류, 사회 운동 관련 홍보 및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포괄하는 이 상표권 출원이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고 파타고니아의 상표권 보호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타고니아는 소장에서 “패티 고니아가 자사의 브랜드, 글꼴 및 로고 스타일과 지나치게 유사한 브랜딩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파타고니아의 시각적 브랜딩을 반영한다고 판단되는 상품 및 홍보 자료의 사례를 제시했다. 파타고니아는 손해 배상금 1달러와 변호사 비용, 그리고 향후 상표권 사용 금지 명령을 요구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러한 조치를 취하게 되어 유감이지만, 지난 50년간 구축해 온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며, 소송을 제기하기 전 패티 고니아와 수년간 사적 해결을 시도해 왔다”고 밝혔다.
패티 고니아의 반격 “드랙은 상표권 침해가 아닌 패러디·문화”
소송 제기 후 몇 달 동안 패티 고니아는 공개적으로 침묵했다. 그러나 최근 와일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이 사건에 대해 직접 언급하고 파타고니아에 소송을 취하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공유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와일리는 “이것은 브랜드 간의 갈등이 아니다. 기업이 활동가를 없애려고 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와일리는 파타고니아가 환경 사명에 위배된다고 비난하며, 파타고니아가 오랫동안 지속가능성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자리매김해 온 점을 지적했다. 파타고니아는 2022년 회사 소유권을 환경 보호 활동에 이익을 사용하도록 하는 신탁 구조로 이전하면서 “이제 지구만이 우리의 유일한 주주”라고 밝혔다.
패티 고니아는 또한 파타고니아가 양측 간의 이전 협상을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파타고니아 측은 수년간 논의가 진행되어 왔으며 상표 사용 범위 설정 시도도 있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와일리는 드래그 네임의 향후 사용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소송에서 제기된 사례들은 상표권 침해가 아닌 패러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와일리는 “드랙은 패러디, 말장난, 농담을 기반으로 한다”며, “파타고니아가 팬아트와 유머러스한 브랜딩 사례들을 선별적으로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파타고니아는 이번 소송이 정체성, 사회 운동, 창의적 표현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패티 고니아는 이번 소송이 자신의 예명뿐 아니라 환경 운동 활동 플랫폼 전체를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송이 왜 이렇게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을까? 대중의 거센 비난은 파타고니아의 환경 메시지와, 회사의 가치관과 대체로 일치하는 활동을 하는 기후 운동가를 상대로 한 법적 조치 사이의 모순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패티 고니아 지지자들은 파타고니아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소송을 취하하라는 메시지를 쏟아냈고, 드랙 아티스트와 코미디언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은 프라이드 먼스를 앞두고 소송이 제기된 시점을 비판했다.
이와 유사한 명칭 분쟁은 드랙계 전반에서도 발생해 왔으며, 드랙 문화에서 오랫동안 말장난을 활용한 예명을 사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드랙 아티스트들이 상표권 분쟁으로 인해 이름을 바꿔야 했던 사례가 있다.
참고로 드랙 문화는 ‘드랙 퀸’은 단순히 여장남자가 아니라 독특한 여성적 페르소나의 설정과 그에 맞춘 행동거지와 자세 등을 연기하는 좀 더 복잡한 문화적 행위예술에 가깝다.
파타고니아의 경우, 이번 소송의 핵심은 장기적인 상표권 확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타고니아는“ 패티 고니아의 상표 등록이 진행될 경우 향후 파타고니아라는 이름을 상업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성명에서 “우리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과 법적 분쟁을 벌이는 것은 결코 원치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사업과 직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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