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1분기 실적 중 백화점 영업이익은 1,9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1%, 매출도 8.2% 늘어난 8,72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본점과 잠실점 등 대형 점포의 집객력이 향상된 것과 함께 외국인 매출이 92% 급증하고, 패션 상품 판매가 대폭 늘어난 것이 백화점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본점·잠실점·부산본점 등 대형 점포 매출이 19% 늘면서 기존점 매출 신장률이 13%에 달했다. 본점의 경우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2배 이상으로 늘었고, 외국인 매출 비중이 23%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사업에서는 베트남 중심의 해외 백화점의 영업이익이 268.7% 급증했으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분기 최대 영업이익(49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도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6,325억 원의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1,358억 원으로 같은 기간 39.7% 늘었다. 현대백화점의 실적 호조도 겨울 겉옷 등 패션 매출과 외국인 매출 증가에서 비롯됐다.
현대백화점 전 점포 중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더현대 서울의 1분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개점 후 지난해까지 182개국에서 더현대 서울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과 푸드, 뷰티를 아우르는 체험형 콘텐츠를 다수 배치한 것이 관광객 수요를 끌어들인 것으로 현대백화점 측은 분석했다.
신세계백화점 1분기 총매출은 2조257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3%, 영업이익(1.410억 원)은 30.7% 증가했다. 특히 강남점과 본점 등 핵심 점포 경쟁력이 두드려졌다. 특히 외국인 매출 증가세도 가팔랐다. 본점 외국인 고객 매출이 전년 대비 140% 증가했고, 백화점 전체 외국인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약 2배 늘었다. 올해 백화점 외국인 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백화점 실적 반등의 원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 ‘외국인 관광객 급증’이다. 소위 인바운드 효과다. 가치 있는 콘텐츠로 고객을 유입하고 신뢰를 쌓아 전환·충성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핵심 점포 리뉴얼과 고마진 상품군 확대, 외국인 매출 급증이 맞물리며,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4분기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7% 급증했으며, 외국인 고객의 국적도 다변화되어 미국, 유럽 국적 고객 비중이 16%, 동남아시아 13%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도 외국인 고객이 급증하면서 외국인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급증했다.
두 번째, ‘VIP 중심의 소비 양극화’다.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백화점 매출 증가의 가장 큰 변화는 VIP 중심으로의 변화다.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 본점 등 매출 상위 점포들은 명품 카테고리 매출 비중이 40% 중후반대에 이른다. 소비 양극화는 근로소득과 더불어 자산 소득 차이가 주요 원인이다. 2025년 하반기 접어들면서 금융자산(주식)과 실물자산(부동산) 상승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 자산 소득 격차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즉 자산가들의 지갑이 더 열리면서 고가 상품 소비가 집중된 백화점이 그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 번째, ‘체험형 복합물 전략의 성공’이다. 주요 백화점들은 체험형 소비 패턴 확대로 기존 백화점 포멧을 확장한 복합물 형태의 출점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 현대서울의 성공 DNA를 이식한 ‘더 현대부산 2.0’을 선보일 계획이고, 롯데백화점은 복합 쇼핑몰 ‘타임빌라스’ 확대에 속도를 내며, 2030년까지 총 7조 원을 투자해 13개 복합물을 출점할 계획이다.
마지막, ‘립스틱 효과와 스몰 럭셔리의 진화’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스몰 럭셔리와 경험소비가 대세다. 평소엔 편의점 도시락으로 식비를 아끼지만 주말에는 30만 원짜리 니치 향수를 사거나 더 현대서울, 신세계 강남점의 1,600평 규모의 국내 최초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에서 유명 디저트를 줄 서서 먹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인기 매장인 일본식 밀푀유를 판매하는 ‘가리게트’의 경우 오픈 직후에도 1시간 반 대기, 주말엔 120팀 이상이 몰리고 있다. 이처럼 백화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을 넘어 놀러가는 테마파크로 변신하면서 사람들을 끊임없이 블랙홀처럼 끌어 모으고 있다.
日 백화점 매출 반등 이끄는 ‘면세와 엔저’ 핵심 축 기반 백화점의 중요한 성장엔지 가능성 높아
일본도 백화점 매출이 호황이다. 일본백화점협회 통계에 따르면 2월 전국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1.6% 증가한 4,320억 엔을 기록했다. 2개월 연속 증가세다. 품목별로는 시계보석 등 고가 상품 판매가 안정적으로 유지된 가운데 중순 이후 기온 상승으로 봄 신상품 수요가 확대되며, 전체 매출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내수는 뚜렷한 회복 흐름을 보였다. 국내 고객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4% 증가하며,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계절 수요와 소비 심리 개선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인바운드(면세) 부문은 부진이 이어졌다. 면세 매출은 전년 대비 15.5% 감소한 약 453억6,000만 엔, 구매객 수는 20.8% 줄어든 약 41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이 컸다. 중국인 구매객 수가 약 50%, 매출은 약 40%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변화도 감지됐다.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 기타 국가 방문객 소비가 증가했고, 한국은 설 연휴 영향으로 16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전체적으로 면세 매출 부진이 4개월 연속 이어졌음에도 내수 소비가 이를 상쇄하며, 백화점 업계 매출 증가 흐름이 유지됐다.
4월 백화점 매출 역시 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월대비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국내 고객 판매 외에도 유입 트래픽은 두 자릿수 증가했다. 인바운드 매출의 경우 중국 고객 감소가 줄었고 중국 외 매출도 증가했다.
일본관광기구에 따르면 2025년 12월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대비 약 45% 감소해 약 33만 명에 그쳤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비상사태 대응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일본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2025년 12월 국내 백화점 내 중국 고객 수와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약 40% 감소했다.
또한 중국 고객 비중이 큰 숙박산업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1~3월 예약을 포함해 중국인 고객 수는 전년 동기대비 약 80% 감소했다.
매출 구성도 시대와 함께 변화하고 있다. 고도성장기와 버블경제 시기 의류가 40% 이상, 식품이 20% 정도를 점유했다면 2023년 이후 식료품이 27.4%로 가장 높았으며, 의류가 26.9%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비중 변화가 큰 품목은 잡화(액세서리)로 보석과 미술품, 화장품 등을 포함해 부유층을 중심으로 인바운드 구매 의욕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했다.
면세 매출 급증의 일등공신 ‘엔저’
무엇보다 면세 매출 급증의 이유는 ‘엔저’다. 달러 대비 엔화가 저렴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일본에서 고급 상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고, 특히 코로나19 펜데믹이 모두 해소된 이후 일본으로 들어오는 전 세계 국경이 개방되면서 인바운드 관광 수요와 함께 쇼핑에 대한 수요 역시 폭발적인 상승세에 있다는 것.
실제 2024~2025년 백화점들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전용 면세 카운터와 전담 통역인력 배치, VIP 라운지 확장 등 고급 서비스를 한층 강화했고, 도쿄의 긴자, 신주쿠, 오사카 우메다 등의 면세는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면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일본은 믿을 수 있는 정품 쇼핑’이라는 인식이 강해 중국, 동남아 고소득층 사이에서 쇼핑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백화점 매출 트렌드가 기념품보다는 소유가치가 높은 고급 소비재 구매로 옮겨가면서 면세 매출 중심의 소비구조가 백화점의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 이를 활용하고자 백화점들은 면세 매출을 단기간의 매출로만 생각하지 않고 멤버십 고객 확보 전략과 연계해 중장기 매출 기반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일본 백화점 유통 구조의 구조적 전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엔저+인바운드 매출+고부가가치 소비’라는 3가지 축이 맞물리며, 면세 매출은 앞으로 백화점의 중요한 성장엔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美백화점, 중고품 판매에 시장 점유율 잃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의 연구에 따르면, 중고품 판매의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할인 소매업체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수십 년 동안 대형 할인점과 중고 의류 판매업체에 고객과 매출을 빼앗겨 온 백화점들이 이제는 의류 중고 판매로 인해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레인 허친슨이 이끄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증권 애널리스트들이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찾아 할인 상품이나 중고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할인 소매업체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로레인 허친슨은 “오픈 소매업체와 중고 의류 판매업체가 서로의 매출을 잠식하기보다는 오히려 백화점으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할인 소매업체가 진정한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데이터와 중고 거래 사이트 스레드업(ThredUp)의 2026년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중고 시장은 전체 의류 시장보다 거의 4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연간 성장률은 7%를 넘으며,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고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약 790억 달러(119조3,13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웰스파고(Wells Fargo)의 경제학자들은 지난해 미국 상무부가 정의한 ‘기타 소매점’ 부문의 소매 판매 증가가 중고 판매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 부문은 꽃집, 중고품 매장, 애완동물 용품점 등 특색 있는 소매점을 의미한다.)
정부가 이번 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해당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이상 증가한 157억 달러(23조7,117억 원)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2월 이후 세금 환급이 중고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쳤으며, 4월에는 고소득 가구가 중고품 소비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따르면, 중고 의류는 지난 12개월 중 8개월 동안 할인 의류에 비해 실적이 저조했다. 할인점과 오프프라이스 매장에서는 판매량과 평균 단가가 모두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가격 결정력 또한 커졌다. 이는 관세 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주요 오프프라이스 체인점들은 백화점과 다른 주류 소매업체들을 가격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반면, 중고 의류 거래 건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거래당 지출액은 지난 4년간 감소했다. 지난달 가구당 중고 의류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고, 거래 건수는 거의 40% 증가했지만, 거래당 지출액은 22% 감소했다.
“이는 대부분의 중고 의류 플랫폼이 파편화된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플랫폼들은 대개 많은 독립 판매자들에게 의존한다. 이러한 구조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높은 가격에 판매하기 어렵게 만들고, 최근 중고 의류 판매가 더욱 보편화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는 것이 로레인 허친슨의 분석이다. 중고품 판매는 특히 온라인에서 운영상 어려움이 많다. 모든 제품을 개별적으로 처리하고 품질을 검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레인 허친슨은 “중고 의류 판매 증가가 오프프라이스 채널에 위협이 되는지 자주 질문을 받는다”며, “새로운 자체 데이터 세트를 활용한 분석 결과, 중고품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오프프라이스 채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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