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K-패션 수출의 실질적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패션위크가 단순 런웨이 행사를 넘어 비즈니스 중심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상담 실적 또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서울시는 2월 3일부터 8일까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일대에서 ‘2026 F/W 서울패션위크’를 개최한 결과, 해외 23개국 99명의 바이어가 참여한 가운데 총 1,772건의 비즈니스 상담과 754만 달러 규모의 수주 상담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은 패션쇼·프레젠테이션·트레이드쇼·포럼 등 주요 프로그램을 DDP 한 곳에 집약한 ‘원사이트(One-site)’ 방식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쇼 관람과 수주 상담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체류 시간과 상담 밀도를 동시에 높였다는 평가다. DDP 디자인랩(1~4층) 전관을 활용한 트레이드쇼는 동선 효율을 극대화하며 실질적인 상담 성과로 이어졌다.
수주 상담 규모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이다. 25 S/S 613만 달러, 25 F/W 671만 달러, 26 S/S 745만 달러에 이어 이번 시즌 754만 달러를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24개 컬렉션 공개…온·오프라인 누적 7만 명 관람
이번 시즌에는 총 24개 컬렉션(패션쇼 15회, 프레젠테이션 9회)이 공개됐다. 현장 방문객은 약 1만2천 명, 온라인 생중계 및 디지털 콘텐츠 조회 수는 6만4천 뷰를 기록해 온·오프라인 누적 관람객은 7만여 명에 달했다. 물리적 런웨이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서울패션위크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메인 무대인 아트홀 1관은 대형 LED 패널과 입체적 무대 연출을 통해 컬렉션의 서사를 극대화했다. 아트홀 2관과 이간수문 전시장에서는 관람객이 보다 가까이에서 컬렉션을 경험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 환경을 조성했다.
곽현주컬렉션, 얼킨, LIE 등은 셀러브리티 모델과 음악·퍼포먼스를 결합한 무대로 현장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LIE는 고기능성과 패션성을 결합한 컬렉션으로 해외 바이어들의 호평을 받았다.
밀라노와 협업 가시화…안토니올리 매장서 공동 프레젠테이션
글로벌 밋업(Meet-up) 프로그램을 통해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 생태계와의 연계도 본격화됐다. 밀라노를 대표하는 하이엔드 편집숍 Antonioli의 수장 Claudio Antonioli가 서울을 찾아 오프닝쇼를 관람하고, 참여 디자이너 15인과 밋업 세션을 진행했다.
그는 각 브랜드의 창작 철학을 공유받고 글로벌 시장 안착을 위한 조언을 제시하며 서울과 밀라노를 잇는 협업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후 2월 말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에는 Antonioli 매장에서 서울패션위크 참여 브랜드 5개 사(아모멘토·비스퍽·데일리미러·제이든초·김해김)의 공동 프레젠테이션이 열렸다. 현지 패션 관계자와 미디어의 관심 속에 B2B 수주 상담과 함께 B2C 팝업 스토어도 운영되며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를 동시에 창출하고 있다. 해당 팝업은 3월 10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패션포럼, ‘전략 플랫폼’으로 진화
서울패션위크 개막과 함께 열린 ‘2026 서울패션포럼’은 올해 처음으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세션’을 신설했다. 총 538명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패션 시장의 구조적 정체 속 K-패션의 경쟁력과 성장 전략을 주제로 현실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기조연설에 나선 LOEWE 코리아의 욘 젬펠 지사장은 글로벌 패션 시장이 소비 환경 변화 국면에 놓여 있다며 “디자인 정체성과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퍼블릭 세션에서는 분크 석정혜 대표가 창업과 글로벌 확장 경험을 공유했고, 김도훈 앤더슨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전인용 클로버추얼패션 CTO는 AI가 디자인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창의성을 확장하는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패션위크가 런웨이를 넘어 산업 전략과 미래 담론을 생산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네이버 협업으로 4,000만 뷰…콘텐츠·커머스 결합 실험
디지털 확장도 가속화됐다. 네이버와의 협업을 통해 70명의 네이버 클립 크리에이터가 현장을 취재, 1,400여 건의 숏폼 콘텐츠를 제작했다. 누적 조회 수는 약 4,000만 뷰(2월 23일 기준)를 기록했다.
DDP 어울림광장에 마련된 네이버 부스에서는 참여 브랜드 큐레이션 마켓을 운영해 현장 체험과 온라인 브랜드 스토어 구매를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모델을 시도했다.
현장에는 AI 피부 진단, 퍼스널 컬러 분석, AI 기반 포토 이벤트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한파에 대비해 방한용 구조물을 설치하는 등 방문객 편의도 강화했다.
이수연 서울시 경제실장은 “DDP 집중 개최를 통해 패션쇼 관람과 비즈니스 프로그램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며 “서울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패션 비즈니스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산업·글로벌·디지털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패션위크는 이번 시즌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과 ‘수출 플랫폼’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화하며, K-패션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한층 구체화했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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