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 콘텐츠를 넘어 산업으로”

한국패션협회, 송재봉 의원과 국회서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 개최
학계·산업계 전문가들과 브랜딩·제조·IP·플랫폼까지 전방위 논의

TIN뉴스 | 기사입력 2026/02/24 [23:07]

 

2월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국회의원과 한국패션협회가 공동 주최했으며, K-패션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과제 도출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지식재산처 등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학계·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브랜딩, 제조, 유통, 지식재산권(IP) 보호 등 분야별 현안을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 송재봉 국회의원이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TIN뉴스

 

■ 송재봉 의원 “K-패션, 체계적 민관 협력 필요”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국회의원(충북 청주시 청원구)은 개회사에서 “오늘 토론회가 K-패션의 미래와 관련해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행사 취지를 밝혔다.

 

송 의원은 “세계는 K-팝, 드라마, 영화, 캐릭터 IP 등 K-콘텐츠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제는 K-컬처를 산업적 성공으로 연결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아이돌 무대 의상, 드라마 스타일링, 디지털 공간의 캐릭터 패션은 이미 글로벌 문화 코드가 됐지만, 주목받는 것이 곧 산업 경쟁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 패션 수출은 연간 27억 달러(약 3조8,705억 원) 규모로 전체 수출의 0.4%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제조 기반은 설비 노후화와 숙련 인력 고령화라는 이중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해외 플랫폼에서의 IP 도용과 가품 유통 문제, 중소 브랜드의 높은 생산 비용과 공급망 불안정 등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송 의원은 “브랜드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제조 기반 안정성, 유통 구조 효율화, 지식재산 보호 체계를 아우르는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며 “오늘 논의된 제안들이 제도 개선과 입법 과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성래은 회장 “세계에 한국을 입히다”

 

이어 환영사를 전한 한국패션협회 성래은 회장은 “글로벌 시장은 K-콘텐츠와 K-뷰티에 이어 K-패션에 주목하고 있다”며 산업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성 회장은 “이제 K-패션은 단순한 의류를 넘어 ‘한국을 입고 싶다’는 열망을 담은 국가 브랜드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패션산업은 연간 86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유통·서비스 연관 산업까지 포함하면 약 44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핵심 산업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 심화, 유통 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 가속, 친환경 대응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성 회장은 “협회는 올해 미션을 ‘세계에 한국을 입히다’로 정했다”며 “글로벌 마케팅, 스트림 간 협업, 제조 역량 강화, 지식재산권 보호, AI 패션테크 등 전방위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진출·제조 혁신·IP 보호 ‘3대 과제’

 

이날 토론회는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으로 구성됐다. 첫 발제는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추호정 교수(리테일혁신센터장)가 ‘K-패션 글로벌화를 위한 전략’을 주제로 진행했으며, 이어 비에파 윤순민 대표가 산업 현장 관점의 제안을 발표했다.

 


“글로벌은 선택이 아닌 생존…지금이 K-패션 퀀텀점프의 골든타임”

추호정 서울대 교수, 브랜드 중심 중장기 전략·공급망 연계 인센티브 필요성 강조


 

▲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는 추호정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교수  © TIN뉴스

 

추호정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교수는 한국 패션산업의 해외 진출을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규정하며, 지금이야말로 K-패션이 구조적 도약을 이뤄야 할 결정적 시기라고 강조했다.

 

추 교수는 스페인 사례를 들며 글로벌화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스페인 최대 패션기업 Inditex는 글로벌 브랜드 Zara를 앞세워 연 매출 약 54조 원을 기록, 자국 내 패션 시장 규모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매출의 약 90%를 해외에서 창출하는 구조다.

 

반면 국내 주요 기업들의 매출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 추 교수는 “10년간 매출 증가 폭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해외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했어야 했다”고 진단했다.

 

▶ 한류 25년, 유효기간 안에 기반 다져야

 

추 교수는 “2000년 전후 시작된 한류는 25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콘텐츠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지금은 글로벌 시장으로부터 ‘초대장’을 받은 상태”라고 표현했다. 다만 일시적 유행에 기대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들고 나가야 하며, 단기 판매 성과가 아닌 현지 시장에 안착하는 지속가능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품은 1~2년 팔릴 수 있지만, 오래 남는 것은 브랜드다. 그리고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과 시스템, 협력 네트워크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 일본 사례에서 본 ‘시스템 리더십’

 

해외 사례로 일본을 언급하며, 추 교수는 Rei Kawakubo의 역할을 조명했다. 가와쿠보는 Comme des Garçons를 단순한 기업이 아닌 ‘창의적 시스템’으로 운영하며 내부 디자이너들이 독립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구조를 구축했다.

 

또한 Uniqlo와 섬유기업 Toray Industries 간의 장기적 협력 사례를 언급하며 “기업 간, 사람 간 협력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 100년 만의 기회…“우리는 준비된 국가”

 

추 교수는 현재를 “해방 이후 100년 만에 찾아온 퀀텀점프의 기회”라고 표현했다.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성장 둔화, AI와 공급망 통합 기술의 확산, 지속가능성 중심 구조 전환 등 산업 패러다임이 재편되는 시기라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IT 강국이며 지속가능 기술 기반도 갖추고 있다”며 “새로운 판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 브랜드·플랫폼 동반 육성 필요

 

산업을 콘텐츠(브랜드)와 플랫폼(유통·대기업)으로 나눠 본 추 교수는, 두 축 모두에 대한 전략적 지원을 주문했다. 브랜드에는 ▲명확한 아이덴티티 구축 ▲차별화된 제품 설계 ▲한류 콘텐츠와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며, 플랫폼에는 ▲자본·기술·인재 기반 네트워크 구축 ▲글로벌 진출 지원 확대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플랫폼이 있어야 콘텐츠 기업이 성장한다”며 대기업·유통기업에 대한 정책적 인센티브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공급망 무너지면 K-패션도 없다

 

추 교수는 특히 국내 제조·소재 기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내부 제조와 소재가 무너지면 K-패션도 지속 성장할 수 없다”며 국산 소재 활용과 국내 생산 기업에 대한 ‘밸류체인 연계 인센티브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콘텐츠·제조·유통·팬덤을 연결하는 통합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중장기 전략으로 산업진흥법 속도 내야”

 

마지막으로 추 교수는 국회에 계류 중인 ‘섬유패션산업진흥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며, 전문성과 권한을 갖춘 전담 기관 설립과 기존 협단체와의 협력 체계 강화를 제안했다. “제품 몇 개 더 파는 단기 성과가 아니라, 생애주기별 맞춤형 중장기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며 “지금의 기회를 산업 발전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패션협회, 송재봉 의원과 국회서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 개최     ©TIN뉴스

 

▶ “패션 글로벌화, 경제 넘어 문화 수출의 핵심 동력”

 

추호정 교수는 패션 산업의 글로벌화가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 효과는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추 교수는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경우 지역 균형 발전,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며 “글로벌 기업 사례를 보더라도 패션 산업은 단순 소비재 산업을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스페인의 글로벌 패션 그룹 Inditex를 예로 들며, 패션 기업의 글로벌 확장이 국가 브랜드 가치와 경제 성장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언급했다.

 

이어 “섬유·패션 산업은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본질적으로 문화 산업이자 감성 산업”이라고 규정했다. 일본의 사례를 언급하며 “16세기부터 일본의 도자기와 병풍이 유럽에서 수집되었고, 19세기에는 일본 미술이 유럽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화적 토양이 오늘날 일본 패션 산업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국은 20세기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서구에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추 교수는 “지금은 속도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그는 “IT 산업에서 보듯, 후발주자라도 더 빠르게 다음 세대를 선점할 수 있다”며 한국 역시 충분한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류와 전통문화의 결합을 강조했다. “고전적 전통문화와 한국적 정체성, 그리고 K-팝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가 함께 가야 한다”며 “섬유·패션 산업이 이러한 문화적 정체성을 국내에서 정립하고 해외로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교수는 “패션 산업의 글로벌화는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문화의 수출이자 브랜드의 수출이며, 다양한 산업과 융합되는 결과를 낳는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다른 산업에도 간접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조가 살아야 K-패션이 산다”…차세대 의류 제조 생태계 구축 제안

윤순민 비에파 대표, 청년·데이터·스마트 전환 3대 과제 제시


 

▲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윤순민 비에파 대표  © TIN뉴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윤순민 비에파 대표는 K-패션 글로벌화의 전제 조건으로 ‘제조 생태계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제조업체 비에파와 함께 2020년 론칭한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 이아(EAAH)를 운영하고 있다.

 

윤 대표는 “앞서 제기된 브랜딩과 글로벌 전략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제조 기반이 필수적”이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패션 산업은 원가 비중이 20~30% 수준에 불과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기획·디자인·유통·마케팅 등 전 영역에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구조다. 그는 이를 K-뷰티 산업과 비교했다. 뷰티는 대표 제품 중심의 R&D 집중과 재구매 구조를 통해 안정적 매출을 만든다면, 패션은 지속적인 신상품 출시와 트렌드 대응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패션은 어떤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다품종·소량 생산과 빠른 재생산 체계가 필수”라며 “개발 속도와 생산 유연성이 곧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은 전 스트림 보유한 희귀 국가…하지만 현장은 고령화 위기”

 

윤 대표는 한국이 원부자재 생산부터 완제품 제조까지 전 스트림이 존재하는 드문 국가라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그는 미국 브랜드의 오더를 국내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해외 바이어들은 한국을 “높은 품질을 합리적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동시에 국내 제조 현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고령화, 설비 투자 부족, 인력 단절 등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젊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빠르게 제품을 개발·출시하는 데 제약으로 작용한다.

 

윤 대표는 “패션 산업은 초기 자본 투입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신규 브랜드가 안전하게 출발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국내 공급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수직계열화·국가 전략 필요”

 

윤 대표는 글로벌 기업 사례를 언급하며 제조 투자와 국가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페인의 Zara, 프랑스의 LVMH, 중국의 SHEIN 등은 공급망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차세대 의류 제조 생태계 구축을 위한 3대 과제로 ▲청년·2세 제조 경영인 육성 ▲데이터 기반 스마트 제조 시스템 구축 ▲차세대 제조기업 전환 지원을 제시했다. 특히 K-뷰티의 성공 배경으로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대형 ODM 기업의 신속한 개발·공급 시스템을 언급하며 “패션도 제조 경쟁력이 갖춰질 때 글로벌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젊은 디자이너의 감각이 숙련된 기술과 데이터 기반 스마트 제조를 만나면 K-패션은 제2의 K-뷰티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 패널토론 좌장을 맡은 김성찬 한국패션협회 부회장  © TIN뉴스


“현장 목소리, 입법으로 연결해야”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은 김성찬 한국패션협회 부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김 부회장은 “오늘 토론에서 도출된 현장 의견을 국회 차원의 발의·건의 사항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를 전하며, K-패션 글로벌화가 선언을 넘어 실행 전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개 발제를 요약하며, 추호정 교수의 ‘브랜드 중심 글로벌 전략’과 윤순민 대표의 ‘제조 생태계 혁신’이 결국 콘텐츠·제조·유통·팬덤이 연계된 국가 차원의 통합 프로젝트로 이어져야 한다고 정리했다.

 

패널 토론에는 LF 해외사업본부 안용섭 상무, 리이 이준복 대표, 패션네트워크융합연구원 황금이 대표, 무신사 지식재산권보호위원회 정진기 위원 등이 참여해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시장 맞춤형 브랜딩 전략 ▲차세대 제조 생태계 구축 ▲디지털 전환 및 AI 기반 산업 고도화 ▲해외 플랫폼 내 IP 보호 강화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두려워 말고 직접 가서 확인하라”

LF 해외사업본부 안용섭 상무, 현장 중심 글로벌 전략 강조


 

▲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LF 해외사업본부 안용섭 상무  © TIN뉴스

 

㈜LF 해외사업본부 안용섭 상무는 국내 패션 시장의 한계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기업 안팎에서 해외 진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국내 시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는 더 적극적으로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 상무는 생산 거점의 해외 이전 흐름도 짚으며 국내 생산 기반 약화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으로 생산 거점이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글로벌 소싱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파트너에 따라 ‘메이드 인 코리아’를 중시하는 시장도 분명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에도 일정 수준의 제조 기반이 유지·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제조 생태계 회복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 헤지스 중심 해외 확장 경험

 

㈜LF는 대표 브랜드 헤지스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전개해 왔으며, 마에스트로 등도 글로벌 진출을 추진 중이다. 헤지스는 2007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Polo Ralph Lauren, Lacoste, Tommy Hilfiger 등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국내에서도 빈폴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잠재 파트너를 직접 만나고 틈새를 찾으며 사업을 시작했고, 어느덧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는 설명이다.

 

이후 LF는 베트남, 대만, 태국, 러시아 등으로 확장하며 국가별 소비자 특성과 요구 조건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안 상무는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히 한 뒤, 각 시장 고객과 어떻게 호흡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상무는 해외 진출을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해외 진출 경험을 공유하며,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를 기다리기보다 직접 가서 보고 부딪혀 보라”며 “시장에 대한 평가나 풍문, 자료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직접 가서 보라”고 조언했다. 오너나 담당자가 현장을 찾아 유통망과 소비자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이 아니라 두세 번이라도 반복 방문하며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력이 핵심

 

또한 글로벌화의 기본 조건으로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기초적인 제품 품질 ▲경영진의 강한 의지를 꼽았다. “브랜딩은 마케팅만이 아니라 제품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회사의 글로벌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의지를 갖고 나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류는 지금이 정점…패션도 전략 품목으로 육성”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성장정책과 임동우 과장


 

▲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중소벤처기업부 임동우 과장  © TIN뉴스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성장정책과 임동우 과장은 한류의 확산을 체감한 일화를 소개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40년간 외교관 생활을 한 지인이 “지금은 한국에서는 돌을 팔아도 팔릴 정도”라고 말했을 만큼, 해외에서 체감하는 한류의 위상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임 과장은 이러한 흐름을 대표하는 분야로 K-뷰티를 꼽았다. 10년 전만 해도 일부 대기업이 중국 중심으로 수출하던 구조였지만, 현재는 8천여 개 중소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K-뷰티 성공 요인, ‘분업화된 생태계’

 

임 과장은 K-뷰티의 경쟁력을 ‘정교한 분업 생태계’에서 찾았다. 제조 분야에서는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이 생산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며, 기획 의뢰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고 있다. 유통 측면에서는 올리브영과 같은 채널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그 사이에서 중소 브랜드들이 빠르게 탄생하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가 해외에서 ‘빠르고 트렌디한 K-뷰티’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 패션·푸드·라이프 분야로 확장

 

정부는 이러한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패션·푸드·라이프 분야로 전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중소기업 수출 전략 4대 품목에 패션이 포함돼 있으며, 관련 생태계 고도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임 과장은 패션 산업도 점차 분업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랜드가 유통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으며, LF 등도 현지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무신사는 중국·일본 등으로 진출하며 중소 브랜드와 동반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주요 기업들도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대·중소 동반 진출 및 수출 바우처 지원

 

중기부는 매년 약 200억 원 규모로 ‘대기업-중소기업 해외 동반 진출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 유통망을 활용해 중소 브랜드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할 경우, 정부가 절반 이상 예산을 지원해 부담을 줄여주는 구조다.

 

또한 연간 약 1,500억 원 규모의 ‘수출 바우처 사업’을 통해 기업당 5천만~1억 원까지 지원한다. 시장 조사, 지식재산권 등록, 전시회 참가, 인증 획득 등 해외 진출에 필요한 14개 항목을 기업이 자율 설계해 활용할 수 있다.

 

▶ 재외공관 협의체·온라인 진출 지원

 

2024년에는 외교부와 MOU를 체결해 20개국 29개 재외공관에 ‘중소벤처기업 지원 협의체’를 설치했다. 해외 수출 과정에서 인증·규제 등 제도적 애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지원하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진출 지원 정책도 본격화하고 있으며, 해외 인증 취득 비용 역시 기업당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임 과장은 “패션 분야에서도 이러한 정책을 적극 활용해 달라”며 “정부는 산업 현장의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드는 조력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K-패션 오디션 수상 이후, 글로벌 무대로

리이(RE RHEE) 이준복 대표 


 

▲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리이(RE RHEE) 이준복 대표  © TIN뉴스

 

컨템퍼러리 유니섹스 브랜드 리이를 전개하고 있는 이준복 대표는 2019년 브랜드 론칭 이후의 현장 경험을 중심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리이는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고 한국패션협회가 주관한 K-패션 오디션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디자인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초기에는 낮은 인지도와 사업 확장 한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상을 계기로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바이어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확대됐다.

 

이를 기반으로 서울패션위크를 시작으로 뉴욕패션위크, 파리패션위크에 진출했고, 현재는 매 시즌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

 

▶ 정부 지원, 신뢰도와 시장 진입 장벽 완화

 

이 대표는 정부 지원이 단순한 수상이나 재정 지원을 넘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외 전시에 한두 차례 참가하는 것만으로는 계약이나 지속적인 비즈니스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짚었다.

 

해외 시장에서는 현지 유통 구조에 대한 이해, 물류 시스템, 사후 관리,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이 필수적이며, 특히 국가별 인증과 통관 문제는 개별 브랜드가 단독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 “디자인 이후 단계가 성패 좌우”

 

또한 한국에는 디자인 경쟁력과 콘텐츠 기획력을 갖춘 브랜드가 많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디자인 이후 단계인 유통·물류·현지화 전략 등 사업 준비의 체계성이 브랜드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리이는 한국패션협회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해외 시장을 단계적으로 테스트하며 리스크를 줄이고 있으며, 현재 아시아·유럽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정교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약 80억 원 규모로 성장하며 점진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 K-프리미엄 인증 제도 제안

 

이 대표는 K-패션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국가 차원의 ‘K-프리미엄 브랜드 인증’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The Woolmark Company의 울마크 인증이나 YKK 지퍼처럼, 브랜드가 자발적으로 획득하고 싶어지는 공신력 있는 국가 인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패션협회가 추진 중인 ‘올인코리아’ 사업을 확장해 소재·부자재·공정 전반을 포괄하는 국가 인증 체계를 구축한다면, 국내 브랜드의 자부심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 바이어와 소비자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과제는 지속 가능한 글로벌 시스템 구축”이라며, 단기 지원을 넘어 유통·물류·글로벌 마케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합 지원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제조, 비용이 아닌 전략의 문제”

패션네트워크융합연구원 황금이 대표 


 

▲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패션네트워크융합연구원 황금이 원장   © TIN뉴스

 

패션네트워크융합연구원 황금이 대표는 20년 가까이 제조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서울 창신동을 비롯한 전국 의류 제조업체들과 함께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발언했다.

 

황 대표는 “K-패션의 위상이 높아지고 글로벌화가 가속되는 시점에서, 제조 기반 역시 새로운 관점에서 재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과거처럼 애로사항 중심의 논의를 반복하기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환경 규제 등 새로운 변수 속에서 국내 제조를 ‘전략적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의류 제조는 80조 원 소비 시장 중 약 56조 원 규모의 내수 기반을 뒷받침하며, 브랜드 중심 생산 구조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현재는 소규모·분업화·임가공 중심 구조로 고착되면서 스마트 제조 전환이나 디지털 혁신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 봉제에서 ‘의류 제조’로, 산업 구조 전환 필요

 

황 대표는 2024년부터 통계청 승인 조사 명칭이 ‘봉제업 실태조사’에서 ‘의류 제조업 실태조사’로 변경된 점을 언급하며, 산업 인식 자체가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업화된 소규모 공정 단위 지원을 넘어, 통합 관리가 가능한 ‘제조 전문 기업’을 발굴·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별 공정을 통합하고 디지털·스마트 전환이 가능한 규모화된 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해야 글로벌 대응력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이는 대기업뿐 아니라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다수의 중소 패션기업에도 시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인력 구조 개편과 신규 인력 유입이 핵심

 

현재 제조 현장은 고령화된 고숙련 인력 의존도가 높고, 신규 인력 유입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도 부족하다. 황 대표는 제조 전문 기업 중심 구조로 전환하려면 이에 맞는 인력 지표와 공급 체계도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분야별 역량 기준 재정립 ▲지속적 인력 양성 프로그램 ▲디지털 기반 교육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 생산·고용 방식의 근본적 변화 제안

 

황 대표는 기존의 ‘객공 중심, 고숙련자 개인 의존형’ 생산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팀 기반 셀(Cell) 방식이나 네트워크형 협력 생산 구조로 전환하고, 특수고용 형태가 아닌 기업 내 고용 창출 구조로 개편해야 인력 유입과 처우 개선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제조 전문 기업 육성, 인력 구조 개선, 생산·고용 방식 전환이라는 세 가지 과제가 개별적으로가 아니라 통합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보다 심층적인 정책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상표 선점, K-패션 해외 진출의 최대 리스크”

특허법인 로율 정진길 대표 변리사 


 

▲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특허법인 로율 정진길 대표 변리사  © TIN뉴스

 

특허법인 로율 정진길 대표 변리사는 15년 이상 패션 기업들의 국내외 지식재산권 확보와 분쟁 대응을 수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발언했다. 현재 그는 무신사 지식재산보호위원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우선 K-패션 기업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상표 선점(트레이드마크 스쿼팅)’을 지목했다. 이는 제3자가 해외 특정 국가에서 한국 브랜드의 상표를 악의적으로 먼저 출원해 권리를 선점하는 행위다.

 

▶ “누가 먼저 썼는가”가 아니라 “누가 먼저 출원했는가”

 

정 변리사는 많은 기업들이 “이미 내가 사용하고 있는 상표를 왜 다른 사람이 가져갈 수 있느냐고 묻지만, 결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상표권은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국가별로 별도 존재하며, 상당수 국가는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실제 사용 여부보다 먼저 출원한 자에게 권리가 부여된다. 미국처럼 ‘선사용주의’를 채택한 국가라 하더라도, 해당 국가 내에서의 사용 여부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현지 진출 이전에 제3자가 먼저 출원하거나 사용을 주장하면 권리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정 변리사는 “국내에서 브랜드를 론칭하고 인지도가 형성된 뒤 해외 진출을 준비하면, 이미 특정 국가에서 상표가 선점된 상황을 마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중국 넘어 유럽·남미까지 확산

 

과거에는 상표 선점 문제가 중국, 일부 동남아 국가, 튀르키예 등 특정 지역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프랑스·독일 등 유럽 선진국과 남미 국가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류 확산과 SNS, 온라인 플랫폼의 발달로 한국의 유망 브랜드 정보가 실시간으로 해외에 공유되면서 신생 브랜드조차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 사업 전반에 치명적 영향

 

상표를 확보하지 못하면 단순한 법률 문제가 아니라 실제 사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발생한다. 현지 판매 계약, 플랫폼 입점, 유통 협상 등이 중단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상표권자로부터 경고장을 받아 브랜드명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진다.

 

브랜드 변경은 내부 자원 손실, 매출 감소, 추가 마케팅 비용 발생 등 막대한 부담을 초래한다. 정 변리사는 “상표 선점은 사후적으로 해결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 사업 전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 사후 대응의 한계와 비용 부담

 

기업들은 선점된 상표에 대해 무효 심판을 청구하거나 협상을 통해 권리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성공 사례도 있지만, 절차와 시간, 비용이 상당히 소요된다. 일부 사례에서는 상표권자가 수억 원대의 과도한 금액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되거나, 심판에서 악의성 입증이 부족해 패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 산업 정책 차원의 대응 필요

 

정 변리사는 이 문제를 단순히 개별 기업의 리스크 관리 실패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가 브랜드 가치와 수출 경쟁력과 직결된 산업 정책적 과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의 체계적 지원 ▲해외 주요국과의 제도 개선 협의 ▲산업계 정보 공유 ▲조기 출원 및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우리는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를 수출하는 것”이라며, 한국 기업이 정당하게 축적한 브랜드 가치가 해외에서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책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분쟁은 사전과 사후로 나눠 대응…수출기업 IP 보호가 핵심”

지식재산처 상표분쟁대응과 김지훈 서기관 


 

▲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지식재산처 상표분쟁대응과 김지훈 서기관  © TIN뉴스

 

김지훈 서기관은 먼저 지식재산처의 역할 변화부터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기존 특허청에서 지식재산처로 승격되면서, 단순한 심사·등록 업무를 넘어 부처 간 IP 정책 조정과 수출 현장의 분쟁 대응까지 업무 범위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김 서기관은 “저희 과는 수출과 관련된 지식재산 분쟁을 전담하고 있다”며 “국내 분쟁도 중요하지만, 해외 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표·디자인·특허 분쟁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 “권리화가 출발점…등록하지 않으면 보호도 어렵다”

 

김 서기관은 분쟁 대응을 ‘사전’과 ‘사후’로 구분해 설명했다. 

사전 단계의 핵심은 ‘권리화’다. 상표·디자인·특허 등 지식재산권은 해당 국가에 등록돼 있어야 법적 보호가 가능하다. 그는 “출생 신고를 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라며 “등록이 되어 있지 않으면 모방이나 위조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수출바우처 내 ‘지식재산권 트랙’을 통해 해외 상표·디자인 출원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코트라 등 유관기관의 수출 사전 설명회에 IP 전문가를 파견해 국가별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 무단 선점, 사전 경고와 취소 지원

 

사후 단계에서는 ‘무단 선점’ 대응이 핵심이다. 해외에서 제3자가 상표를 먼저 출원하는 이른바 트레이드마크 스쿼팅 문제다. 지식재산처는 해외 데이터베이스 검색을 통해 특정 상표가 선점됐는지 여부를 확인해 주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업계나 협회를 통해 문의하면 선점 여부를 확인해 경고해 주고, 이미 선점된 경우 취소·무효 심판이나 권리 회수 절차도 지원한다.

 

김 서기관은 “기업이 뒤늦게 상황을 알게 되면 대응 비용과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며 “조기 확인과 신속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오프라인·온라인 위조 대응 모두 지원

 

해외 오프라인 시장에서 위조상품이 적발될 경우, 현지 법률 전문가를 통해 행정·민형사 조치를 진행하도록 법률 비용을 지원한다. 창고 단속, 행정기관 신고, 민사·형사 소송 등 실제 집행 단계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온라인 분야 대응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 플랫폼을 통한 위조상품 유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요 플랫폼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신속한 ‘테이크다운(판매 중단)’ 조치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 플랫폼 역시 동일한 절차로 대응 가능하다.

 

김 서기관은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요청 시 약 95% 수준에서 신속히 판매 중단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부는 가까이에 있다…적극 활용해 달라”

 

김 서기관은 “정부 부처 간 협업은 물론, 업계·협회와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지식재산처는 생각보다 현장과 가까이 있다”고 강조하며,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 의견을 달라”며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지식재산처 홈페이지에서는 국가별 무단 선점 현황, 가이드북, 지원사업 안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탁상행정 아닌 현장 중심…K-패션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 중”

산업통상부 섬유탄소나노과 조성경 과장 


 

▲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산업통상부 섬유탄소나노과 조성경 과장  © TIN뉴스

 

산업통상부 섬유탄소나노과 조성경 과장은 지난해 10월 말 부임 이후 패션·섬유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업계 의견을 청취해 왔다고 밝혔다. 디자이너 브랜드와 제조기업을 면담하고, 의류 생산시설을 둘러보는 등 정책 수요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조 과장은 “정부를 향해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현장을 충분히 이해한 뒤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5대 유망 소비재 선정…K-소비재 동반 진출 추진

 

산업부는 지난해 말 의류·식품·화장품·의약품·생활용품을 ‘5대 유망 소비재’로 선정하고 수출 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국내 대형 유통망과 소비재 기업이 해외에 동반 진출하는 ‘K-소비재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예를 들어 더현대나 무신사 같은 국내 유통 플랫폼과 패션 기업이 함께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구조다.

 

이와 함께 ▲글로벌 온라인몰 구축 ▲역직구 대행 서비스 지원 ▲해외 주요 도시에 K-소비재 물류 데스크 신설 ▲소비재 인증 전담팀 설치 등 수출 기반 인프라 확충 사업도 새롭게 추진 중이다.

 

인증 지원의 경우, 산업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에 전담 조직을 마련해 해외 인증 절차를 신속히 지원하고 있다. 조 과장은 “아직 홍보가 충분하지 않지만 기업들이 적극 활용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한류 박람회, 해외 팝업스토어 등 프리미엄 마케팅 지원 사업도 병행해 K-소비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 K-패션, 구조적 한계와 기회 요인 동시에 존재

 

조 과장은 K-패션 산업의 구조적 과제도 짚었다. 주요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 제조 인력 고령화, 신규 인력 유입 부족 등 누적된 한계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이라는 기회 요인도 크다고 강조했다. K-뷰티와 K-푸드가 최근 10년간 가파른 수출 성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K-패션은 아직 수치상 가시적 성과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왜 성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지 원인을 심층 분석하고 있다”며 “정부가 시스템적으로 보완할 부분과 민간이 강화해야 할 역할을 함께 정리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밸류체인 강점 살린 상생 전략 추진

 

조 과장은 한국 패션 산업의 강점으로 ‘섬유 소재–제조–브랜드’로 이어지는 전 밸류체인 보유 구조를 꼽았다. 다른 국가와 달리 소재부터 브랜드까지 전 과정을 국내 산업 기반 안에 갖추고 있다는 점은 큰 자산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섬유-패션 간 상생 협력 ▲대·중소기업 협력 강화 ▲밸류체인 연계 시너지 창출 전략 등을 K-패션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담을 계획이다.

 

또한 AX·DX 전환과 ESG 대응 역량 제고, EU 환경 규제 대응 등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체계적 준비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 “현장의 목소리 정책에 반영”

 

조 과장은 “K-프리미엄을 기반으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육성하고 해외 시장 확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정부 혼자만의 과제가 아니라 산업계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업계와 협회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요청했다.

 


“K-패션, 상품 넘어 문화·국가 브랜드로 확장해야”

한국패션협회 성래은 회장(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 


 

▲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에서 한국패션협회 성래은 회장이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 TIN뉴스

 

성래은 회장은 패션협회 회장인 동시에 OEM 수출기업 영원무역 경영인으로서의 입장도 함께 전했다. 그는 “국내 패션 브랜드뿐 아니라 K-벤더로 활동하는 수출 기업들까지 폭넓게 봐주셨으면 한다”며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을 당부했다.

 

지난해 협회 창립 40주년을 맞아 글로벌 K-팝 산업의 성공 전략을 참고하기 위해 하이브 이재상 대표를 초청했던 경험도 언급했다. 당시 공유된 핵심 메시지는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현지 파트너십의 중요성’이었다고 설명했다.

 

성 회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진출하려는 시장에 대한 정보와 지식, 그리고 로컬 플레이어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라며 “결국 그 시장에 물리적으로 나가 있어야 하고, 그 지역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조언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 “글로벌 네트워크, 함께 활용해야”

 

아울러 성 회장은 해외 진출 과정에서 디자인 이후 단계의 어려움도 짚었다. 유통, 물류, 현지 마케팅 등 복합적인 과제를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협회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기업들이 해외 시장 정보와 인프라를 공유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K라는 프리미엄이 유효한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며 “K-패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통합적 지원 체계 필요

 

성 회장은 K-패션이 단순한 상품을 넘어 경험과 문화, 나아가 국가 브랜드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디자인, 브랜드 구축, 시장 진출을 하나의 여정으로 연결하는 통합적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오늘 논의가 한국 패션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도약시키는 정책적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국회와 정부, 기업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서 협회도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K-패션이 콘텐츠 속 ‘스타일 아이콘’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모색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정책과 현장이 맞물리는 실질적 지원 체계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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