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대법원(U.S.Supreme Court)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비상권한법(IEEPA)에 따른 관세 중 상당 부분이 위법이며, 국제비상권한법이 대통령에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는 지난 1, 2심 위법 판결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이번 판결로 수입업체들은 최대 1,750억 달러(253조4,000억 원)에 달하는 환급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법원은 환급 지급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수입업체들의 기대와 달리 무역 전문 변호사들은 미국 법원 판결과 미국 세관의 지급 절차에 따라 관세 환급이 거부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사상 최고 수준의 관세 수입을 기록했다. 1월 관세 징수액은 300억 달러(43조4,400억 원)에 달했고, 연간 누적액은 1,240억 달러(179조5,520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2025년 같은 기간보다 304% 증가한 수치다.
브렛 카바노 대법관은 대법원 다수 의견에 대한 반대 의견에서 “이번 판결이 향후 대통령 의 관세 권한을 크게 제한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단기적으로 다른 심각한 실질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 중 하나는 환급 문제다. 수십억 달러의 환급은 미국 재무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대법원은 오늘 정부가 수입업체로부터 징수한 수십억 달러를 어떻게 환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과정은 혼란으로 가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로저스 앤 브라운 커스텀 브로커스(Rogers & Brown Custom Brokers)의 로리 멀린스 운영이사는 “이번 판결이 환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이번 판결이 하급 법원으로 환송되어 환불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며,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소급 환불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여러 국가들이 이미 영국과 체결한 15% 단일 관세 협정처럼 특정 관세율을 명시한 서면 협정을 체결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이번 판결은 이미 체결된 협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러한 국가별 협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혹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메이어 브라운(Mayer Brown)의 국제무역부문 파트너이자 공동 대표인 수잔 슈왑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팀 킬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국제무역법원은 일반적으로 환급절차를 담당한다. 우선, 국제무역법원과 관세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들은 미국 정부와 협력해 환급 절차를 어떻게 관리할지 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무역 전문가들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환급 문제가 국제무역법원으로 다시 이관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법무부와 관세 소송 당사자들은 이미 국제무역법원(The Court of International Trade)에 현재까지 접수된 1,000건 이상의 환급 관련 소송을 관리할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관세 환급 절차를 관리하기 위해 운영위원회가 구성되는 것은 일반적인 관례다.
빈슨앤엘킨스(Vinson & Elkins) 로펌의 국제무역 전문 변호사인 조이스 아데투투는 고객들에게 “버튼 하나만 누르면 대규모 환급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안도 그런 식으로 진행될 것 같진 않다. 관세청(CIT)과 정부, 즉 세관이 협력하여 환급 청구권을 유지해 온 기업들이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리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기업들은 환급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관세 환급 뿐 아니라 수십억 달러가 예치된 관세 보증금과 담보금까지 떠안게 될 것이다. 관세는 수입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뿐 아니라 제품가격을 인상시켜 수입업체는 정부가 요구하는 관세 보증금을 늘려야 하는 상황을 초래한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가 10~25% 이상으로 인상됨에 따라 수입업체들이 규정상 최소 보증금액인 5만 달러(7,243만 원)에서 최대 4억5,000만 달러(6,518억7,000만 원)에 달하는 관세 보증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보증금 가치 상승으로 인해 일부 기업들은 관세 납부를 보장하기 위해 추가 자금을 담보로 제공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실제 관세 인상과 그에 따른 보증금, 담보 요구 증가는 사상 최대 규모의 보증금 부족 사태를 야기했다. 미국 세관에 따르면 약 36억 달러(5조2,150억 원)에 달하는 2만4,000건 이상의 관세 보증금 부족 사례를 확인했다. 이는 1974년 무역법 301조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관세 부과로 인해 세관 보증금 부족 사태가 처음 급증했던 2019년 수준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수입업체들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는 항목별로 명시되어 있고, 세관 보증금과 담보 서류도 마찬가지이므로 이론적으로는 환급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무역 전문 변호사들은 “보험사가 관세 납부 의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증금 초과 납부액이나 담보금 환급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쉬 리스크(Marsh Risk)의 국제 보증 부문 책임자인 빈센트 모이(Vincent Moy)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보험 서류 요건으로 인해 세관 보증금 환급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험사는 담보금을 반환하기 전에 관련 서류를 검증하고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
CNBC에 따르면 일부 보증사는 담보금 반환 검토 절차를 거치는데, 이 절차가 보험 인수 부서로 돌아가 검토하는 데 30일에서 60일이 소요될 수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법원 판결에 앞서 보험사에 연락해 검토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아즈 무역법률사무소의 국제법 전문 변호사인 제니퍼 디아즈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담보물이 적절한 시기에 반환되기를 바란다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처리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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