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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의 장애가 되고 있는 ‘얀 포워드(Yarn Forward) 규정 개선’을 위해 ‘단일 실질 변형(Single Substantive Transformation)’으로 변경하자는 취지의 제안과 의류제품 표기 시 봉제국가 기준을 개정하자는 취지로 두 건의 제안이 지난해 10월과 11일에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됐다.
이번 안건을 공개 제안한 A씨는 이후 지난달 22일 산업통상부로부터의 회신 내용을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 회신 내용을 요약하자면 정부 역시 FTA 협상 시 이러한 내용의 안건을 미국 측에 제시했으나, 미국 측은 “국내에 설비가 조금이라도 있는 품목에 대해서는 얀 포워드 제외가 될 수 없다”며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대부분 방적공장들이 문을 닫거나 해외로 이전했기 때문에 면사 방적공장의 경우 아주 적은 물량만 소화할 수 있는 몇 개 공장만 남아 있고, 합성섬유는 실상 효성티앤씨를 제외하면 일반 합성섬유를 제조하는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관세 적용을 받기 위해 국내 생산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섬유소재가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에 얀 포워드 기준은 서둘러 폐지하거나 개선되어야 한다”면서 단일 실질 변형으로 변형할 것으로 제안했다.
‘단일 실질 변형’은 물품의 생산제조가공 과정을 거쳐 당초 원료의 성질을 본질적으로 변형해 새로운 명칭, 특성 또는 용도의 물품으로 변화시키는 활동을 의미한다. 즉 해외에서 수입한 원사라도 국내에서 원단을 생산하면 형태의 실질적 변형이 있어 났기 때문에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실상 이미 해외로 이전했거나 문을 닫은 공장들을 다시 국내로 돌아오게 만드는 리쇼어링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상당 부분 원사 영역에서 해외 특히 중국, 동남아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문제는 수입산 원사가 한미FTA의 관세 혜택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수출에 상당한 제약이 있다. 만약 생산 원산지 규정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한국산 원단이 미국에 수출되는 것에 상당한 부양효과가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얀 포워드 기준 개선에 대해 대다수가 동조하는 분위기다. 찬성 입장의 댓글에는 “염가공에서 편직으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 원사 접근 자체가 너무 어렵다. 수입사 중심 구조와 얀 포워드 규정 때문에 국내에서 가공하더라도 한국산 원단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신설 업체나 스타트업은 다양한 소재를 써보며, 실험할 기회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댓글에서는 “원사와 관련해 국내에 남은 방적 분과 충돌할 일은 적다고 생각한다. 면 코마사의 경우 해외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것이 관세, 부대비용 등 제반비용으로 국내 코모사보다 가격경쟁력이 없고 일반 폴리에스터의 경우 이제 국내 생산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이미 일반 폴리에스터, 나일론도 중국산이 상당 부분 점령한 현실이라 얀 포워드 규정이 오히려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그렇다고 이미 폐업했거나 해외로 이전한 설비가 국내로 리쇼어링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보기에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수입 원사를 사용해도 국내에서 원단이 생산되었다면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원산지 규정의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동조했다.
실제 기업 중 관세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합성섬유 원단만 수출하거나 바이어는 면 등 다양한 원단을 요구하지만 세번수 면사 생산이 없는 국내 특성상 생산기획에 제약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는 사례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국내 원사 제조기반 붕괴 가속화” 우려
국내 화섬산업 붕괴를 우려하는 반대 입장도 분명해 보인다. 댓글 작성자 B씨는 “얀 포워드 개정 또는 폐지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FTA 원산지 기준은 여러 가지 산업 지형과 우리나라와 상대국 간 생산유발 효과, 분업효과를 반영한 것으로 폐지를 원하지만 국내에 남아 있는 원사업계에는 반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미국의 Unifi와 같은 장섬유기업의 반대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추가적으로 원단업체 입장에서는 얀포워드 폐지를 원하는 반면 패션업계 입장에선 국내 원단제직, 편직기준인 패브릭 포워드를 폐지하자고 해서 만일 중국산 원단을 무제한으로 사용해도 원산지를 인정받게 된다면 찬성할 것인지 아니면 반대할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얀포워드 기준 개정 또는 폐지가 현실이라는 미명 하에 산업기반 붕괴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논리의 하나이며, 이미 생산기반이 망가져 가니 중국산을 사용하자는 이야기는 결국 생산기반을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미국과 유럽 수출 확대를 위해 중국산을 사용하자고 주장하면 중국산을 사용해 수출하면 된다. 다만 FTA와 같은 특혜 무역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중국산, 대만산을 쉽게 사용하겠다는 건 국내에서 어렵게 원사 및 원단처를 수배하는 제직, 편직업체에게는 실례이며, 반면 중국산과 대만산 생지도 마음껏 사용해 FTA 국가에 수출할 수 있게 해달라면 염색가공 쪽에선 반길 일”이라고 반박했다.
B씨는 이와 함께 대만 정부가 중국과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통해 중국산 원사, 원단 수입을 금지 사례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실제 한·중 FTA, 한·인도 FTA 협상 시기에도 국내 생산기반이 있는 방적공장들의 입장 때문에 코마단사의 관세는 유지 또는 일부 번수만 점진적 철폐로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국내 방적환경은 고사 직전이고, 면사 방적은 코모사 20, 30. 40이 유일하며, 일부 멜란지, 슬럽사 가동이 될 뿐이다. 폴리에스터, 나일론도 일반 사류는 이미 해외에 생산하고, 고작 합성섬유, 리사이클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국산을 사용하자고 말한 적이 없을 뿐더러 이미 저가 카드사부터 세번수 면사는 실상 해외 원사가 아니면 작업이 안 되는 실정인데 어떤 근거로 생산기반을 포기하고 중국산만 사용하자고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그럼 앞으로 면과 관련해 코마사 20, 30, 40만 사용해야 하고 기능성 화섬만 사용해야 하는 소재적 제약을 버티자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A씨는 마지막으로 “현장에서는 이미 해외 폴리에스터, 나일론은 물론 ATY까지 점령되고 있는 상황에서 얀 포워드는 수출에 있어 소재의 제약만 가중시키고 있다. 다만 국내 봉제가 인력 부족, 높은 공정비용 등 향후 지속가능성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그 점을 감안해 이중 실질 변형을 단일 실질 변형으로 요구 및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제안의 취지를 재차 설명했다.
의류 원산지 표기, 원단·의류 다중 표기해야 산업부, “대외무역법·시행령 상 다중 표기 문제없어…표기 가능”
둘째, 현행 의류 원산지 표기에 대한 개선 제안이다. 봉제 국가 기준 원산지 표기는 소비자에게 많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다중 원산지 표기를 통해 소비자에게 품질 좋고 우수한 대한민국 원단/의류를 인지할 수 있도록 개선하자는 취지의 제안이었다.
의류 원산지 기준에서 봉제국가는 최종적인 ‘실질적 변형’이 일어난 곳으로, 원단, 부속품 등 다른 재료를 수입하더라도 국내(한국)에서 재단하고 봉제(조립)하면 ‘MADE IN KOREA’가 될 수 있고, 반대로 한국산 원단을 가져가 해외에서 봉제만 하면 봉제국이 원산지(Made in Vietnam 등)가 되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FTA 적용 시 세번변경기준(CTC)에서도 봉제공정이 필수적인 가공 단계로 인정되기 때문이며, 의류는 보통 현품에 라벨을 봉제하는 방식으로 원산지를 표시한다.
A씨는 “원사가 어떤 국가에서 생산되었든 원단이 어떤 국가에서 생산되었든 최종 단계인 봉제국가를 기준으로 원산지 표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한민국 문화, 음악, 음식, 패션 등 다양한 한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의류는 봉제 국가 원산지 표기 기준 때문에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타국가로 원산지가 표기되고 있다”며, 다중 원산지 표기를 제안했다(예를 들면 원단: 대한민국/봉제: 베트남).
특히 “하나의 옷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소재부터 의류까지 많은 국가와 공정을 거쳐 생산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중 원산지 표기를 채택하면 소비자 오해와 혼동을 줄이고, 해외 관광객들도 품질 좋은 대한민국의 원단/의류를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특히 해외 저임금 국가에서 생산한 의류를 속칭 택갈이해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원산지 표기를 개선하고 관리감독에 애써주시면 K-패션이 세계로 발돋움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산업통상부 측은 검토 결과를 내놓았다. 검토 결과에 따르면 대외무역법 제33조제3항, 대외무역법시행령 제56조, 대외무역관리규정 제7조와 관련된 사항이다. 동 규정에 따르면 수입품의 원산지는 원칙 상 원산지에 해당하는 국가를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산업통상부 측은 “이번 제안은 의류의 경우 사용된 원단의 원산지도 같이 표시해 한국산 원단이 사용된 점을 나타낼 수 있도록 제안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제안 내용을 검토한 결과, 해당 내용은 이미 현행 법령에서도 인정되고 있음을 알려 드린다”고 답했다.
즉 봉제된 의류의 원산지를 표시할 때 최종 봉제국가를 표시하는 것과는 별도로 사용된 원단이나 원사 등 재료의 원산지를 같이 표시하는 것도 법령상으로 금지되지 않고 있으며, 원산지에 대한 혼동이 없는 전제 하에서는 제안한 대로 표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A씨는 “하지만 소비자가 자국산 의류를 구매하고 싶어도 봉제국가 기준 원산지 때문에 알 방법이 없다. 유럽은 이미 제품의 생산이력이 모두 등록되는 디지털 제품 여권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투명한 생산 공정은 향후 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라며 “다중 원산지 표기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통지 받았기 때문에 자국산 원단을 사용하시는 브랜드는 다중 원산지 표기를 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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