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정경대학 정부학연구소(IGS)와 아세아문제연구원(ARI)이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오준문홀에서 한국-이집트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경제·문화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외교, 정치, 경제, 학계 등 각계 주요 인사 60여 명이 참석해 양국 관계의 성과를 돌아보고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는 총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포럼에서는 안준모 고려대학교 정부학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이브라힘 마흐렙(Ibrahim Mahlab) 전 이집트 총리가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마흐렙 전 총리는 “이집트와 한국은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깊은 파트너십을 구축해왔다”며 “지속가능한 개발, 청년 교류, 과학기술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에 앞서 칼리드 압델라흐만(Khaled Abdelrahman) 주한 이집트 대사도 축사를 통해 양국의 교류 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양국 관계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심도 있는 발표들이 이어졌다.
김덕일 고려대 CMEIS 정치경제연구실장이 ‘대한민국-이집트: 함께한 우정의 30년, 함께 하는 희망찬 미래’를,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한국-이집트 경제협력방안’을 주제로 각각 발표하며, 양국이 지난 30년간 정치·경제·문화 전반에서 구축해온 협력 관계를 조망하며 향후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포럼에는 오명 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김덕룡 전 정무장관, 김진표 전 국회의장,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한국-이집트 발전협회(KEDA) 명예회장),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등 정계와 학계,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참가자들은 한-이집트 협력의 의미를 되새기고 구체적인 협력 모델을 논의하는 등 실질적인 교류 증진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2부에서는 이집트 사회와 리더십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시간으로 압델 파타 알시시(Abdel Fattah Al Sisi) 이집트 대통령의 전기 ‘New Egypt The Tiger of the Nile(저자 조철현)’의 출판 기념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New Egypt The Tiger of the Nile’은 지난 4월 13일 한국과 이집트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펴낸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인물기록집이다. 2014년 대통령에 취임해 3선 연임을 이어가고 있는 알시시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발언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중동평화 중재자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책은 먼저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빚어진 대격변기 속에서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대통령이 되었는가를 집중 조명했다. 이어서 무슬림형제단 등 각종 무장 세력들의 연쇄 폭발 테러로 백척간두에 서 있던 위기의 이집트를 어떻게 안정적인 사회로 이끌었고, 파탄 직전의 국가 경제 위기를 어떤 전략으로 극복했는가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술했다.
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과정에서 그가 보여 준 중동평화 중재자 역할과 미-중-러-EU 국가들과의 균형 잡힌 외교가 이집트는 물론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 그의 글로벌 리더십을 촘촘하게 추적했다.
저자인 조철현 작가가 오랜 기간 카이로에 머물며 이집트 정관계 인사들과 나눈 인터뷰를 토대로 생생하게 직조한 이 책은 알시시 대통령의 세계 최초 인물 열전이다. 이번 출판은 한국 독자들에게 이집트 현대사의 주요 인물인 알시시 대통령의 삶과 철학을 소개하고, 이집트의 정치·경제적 변화를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이집트 진출을 희망하거나 이미 진출한 우리 기업들을 위한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하여 실질적인 해법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포럼을 주관한 강웅식 한국-이집트발전협회(KEDA) 회장은 “1995년 수교 이후 30년 동안 양국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견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며 “특히, 이집트가 가진 지정학적 중요성과 거대한 잠재력은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왔다”면서 “이번 포럼이 지난 30년의 우정을 되새기고, 향후 30년을 위한 희망찬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소중한 장이자 양국 간 경제문화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포럼은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양국이 실질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협력의 출발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이집트가 공동으로 직면한 글로벌 과제로 기후 위기, 디지털 전환,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해 함께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세아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포럼을 통해 양국 간 오랜 신뢰와 협력의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협력 비전을 제시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학술·정책·문화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양국은 이번 30주년을 계기로 고등교육, 인프라 개발, 디지털 경제, 문화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히고, 청년 및 차세대 리더 교류를 강화해 지속가능한 미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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