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산단 열 공급 집단에너지사업자 대상으로 추진 중인 ‘저탄소 청정연료 전환사업’이 향후 섬유염색가공 중소기업들의 에너지 비용부담 가중으로 생존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저탄소 청정연료 전환사업’은 산업단지 내 열 공급 할당업체 즉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기존열병합발전소 주연료를 유연탄에서 바이오매스,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저탄소 연료로 전환할 경우 설비 교체 비용 50%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전액이 아닌 절반 수준의 지원 규모로, 현재 민간 기업 또는 패션칼라조합이 직접 운영 중인 집단에너지 사업자로서는 부담이 크다. 특히 기존 석탄 기반 열병합발전소 대비 저탄소 연료의 열병합발전소는 막대한 설치 교체 비용과 함께 초기 가동 및 운영비용 등이 소요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요기업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요기업 즉 섬유염색가공업체들은 스팀 공급단가 인상으로 인해 에너지 비용 부담이 가중된다.
이와 관련해 KDI는 ‘민영화와 집단에너지사업’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열병합발전 연료로 LNG 등 값비싼 청정연료의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집단에너지 사업의 경제성을 지나치게 제약한다”고 지적하며, 환경규제를 연료 자체에 대한 규제에서 배출 총량 규제로 전환해 연료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국내 10개 섬유염색전용단지 중 자체 열병합발전소를 운영 중인 곳은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과 부산(신평)패션칼라산업단지, 양주검준산업단지 3곳이다. 나머지 7곳은 민간기업이 운영 중인 열병합발전소로부터 공급계약을 맺고 스팀(증기)을 공급받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자체 운영이건 민간 집단에너지사업자로부터 스팀을 공급받고 있건 연료 전환에 따른 설치비용 부담은 수요자인 섬유염색가공업체들에게 전가될 것은 불 보듯하다.
섬유염색가공업종의 대부분이 정부의 에너지 합리화 정책에 맞추어 열 소비 업종이 밀집된 염색산업단지에 입주해 집단에너지 공급사업자(열병합발전소)를 통해 스팀(증기)을 공급받고 있다.
집단에너지 공급사업은 초기에는 정부 승인을 받은 열 요금 체계에 따라 공급성을 바탕으로 운영되었으나, 공기업의 민영화 정책 추진으로 해당 사업은 민간기업에 인수됐다. 이후 영리 목적의 운영 체계로 전환되면서 현재 노후화된 산업단지 내에서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스팀 등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구조다.
그러나 염색산업단지의 집단에너지 공급설비는 대부분 노후화되어 있고, 열병합발전소 주연료가 석탄으로 환경적 측면은 물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도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정부는 산업단지 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체계 구축과 더불어 탄소중립 및 친환경 전환 정책 기조에 부응코자 노후 설비의 조속한 교체가 요구되고 있다. 이는 연료 전환과 함께 설비 고도화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효율 제고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받으며, 많은 열병합발전소들이 전환을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반월패션칼라조합의 경우 현재 집단에너지사업자인 GS E&R 열병합발전소가 LNG로 전환할 경우 설비 교체, 연료 전환에 따른 스팀 단가는 최소 6만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4~5만 원 수준의 스팀 단가로 공급받던 다수의 영세기업들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섬유염색가공업종의 경우 스팀 비용이 매출액의 20%를 차지할 만큼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크다. 스팀 단가 상승은 섬유염색가공업종의 제품원가 상승을 부추기면서 가격 경쟁력 약화는 물론 공장을 가동하면 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경영구조를 가속화시키게 된다.
지금도 다른 염색산업단지의 섬유염색가공업종들도 막대한 스팀 단가 부담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도산이나 폐업을 선택하는 등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한 유연탄 가격 상승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였던 기업들은 또 다시 LNG로의 발전 설비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을 떠안아야하는 기로에 섰다.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반월열병합발전소수용가조합) 관계자는 “산업단지의 열병합발전소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실현과 동시에 탄소중립, 친환경 전환 정책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전기 매입 금액 등을 조정해 산업단지 내 열수용기에 스팀 판매가격을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안정화시킬 수 있는 정책 마련이 더욱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청정연료 전환 시 연료비 상승에 따른 스팀 단가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LNG 설비 도입 시 구성 및 규모, 사업자 선정 등의 전 과정에 있어 정부의 정책적 고려와 지원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영세기업들의 존속과 섬유염색업계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책임 있는 정책 개입과 에너지 전환 비용에 대한 직접 지원 또는 보조방안이 면밀히 검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열요금 상한선 제정 통해 요금 산정 체계 개정해야”
한편 열병합발전소 등의 집단에너지사업자가 정부 관할의 공기업에서 민영화되면서 당시 STX에너지가 집단에너지 사업자 자격을 취득 후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다 매각과 함께 GS E&R로 사업권을 넘겼다.
집단에너지사업법 제6조(열 생산시설의 신설 등의 허가 등)에 의거, 현재 대기업인 GS E&R이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통해 스팀과 전기를 생산해 독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열병합발전소가 연동요금제를 채택해 원료가격 변동에 따라 스팀요금을 산정하는 등 일방적인 스팀단가 인상 등의 갑질 행위가 가장 큰 문제다. 이에 조합은 열병합발전소와 같은 집단에너지 사업자에 대해 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 정부의 제도적 장치 마련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현재 지역 냉·난방 사업자는 ‘공익시설’로 분류해 적정 수익의 스팀 요금 상한선을 정해 놓고 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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