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상호관세 적용을 앞두고 각국은 미국과의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일부 국가들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확정지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외신을 통해 미국 정부가 미국에서 섬유를 공급하는 국가들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앞서 스콧 베센트 국방부장관이 “미국이 반드시 섬유 제조업을 재개할 필요는 없다”는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정도 동의한다. 미국 관세 정책이 티셔츠나 운동화와 같은 소비재가 아니라 첨단 기술과 방위 장비의 국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던 것과 대치된다.
미국의류신발협회(AAFA)에 따르면 패션제품이 미국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인 반면 전체 관세에서는 25%가 넘는다. 또한 신발과 의류에 대한 평균 실효 관세율은 다른 모든 미국 수입품에 비해 5배 이상 높다.
7월 8일자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최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12개 국가 이상에서 수입되는 섬유제품에 대해 25~40% 수준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같은 조치에 따라 아시아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미국 소비재 브랜드들이 대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레이먼드제임스, 번스타인 등의 투자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나이키는 미국으로 들여오는 전체 제품의 43%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신발은 50%가 베트남, 27%가 인도네시아, 18%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포츠 의류는 베트남 28%, 중국 16%, 캄보디아 15%로 집계됐다. 나이키(Nike) 측은 지난달 생산 배분을 재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룰루레몬(Lululemon)은 원단의 35%를 대만, 28%를 중국, 11%를 한국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완제품 생산은 베트남(40%)과 캄보디아·스리랑카·인도네시아(각 11%) 등이 주요 거점이다.
아메리칸 이글(American eagle)은 생산의 대부분을 아시아에서 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중국산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애버크롬비 앤 피치(Abecrombie & Fitch)는 지난해 베트남(35%), 캄보디아(22%), 인도(12%), 중국(7%)에서 주요 물량을 조달했다.
이 밖에 랄프 로렌(Ralph Lauren)은 제품의 19%를 베트남, 15%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스케쳐스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각각 40% 수준을 조달 중이다. 코치(Coach), 케이트스페이드(Kate spade)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타페스트리(Tapestry)는 지난 5월 실적발표에서 “전체 생산의 약 70%가 베트남·캄보디아·필리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의류와 신발 브랜드들은 수년 전부터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해 왔지만 이번 미국의 관세 확대 조치는 이 같은 전략마저 위협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처럼 최근 들어 주요 생산기지로 떠오른 국가들이 포함된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고율 관세는 아시아 의존도가 높은 미국 소비재 기업들에 단기적으로 공급망 교란과 원가 상승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방글라데시 의류업체 패트리어트 에코 어패럴은 “월마트로부터 받은 수영복 100만 장 분량의 주문이 관세 문제로 인해 전날 보류됐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이번 조치는 월마트가 직접 지시한 것이 아니라 주문 중개업체 클래식 패션이 자율적으로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클래식 패션은 패트리어트 에코 어패럴에 이메일을 통해 “미국 수입에 대해 높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봄 시즌 제품 발주를 전면 보류한다”면서 “관세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발주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방글라데시아의 상호관세율은 35%다. 관세폭탄 받아든 韓·日·亞·개도국 대중국 겨냥 우회(환적)수출 차단에 된서리
한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대로 7월 8일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14개국 정상에게 무역합의가 없을 경우 8월 1일부터 적용될 상호 관세율을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4월 2일 발표한 상호관세에서 일부 조정했다. 특히 상호관세율 변동이 없는 국가는 ▲한국(25%) ▲남아프리카공화국(30%) ▲인도네시아(32%) ▲태국(36%) 등 4곳이다. 일본은 기존 24% → 25%로 1%p 상향됐다. 미얀마와 라오스는 각각 40%로 기존보다 4%p, 8%p 인하됐다. 말레이시아는 24% → 25%, 방글라데시는 37% → 35%, 캄보디아 49% → 36% 인하됐다.
그리고 7월 14일 인도네시아가 미국과 협상을 통해 기존 32%에서 19%로 상호관세율을 낮추었다. 4월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국과 새로운 협정을 맺은 아시아 국가로는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에 미국산 에너지 구매(150억 달러), 미국산 농산물 구매(45억 달러), 보잉 항공기 50대 구매를 약속하며, 상호관세율을 최종 확정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인도네시아는 우리(미국)에게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19% 관세를 지불할 것이며, 미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수출하는 상품은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면제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4월 2일 발표한 상호관세 32%에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물론 베트남(환적 수출 시 40% 부과)과 마찬가지로 환적 수출 시 관세가 추가된다.
반면 한국은 25%에서 변동이 없다. 다만 자동차, 철강 등 품목 관세는 별개다. 232조에 근거한 품목 관세 즉 자동차/부품 25% 및 철강/알루미늄 50%는 별도로 적용한다. 더욱이 미국과 FTA 미체결국인 일본과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이 아쉽다. 한미 FTA 체결로 무관세로 수출하던 기업들로는 억장이 무너진다. ‘Made in Korea’라는 메리트가 퇴색되는 셈이다. 더구나 미국과의 협상에 성실히 나섰건만 돌아온 건 25% 그대로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서한이 전달된 국가 대부분은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들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우리 섬유의류기업들의 해외 생산거점으로 대미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앞선 언급한 섬유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향후 어떤 방향으로 조율될지도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앞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무역협상 과정에서 보이듯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산 에너지, 농산물, 비행기(보잉사)를 강매하고, 자국산 상품에 대해서는 무관세를 압박하는 일방통행식 협상 전략은 불협화음과 불확실성만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미국 인터넷매체 폴리티코는 미국과 베트남 협상단은 상호 관세율 11%로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20%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베트남 정부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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