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이 6월 3일 ‘미국이 무역 협상에서 베트남에 강력하게 요구했다(US made 'tough' requests to Vietnam in trade talks, sources say)’는 제목의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하노이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관세 협상에서 강력한 요구사항을 담은 리스트를 전달했으며, 여기에는 베트남이 중국 산업재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라는 요구사항도 포함되어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브리핑은 받은 두 명의 관계자가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관계자 중 한 명은 익명을 통해 “워싱턴이 베트남 공장에서 중국산 원자재나 부속품 사용을 줄이고 베트남 측에 생산 및 공급망을 더욱 신중하게 통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정량적 목표가 포함되어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진 않았다. 또한 이 사안을 잘 알고 있다는 4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리스트는 미국 협상단이 준비한 기본 문서 부록의 일부다.
이 중 해당 문서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관계자 한 명은 “베트남 수입품에 대한 46% 상호관세를 피하기 위한 워싱턴과의 2차 회담이 끝난 후 5월 말에 리스트가 하노이로 보내졌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6월 2일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파트너들에게 보낸 초안 서한을 인용하며, 6월 4일까지 각국이 무역 협상에 대한 최상의 제안을 내놓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어떤 국가들이 이 서한을 받을지는 불분명하나 회의와 문서 교환 등 활발한 협상을 진행 중인 국가들을 상대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워싱턴은 베트남, EU, 일본, 인도 등 여러 국가와 이러한 협상에 참여해 왔다.
소식통들은 미국의 베트남에 대한 요청을 엄격하고 어렵다고 표현했다. 베트남이 미국의 요청에 어떻게 답할지 그리고 6월 4일까지 자체 제안을 제출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도 했다. 관련해 양국은 로이터 통신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베트남의 중국 의존도를 효과적으로 낮추어달라는 미국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베트남 경제에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플 기기와 나이키 신발 등 소비재를 생산하는 베트남의 방대한 제조업은 훨씬 더 큰 이웃 베트남의 공급망과 긴밀하게 통합되어 있다.
또한 이는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베트남의 오랜 정책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 중국은 주요 외국 투자국이지만 남중국해를 두고 상충되는 주장으로 인해 안보적 우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2018년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된 이래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거의 3배나 늘어났다.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베이징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일부 제조업체가 생산을 남쪽으로 이전하게 됐다.
그러나 미국으로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베트남은 중국에서의 수입도 크게 확대했다. 베트남의 유입 규모는 수년에 걸쳐 미국으로의 수출 규모에 변동 폭이 거의 일치했다. 미국과 베트남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에는 각각 약 1,400억 달러에 달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베트남의 미국 수출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과 함께 증가했다. 미국 관료들은 오랫동안 베트남이 미국으로 향하는 중국 상품의 중간 기착지로 이용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이러한 주장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부가가치가 전혀 없거나 충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품에 ‘Made in Vietnam’ 라벨이 부착된 경우가 있었다. 이를 통해 중국 수출업체들은 미국의 고관세를 피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미국의 비난을 의식한 베트남은 불법 환적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자료에 따르면 4월 대미 수출과 대중국 수입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무역 흐름에는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베트남은 워싱턴의 오랜 요청에 따라 비관세 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미국 상품을 수입하려는 의지를 반복해서 보여 왔다. 최근 몇 주 동안 관계자들은 미국 항공기 구매 계획을 재확인했으며, 농산물과 에너지 구매를 포함해 여러 가지 구속력 없는 협정에 서명하거나 약속했다.
하지만 미국 협상가들이 실제 계약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 관계자가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장웅순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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