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류산업학회(제23대 회장 이규혜)가 ‘인간중심 DX와 패션산업의 미래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주최한 ‘2025년 춘계 한국의류산업학회 학술대회’가 5월 24일 한양대학교 HIT(한양종합기술연구원 대강당)와 생활과학관(401동)에서 관련 학과 교수, 학부생, 대학원생,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규혜 회장(한양대 교수)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춘계 학술대회는 인간 중심의 DX(디지털 전환)와 패션사업의 미래경쟁력이라는 주제로 개최하게 됐다”면서 “다양하고 풍성한 워크숍과 토론 그리고 강연으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자리해주신 모든 분들이 모두 유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DP 혁신이 그리는 소재와 패션의 미래 : 삼성디스플레이㈜ 조성찬 부사장
먼저 첫 번째 기조 강연자인 삼성디스플레이㈜ ICON팀 조성찬 부사장은 ‘Intelligence Age, 의류에 Dive in: 디스플레이 혁신이 그리는 소재와 패션의 미래’라는 주제로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의 변천사와 현주소를 소개하고, 디스플레이를 섬유패션산업과 접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조성찬 부사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쇼를 진행하는 국내 디자이너들이 우리 측에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여러 번 있었다. 물론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입을 수 없는 패션쇼 작품들이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디스플레이를 섬유패션산업에 접목에 과거 LED를 부착한 딱딱한 디스플레이 형태에서 벗어나 웨어러블한 소재로 패션으로 구현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조성찬 부사장은 디스플레이가 꿈꾸는 세상의 사례로 화제를 모았던 MBC 다큐멘터리 방송 <너를 만났다>에서 VR 기술을 이용해 백혈병으로 사망한 딸과 엄마의 만남의 과정을 소개했다. 또 2020년 래퍼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의 게임 포트나이트 가상 콘서트, 2014년 고인이 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가상 실황 공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3분짜리 VR 영상 <Slave to the rhythm> 등을 소개하며, 초실감, 가상 경험 그리고 상상을 현실로 이끌어 내고 있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소개했다.
특히 “디스플레이는 과거 평면에서 지금은 신축성 소재를 활용한 곡선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이 가능하다. 이를 의류와 디자인, 그리고 액세서리 관점에서 응용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어떤 소재, 형태에 국한되지 않고 디자이너, 패션업계에서 창의적인 패션작품을 구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조성찬 부사장은 강연에 앞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미 몇 십 년 앞서 있다. 더구나 5G 시대임에도 디스플레이 기술을 접목할 콘텐츠 부재로 인해 수요시장이 제한적이다. 이번 강연을 통해 섬유패션산업에 디스플레이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 역시 창의성이 두드러진 해당 산업과의 코웍을 통해 다양하고 풍성한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기대감과 자신감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 인간 중심의 디지털 전환 : Cafe24 이재석 대표
두 번째 기조 강연자인 Cafe24 이재석 대표는 ‘패션이 곧 모든 것, Cafe24와 Dive in: 인텔리전트 비즈니스의 시대’를 주제로 Cafe24의 인간중심의 디지털 전환 사례와 인간 친화적인 제품 개발을 소개하고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재석 대표는 “소통은 서로 입장이 같아야 한다. 억지로는 되지 않는 것이며, 소위 코드, 케미트리가 맞아야 한다. 흔히 소통에 있어 역지사지를 말하는 데 이는 단순히 서로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될 뿐 진정한 소통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디지털 전환이 너무 난무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인간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패션이 중심이 될 것이고, 그 가운데 Cafe24가 얼마만큼 인간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실천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Cafe24 PRO’다. ‘먼저 움직인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다’는 슬로건을 앞세운 ‘올인원 커머스 플랫폼’이다. 상품은 있고 몰 운영이 벅차거나 어려운 사업자를 위한 공간이다. 운영 부담을 줄이고 효율을 높여 제품을 잘 팔리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상점 디자인과 상품 최적화, 프로모션 & CRM(고객관계관리), 그리고 고객관리가 지원된다.
우선 마켓별 핵심 장품 지표를 점검하고 각 마켓 알고리즘에 맞춘 키워드 최적화로 검색순위를 높여 고객 접근성을 증진시키며, 각 마켓 특성에 맞춘 상품 콘텐츠 최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그리고 브랜드몰과 마켓 상품 연동 서비스 최적화를 통한 멀티채널 판매 기반 구축 등이 대표적 서비스다. ■ 웨어러블 로봇 슈트의 변천사 : 국내 웨어러블 로봇 전문기업 ㈜휴로틱스(HURUTICS) 이기욱 대표
오후 세션에는 첫 번째 특별강연으로 국내 웨어러블 로봇 전문기업 ㈜휴로틱스(HURUTICS) 이기욱 대표가 ‘인간 이동성을 향상시키는 웨어러블 엑소슈트’를 주제로 엑소슈트 기술이 인간의 이동성을 어떻게 향상시키는지, 그리고 엑소슈트 기술이 실제 제품으로 구현되어 실 환경에서 적용되는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중앙대 기계공학과 재활로봇연구실 이기욱 교수와 학생이 2022년 공동 창업한 휴로틱스는 AI기반 생체 센서가 탑재된 의복형 재활 로봇으로 이미 2024년과 2025년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휴로틱스는 현재 ▲H-Medi(의료 재활) ▲H-Flex(일상 속 재활) ▲H-Fit(엘리트 선수용 트레이닝, 실시간 러닝 패턴 분석 및 보조) ▲H-Swing(골프 스윙자세 교정) 총 4개 사업을 영위 중이다.
이기욱 대표는 “초창기 웨어러블 로봇을 미군에게 착용시켜 실험한 결과, 오히려 에너지 소비를 더 증가시키고, 착용자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웨어러블 엑소슈트 기술을 접목할 타깃을 의료 재활을 지원하고 전문 선수의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트레이닝 목적으로 전향해 그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 재활 목적의 H-Medi의 경우 내년이면 국내 대형 병원 재활센터에서 재활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기욱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기술의 가장 큰 문제는 배터리의 크기와 무게다. 3분의 1을 차지하는 배터리 무게는 착용자에게 피로감을 주고 로봇의 경량화와 사이즈를 줄이는 데 걸림돌이지만 안전성과 로봇 구동에 필수적 요소로 현재로선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 로봇 연구자들에게 가장 큰 이슈”라고 말했다.
또 “로봇은 기본적으로 통합된 학문이다. 기술 측면에서는 어느 하나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센서, 엔진, 엑츄레이터 등을 적재적소에 잘 조합해야 한다”면서 “우선 사람이 엑소슈트를 착용해 최상의 효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디자이너들과 함께 입는 로봇에 대한 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아울러 의료 재활 목적의 경우에는 안전성과 재활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대학병원 등 의학 교수들과도 협업해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내고자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 도전과 실패를 통한 혁신 :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 ‘앤더슨벨(Andersson Bell)’ 최정희 대표
두 번째 특별강연으로 국내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 ‘앤더슨벨(Andersson Bell)’ 최정희 대표가 ‘글로벌 시장을 여는 혁신의 코드’라는 주제로 앤더슨벨 창업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들며,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냈다.
앤더슨벨은 디자인 혁신과 엔터테인먼트 융합을 통해 패션을 넘어 문화적 영향을 극대화하고 있는 브랜드의 대표 사례다. 특히 최정희 대표는 AI와 DX 시대 속에서 전방위적인 혁신을 실현하며, 글로벌 파워를 갖춘 브랜드로 성정해온 경험과 전략을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최정희 대표는 “우리가 말하는 혁신은 단순한 기술이나 유행의 선도 그 이상의 것이 아니라 시대의 기준에 맞는 앞선 도전이며, 때로는 생존을 건 꾸준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앤더슨벨이 패션사업을 영위해오면서 여러 번을 도전을 해야 했고, 매번 도전할 때마다 기본적으로 큰 두려움이 깔려 있었다. 두려움이 없는데 도전을 했다는 말은 조금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회사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도전을 왜 해야 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내 스스로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에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최정희 대표는 마지막으로 “혁신을 했다고 해서 뭔가 좋은 결과가 반드시 오는 것은 아니다. 혁신은 DNA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치열하게 시장 안에 들어와 따라가고 긴장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 안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포착하고 그 다음에 도전하고 이러한 것들이 합쳐졌을 때 비로소 혁신이 된다. 하지만 한 번으로 안 되고 여러 번 시도해야 한다. 최근 읽은 책에서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17번 실패한 반면 실패한 사름은 8번 실패했다고 한다. 그래서 실패가 많은 사람이 오히려 혁신을 했을 때 더 큰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 연구논문 포스터 및 우수 논문 선정
한편 학술대회에는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 등이 발표한 연구논문을 포스터 형태로 부착해 참석자들과 논문 작성자 간 소통의 자리도 마련됐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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