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처럼 날카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아채자.” 뱀은 배(腹(복))와 움(動(동))이 합쳐진 말로, ‘배로 움직이는 동물’이라는 뜻이다. 배로 기어가는 긴 형태와 독성 때문인지 뱀은 오랫동안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뱀을 보면 왠지 징그럽다.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에서도 간악한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 뱀에게는 숭상의 측면도 있다. 새끼를 많이 낳기에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며, 꿈에 뱀이 나오면 재물이나 자녀를 얻을 징조라고 해석한다. 치유력을 가진 존재여서 의술 관련한 상징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성서에도 “뱀처럼 지혜로워라”라는 표현이 있듯이 뱀은 현명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우리 문화에서도 뱀은 재물을 지켜준다. 구렁이를 ‘업’이라고 부르며, 집안의 부(富)를 지켜주는 존재로 믿었다. 이처럼 뱀은 이중적 존재다. 또한 뱀은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다. 자기 몸이 커지면 허물을 벗고, 날이 추워지면 동면을 한다. 구태(舊態)를 미련 없이 버리고 떠난 자취를 보면 뱀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지도 모른다는 불사(不死)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갖게 된다. 이런 특성은 환경변화가 상수가 된 현대사회를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도 시사한 바가 크다.
트렌드가 격변하는 시대에 죽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환경 적응과 자기 혁신, 이 두 가지가 핵심이다. 즉 껍질을 벗고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늘 성장해야 나가야 하고, 추워지면 추워지는 대로 더워지면 더워지는 대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적응과 혁신을 실천하기 위한 첫 단계는 환경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보기와 다르게 뱀은 매우 발달한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다. 뱀은 후각이 예민하다. 혀를 날름거리는 이유는 먹이의 냄새를 수집하기 위한 것으로, 열을 감지할 수도 있고, 미세한 땅의 진동이나 세밀한 공기의 흐름을 느껴 먹이의 존재를 파악할 수도 있다.
뱀의 눈은 크고 무서운데 이 역시 어둠 속에서도 먹이를 잘 볼 수 있도록 눈동자가 발달한 탓이다. 한 마디로 감각기관을 총동원해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먹이를 찾아내는 능력이 뱀의 비범함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대응이 어려운 격변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감각과 직관을 총동원해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탐색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뱀이 가진 예민한 감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녹록치 않은 2025년 살아가기 위해서는 뱀처럼 섬세한 감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올해의 영문 키워드를 ‘SNAKE SENSE’로 정했다. 뱀처럼 날카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아채자.
- 트렌드 코리아 2025년 서문 중 일부 발췌 - 乙巳年(을사년) 푸른 뱀의 해
탄핵 정국에 이은 정치·경제·사회 불안 등 2024년을 뒤로 하고 새로운 2205년 을사년이 맞이했다. 특히 육십간지의 42번째로 청색의 ‘을(乙)’과 뱀을 의미하는 ‘사(巳)’를 상징하며, ‘청사(靑蛇)의 해’라고도 부른다.
역사적으로는 1905년 11월 17일 일본 제국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일본군을 동원해 강제로 체결한 조약인 을사조약(乙巳條約) 또는 을사늑약(乙巳勒約)이 체결 된지 올해로 120년이 된다.
뱀은 한국과 동양 문화에서 지혜와 직관을 상징한다.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냉철한 판단을 통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자신을 믿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푸른색은 생명(혁신)과 창조의 에너지를 나타낸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 중요하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찾는 과정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을사년 기운을 펼칠 섬유패션업계 뱀띠 CEO는 누구일까? 출생 년도로는 1941년, 1953년, 1965년, 1977년, 1989년생이다.
[1953년생] ◆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창업자
패션그룹형지 최병오 회장(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이 1953년생으로 72세다. 패션그룹형지의 창업주이자 2023년부터 제16대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을 수행 중이다.
특히 최 회장은 섬산련 회장 취임 이후 그룹의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2023년 아들인 최준호 사장을 총괄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그룹 및 계열사의 경영을 넘겼다. 동시에 형지엘리트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직도 최준호 부회장에게 넘겼다. 딸인 최혜원 대표에게 형지I&C 대표이사직을 넘겨주었다.
최 회장은 본사가 위치한 송도국제도시를 ‘K-패션의 글로벌 허브’로 육성하는 목표를 내걸었다. 글로벌 섬유패션 트렌드를 논의하고 눈으로 확인하면서 각국 기업 간 교류의 장을 위한 글로벌 대회 마련, 뉴욕주립대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한국캠퍼스, 겐트대 송도글로벌캠퍼스 등과 연계해 글로벌 패션 인재 양성, 글로벌 패션 인프라 구축, K-패션 실현 위한 구체적 연구활동으로 송도를 K-패션 도시로 만드는데 함께 하는데 노력할 방침이다.
◆ 방주득 덕산엔터프라이즈㈜ 회장/창업자
덕산엔터프라이즈㈜, 비제이산업㈜ 대표이사인 방주득 회장(한국섬유수출입협회 회장)은 올해로 53년째 섬유업에 종사하고 있다.
1972년 태광산업 엔지니어로 출발해 아크릴 밍크담요 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고, 영진파일 재직 당시에는 Hi-Pile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Hi-Pile의 중흥기를 이끌어냈다. 특히 아크릴 밍크담요 개발은 방 회장이 스스로가 섬유인생에서 가장 큰 업적으로 꼽고 있다.
방 회장은 1987년 전신인 덕산기모공업사를 창업해 국내 최초 방적사 폴라플리스 제품 개발과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장섬유 필라멘트사 폴라플리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 상품화에 성공했다. 또 편성에서 열처리, 염색, 가공 및 후가공에 이어지는 복잡한 생산 공정을 일괄체제로 구축하는 등 생산 시스템 안정화에 힘입어 급속한 수출 성장을 이룩해냈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폴라플리스 생산라인을 구축한 복합 생산 공장을 신설, 이를 기반으로 DOUBLE RASCHEL, MICRO BOA, 기능성 KNIT 등으로 생산품목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저가공세로 다소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으나 공정개발과 연구에 집중적으로 투자, Moleskin, Molefleece, Moleflex, Elatex, ECOTEX 등 세계 최고수준의 자체 직물브랜드를 육성해냈다. 이후에는 환편과 경편의 보아제품과 고난이도의 트리코트 양면 기모제품을 개발해 세계 정상급 회사와 경쟁하고 있다.
이어 2015년 베트남 중부 꽝남성 탐끼시의 쭈라이 경제개발구역에 첫 해외 법인인 ‘덕산비나(DUCKSAN VINA CO., LTD.)’를 건립, 해외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창업자
이랜드 그룹 창립자 박성수 회장 역시 1953년생이다. 앞선 패션기업들이 2세 경영으로 전환한 것과 달리 이랜드 그룹은 여전히 그룹 및 계열사의 대표는 전문 경영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더구나 박 회장 자녀에 대해서는 슬하 1남 1녀를 두고 있다는 정도로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다. 두 자녀는 경영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고, 계열사 보유 지분도 없다.
박 회장은 1980년 이화여자대학교 앞에서 잉글랜드라는 이름의 보세 의류로 시작해 특유의 사업 수완으로 사업을 확장, 1990년대 들어 사업을 다각화해고, 1998년부터 그룹 회장을 지내고 있다. 참고로 잉글랜드를 상표권으로 등록하려고 했지만 지역명이라는 이유로 인정되지 못해 ‘이랜드(E.LAND)’로 변경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1조 원을 찍은 ‘뉴발란스’의 국내 독점 사업권(라이선스) 계약이 올해 말 종료를 앞둔 가운데 미국 본사와의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8년 국내 독점 사업권 확보 이후 12년의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됐던 2020년 5년 연장에 합의했고, 올해 말로 종료된다. 최근 양사 간 재계약으로 가닥을 잡고 비슷한 수준에서 협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23년 기준 뉴발란스의 매출 비중은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 매출의 28%를 차지했다.
◆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창업자
신성통상㈜의 창업주인 염태순 회장은 대학 졸업 후 가방 등 수출기업 가나안을 설립, 다시 3년 뒤 의류 판매업체 에이션패션을 설립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그리고 2002년 당시 대우그룹 계열사인 니트 의류 수출기업 신성통상을 인수하며, 지오지아, 올젠 등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며, 기존 OEM 위주의 사업구조에 벗어났다.
이어 2012년 SPA 브랜드 탑텐을 출시하며, 중저가 시장을 공략했다.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의 대항마로 부상한 ‘탑텐’이 시장 점유율을 넓혀갔고, 2019년 3,000억 원이던 탑텐의 매출은 2023년 9,000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코로나19 당시에는 ‘옷은 매장에 나와서 보는 것이 우선’이라는 신념으로 오프라인 시장에 집중했고 탑텐을 매출 9,000억 원대 브랜드로 키워낼 수 있었다.
염 회장 슬하에는 1남 3녀를 두고 있다. 장남 염상원 ㈜가나안 이사, 장녀 염혜영 신성통상 이사, 남편은 박희찬 ㈜에이션패션 대표이사다. 차녀 염혜근, 3녀 염혜민이다.
신성통상은 몇 년 전부터 2세 경영 등 후계 구도 이슈가 늘 따라 다닌다. 현재 염 회장의 가나안 지분은 10%에 불과하며, 다만 에이션패션의 최대 주주로 53.3%, 신성통상 2.2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먼저 후계 1순위인 4삼매 중 외아들인 염상원 가나안 이사다. 염 이사는 모기업인 신성통상과 계열사 에이션패션의 보유 지분이 없다. 대신 신성통상의 최대주주인 가나안(45.63%)의 최대출자자 겸 최대주주다. 신성통상의 사실상의 지주사라고 불리는 가나안의 지배구조를 틀어잡고 있다. 그룹의 지배구조가 염상원 → 가나안 → 신성통상으로 이어지는 형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된다.
신성통상은 두 최대주주 외에 염 회장이 2.21%, 장녀 염혜영 씨, 차녀 염혜근 신성통상 이사, 3녀 염혜민 씨가 각각 5.30% 지분을 나누어 갖고 있다. 염혜근 이사의 남편 박희찬 에이션패션 대표이사는 0.1%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염혜근 이사(유통사업본부장)는 신성통상 미등기 상근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4자녀 중 유일하다.
그리고 지난해 말 염상원 이사는 가나안을 앞세워 총 2차례에 걸쳐 신성통상 지분을 매수했다. 가나안의 신성통상 보유지분율은 41.94%로 1.4%p 소폭 상승했다.
◆ 전병현 ㈜윌비스 회장
50년 이상 업력의 섬유기업 ㈜윌비스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인 전병현 이사회 의장은 비상근 이사로 M&A 전문 변호사라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사실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걸로 유명해 언론과 업계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 인물이기도 하다.
전병현 의장은 고려대 법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취득 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 미국 대규모 로펌에서 기업자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1995년 귀국해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과 한국 최초의 M&A부티크인 ‘한국M&A’를 설립했다. 그러다 당시 윌비스의 전신인 군자산업이 매물시장에 등장했고, 창업주가 직접 찾아와 설득하는 통에 결국 인수하게 됐고, 1996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윌비스는 현재 임찬혁 사장이 섬유사업부를, 송주호 사장이 교육사업부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전 의장은 대표이사 취임 이후 2008년부터 교육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매출비중은 30% 정도로 섬유사업이 수출에서 매출이 발생한다면 교육사업은 내수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특히 전 의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교육사업은 2008년 신림동 3대 고등고시학원인 한림법학원의 영업일체를 양수해 성인대상 교육사업을 시작했다. 2010년 하반기에는 노량진에 진출해 공무원, 경찰, 임용고시 학원을 운영했고, 2015년에는 공인회계사, 세무사 전문 교육기관인 ㈜나무경영아카데미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했다.
◆ 박명규 ㈜파크랜드 대표이사 사장/전문 경영인
박명규 사장은 곽국민 부회장과 함께 파크랜드를 총괄하고 있는 전문 경영인이다.
박 사장은 취임 이후 기술의 진화가 미칠 의류 트렌드의 민감한 변화를 일찌감치 감지했다. 직원들에게 대학원에서 빅데이터 분석 방법을 배우게 하고, 아마존·이베이와 같은 온라인 판매를 강점인 오프라인 판매망과 통합시스템 시스템 구축도 추진했다.
파크랜드는 기술 개발과 첨단 자동화 확대, 끊임없는 품질과 디자인 혁신을 성공의 비결로 꼽는다. 이를 위해 창사 이래 매년 40~50억 원을 자동화 시설 설치와 생산성 향상 연구에 투자해오고 있다.
2020년에는 전국 주요 매장에 맞춤정장 사업을 확장했다. 파크랜드 맞춤정장 서비스는 기존의 비스포크 형태의 서비스와 달리 매장에 상주하는 스타일리스트가 고객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제안해 다양한 사이즈·다양한 핏의 시착용 샘플을 만들어 채촌 과정을 간소했고 탈정장 캐주얼화 추세에 따라 최적화된 맞춤정장으로 특화된 사업을 강화했다.
또한 정장시장에서 절대강자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올해부터 미래기술을 접목한 ICT 융합형 스마트 맞춤정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국내의 직영공장의 첨단 기계 봉제 설비 기반을 바탕으로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반적으로 3~4주가 소요되는 맞춤 제작 기간을 반으로 단축시킬 수 있어 기성복 가격대에 맞춤정장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1965년생] ◆ 김담 ㈜경방 대표이사 사장/3세 경영인
2살 터울의 형인 김준 회장과 함께 ㈜경방의 3세 경영인이다. 2007년 당시 동아일보의 경방 보유 주식을 인수하면서 최대주주(20.98%)로 올라섰다.
2007년 부친인 김각중 前 명예회장이 33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형제 경영이 본격화됐다. 형인 김준 회장이 섬유사업부를 총괄하고, 동생인 김담 사장이 타임스퀘어 등 복합쇼핑몰 사업(現 부동개발 사업부)을 책임지는 역할 분담 형태로 운영되어오고 있다.
김담 사장은 대학 졸업 후 1991년 부친의 부름을 받아 입사해 회사 경영에 참여했고, 주로 구조조정작업을 주도했다. 2001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 것이 우리홈쇼핑 개국이다. 이후 2006년 롯데에 매각했다. 그리고 2007년 이후 경성방직 공장 터에 국내 최초 대형 쇼핑몰 타임스퀘어 건립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오픈한 타임스퀘어는 월방문객 500만 명이 넘는 영등포 랜드마크로 성장했다.
이처럼 부동산 개발사업부(유통)은 임대 유치와 리뉴얼을 통한 건물유지 관리로 임대 수익의 극대화에 노력 중이다. 복합쇼핑몰 영등포의 ‘타임스퀘어’, 홍대의 ‘엑시트(EX:T)’, 신림의 ‘타임스트림 신림’, 동탄의 ‘타임테라스 동탄’을 운영 중이다.
백화점은 ‘신세계’, 호텔은 ‘메리어트호텔’을 각각 위탁 경영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복합쇼핑몰사어부 매출액은 1,589억 원으로 전사 매출의 55.40%를 차지하고 있다.
◆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장(롯데백화점) 사장/전문 경영인
롯데백화점의 수장 정준호 사장은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2021년 순혈주의를 깨고 백화점 사업부 수장으로 영입되면서 업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987년 신세계백화점 입사 후 2017년까지 약 30년을 신세계그룹에 몸담았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 근무 당시 몽클레르, 크롬하츠, 어그 등 해외 패션 브랜드 판권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외에도 조선호텔 면세사업부 부사장, 롯데GFR 대표이사로도 재직했다.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준호 사장은 외부에서 영입된 패션MD 전문가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에도 롯데백화점만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는 내부평가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국내 백화점 중 두 번째로 ‘연매출 3조 클럽’ 반열에 올라섰다.
1988년 개장 이후 37년 만에 올해부터 본관 재단장에 나서는 잠실점은 동 프로제트가 끝나는 2027년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연매출 4조 원 달성이라는 청사진도 세웠다.
잠실점의 성공은 백화점과 명품관, 쇼핑몰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경험·콘텐츠를 제공하는 ‘초(超) 리테일’에 집중한 결과라는 것이 롯데백화점 측의 분석이다.
2021년부터 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하던 월드몰을 운영하면서 백화점의 MD 역량을 키운 것이 주효했다. 특히 청년 소비자를 겨냥해 최근 2년간 새로 입점하거나 재단장한 매장은 100여 개에 달했다. 팝업 매장도 600개 넘게 선보였다. 대단지 고급 주거 상권에 자리 잡은 특성에 맞춘 MD와 서비스도 성장을 이끌었다. 에비뉴엘은 최상위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브랜드도 대거 확대했다.
◆ 우종완 ㈜티비에이치글로벌 대표이사 사장/2세 경영인
舊 더베이직하우스 창업주인 우한곤 회장의 장남으로 2세 경영인이다. ㈜티비에이치글로벌(舊 더베이직하우스·이하 ‘TBH글로벌’)과 더불어 부동산 관리업을 영위하는 우종완 사장 일가의 가족회사인 금강레저산업의 대표이사도 겸직 중이다.
우종완 사장은 부산대학교 섬유공학과 출신으로 태광산업, 일흥섬유, 인디안을 거쳐 2000년 베이직하우스를 설립했다. 2001년 더베이직하우스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으며, 이후 2016년 사명을 티비에이치글로벌로 변경하고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우 사장은 2세 경영인임에도 업계에서는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평가하고 있다. 부친으로부터 일체의 지원 없이 홀로 베이직하우스를 설립하고 지금의 TBH글로벌까지 키워냈다는 평가다.
한편 TBH글로벌은 별도의 직영공장 없이 의류 제품 전량을 외주 생산 또는 완제품 형태로 매입해 판매하는 유통사 성격이 짙다. TBH글로벌은 여성 영 캐주얼 ‘쥬시쥬디’도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열을 올린다. 이 회사는 2년여 전부터 온라인 비중을 키우기 시작, ‘쥬시쥬디’의 온라인 매출 비중을 35%까지 확대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스트리트 감성 데님 전문 브랜드 ‘JCJD’를 런칭, W컨셉, 무신사 등 플랫폼에 입점했다. 6개월 간 마켓 테스트를 거쳐 단독 전개를 확정한 JCJD는 온라인 채널 강화를 위한 인플루언서 활용과 SNS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 최익 ㈜패션랜드 대표이사/창업자
㈜패션랜드 최익 대표는 ‘대리점주 출신의 패션기업 경영인’이라는 타이틀이 늘 따라 다닌다.
대학 졸업 후 의류 대리점 사업을 시작해 베이직하우스를 비롯해 10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가두상권의 황금손’으로 불렸다.
그러다 2004년 무자크(Muzak)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패션기업 경영자로 변신한다. 여성복 브랜드 ‘무자크’를 인수하고, 2005년 ‘패션랜드’로 사명을 변경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웠다.
품질 합리적인 가격대를 꾸준히 지켜오며, 무자크를 여성밸류 업계의 대표적인 영캐주얼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또 2012년 런칭한 세컨 브랜드 클리지(Clizy)를 추가로 선보여 편집숍 개념의 새로운 브랜드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어 2014년 런칭한 잡화 편집 브랜드 ‘발리스윗Balisweet)’ 총 4개 브랜드를 전개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무자크’는 아울렛, 백화점, 지방 가두 대리점 등 140여 개 매장, ‘클리지’는 120여 개 매장, ‘이프네’는 35여 개 매장, ‘발리스윗’은 2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백화점 중심의 여성 영 컨템포러리 캐주얼 ‘이프네(IFNE)’의 외형 확장을 위해 백화점 유통망을 늘리고 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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