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벌레 실크 상용화’ 성공

누에·거미줄서 추출한 실크 대비 우수한 내구성·유연성
日 코와, 탄소섬유 강화 폴리머와 혼용한 ‘미놀론 시트(Minolon Sheet)’ 개발

TIN뉴스 | 기사입력 2025/01/07 [09:52]

 

일본 나고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제약회사인 코와(Kowa Co.,Ltd.)가 세계 최초로 가방벌레 실크(Bagworm Silk)를 상업화하는데 성공했다. 

 

가방벌레 나방 유충은 다재다능한 실을 입에서 토해내 잎, 나뭇가지, 기타 재료를 묶어 둥지를 만들어 자신을 보호한다. 코와에 따르면 생분해성 실은 누에나 거미줄에서 추출한 실크보다 더 튼튼하고 유연한 것으로 입증됐다.

 

코와는 새롭게 개발한 소재 브랜드명을 ‘미노무시(Minomushi)’, 즉 일본어로 ‘가방벌레’를 의미하는 이름에서 차용해 ‘미놀론(Minolon)’으로 명명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가방벌레라고 부르는 이 벌레의 정체의 정체는 주머니나방(영어명 Bagworm moth 또는 Case moth)의 애벌레(유충)인 ‘도롱이벌레’다.

 

코와는 섬유부터 의류제품 제조까지 다양한 사업 영역을 보유한 코와는 골프 클럽, 기타 스포츠 장비 등에 사용되는 탄소섬유 강화 폴리머와 혼용해 가볍고 강한 소재를 만들 수 있는 실로 만든 시트(Minolon Sheet)를 개발했다.

 

앞서 코와는 2016년부터 가방벌레 실크의 잠재성을 눈여겨보고 실을 추출하기 위해 국립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NARO)와 협력해 곤충을 인공적으로 사육하고 효율적으로 실을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야생 가방벌레는 1년간 1세대를 마치는 라이프사이클을 반복한다.

고치는 누에의 일생 즉 약 2개월 중 번데기가 되기 직전의 2~3일간 한 기간에 만들어져 섬유로 이용할 때는 누에가 있는 채로 고치를 끓이는 양잠과 달리 가방벌레는 실을 수확하는 과정에서 죽지 않는다.

 

가방벌레 실크는 누에 실크와 마찬가지로 ‘피브로인’과 ‘세리신’이라는 2개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누에 실크는 세리신을 제거하는 공정(정련)을 거쳐 의류품 등으로 가공된다.

 

가방벌레 실크는 최고 수준의 탄성률(28.1GPa), 파단강도(2.0GPa), 터프니스를 가지고 있다. 코와는 충격 흡수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거미 실크보다 강도가 뛰어나다고 보고했다. 합성 고무의 탄력성과 탄소 섬유의 내구성을 결합된 수준이라는 것.

 

미와 요시히로 사장은 “가방벌레 실크 기반 소재는 합성 섬유와 탄소 섬유를 대체하여 산업에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가방벌레 실크에서 추출한 섬유는 생분해성이어서 폐기 시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천연에 존재하는 아미노산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생분해된다.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와 비교해 90일간 분해 진행상태를 테스트한 결과, 5%인데 반해 실크는 71% 정도로 나타났다.

 

코와는 스포츠용품 제조업체와 협력해 제품을 개발 중이며, 항공기 부품과 방탄조끼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찾고 있다. 아울러 실크 특성을 활용한 제품 개발과 제조 촉진을 목표를 수천억 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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