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바라본 2025년 의류경기

국내 소비를 결정짓는 거시 환경 ‘그리 녹록치 않다’

TIN뉴스 | 기사입력 2025/01/02 [08:46]

 

전 세계 경제, 사회, 정치 관련 석학들이 꼽은 2025년의 키워드는 불확실성과 무질서였다. 당장 국내 상황만해도 탄핵 정국과 제주항공 참사 등 사회, 정치적으로 혼란스럽다. 여기에 1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수출에도 빨간 불이 켜질 만큼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가운데 대신증권 유정현 팀장 애널리스트는 ‘2025년 의류 산업 전망(글로벌 밸류체인에 속해 있어야 성장) 보고서를 통해 의류 OEM제조와 의류산업의 전망을 내놓았다.

 

먼저 우리나라의 수출형 개방 경제 구조의 특징상 수출 경기에 따라 국내 소비 심리가 크게 영향을 받는 양상이다. 2024년 1분기 소비심리가 일시적으로 회복되었으나 의미 있게 강한 회복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 수출이 회복하고 있지만 흐름이 완만한데 그쳐 소비 심리도 강하게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밋밋한 가운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이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다시 한국 소비자 심리 지수에 영향을 미치며, 소비 심리 반등에 제약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5년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등 글로벌 업황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수출 성장률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25년 GDP 성장률도 올해 전망치 2.4% 대비 낮은 2.0%로 예상했다.

 

상기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2025년 소비 심리도 전반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 중 GDP 대비 민간 소비 가장 낮은 한국

구조적 수요 감소를 겪는 한국 내수 소비시장


 

주요국별 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제일 낮은 편에 속한다.

그만큼 소비가 구조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을 기점으로 민간 소비 비중이 50% 이하로 하락했다.

 

지난 2년간 상승세를 보인 민간 소비 비중은 2025년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다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미국의 민간 소비 비중은 68%에 이른다. 일본의 경우 민간 소비 비중은 55% 수준이다. 양국 모두 민간 소비 비중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 브랜드들은 구조적 내수 수요 감소의 위험 속에 해외 진출이 필수가 되고 있다.

 


 

[브랜드] 

한국 브랜드로 쏠리는 글로벌 소비자들의 관심

① K-culture 의 부상 1

 

일본 라쿠텐 그룹의 플리마켓 앱 ‘라쿠마(Rakuma)’가 매년 10~60세까지 라쿠마 사용자 약 5,000명 이상을 표본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다. 일본 여성들은 한국 패션을 가장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으며, 특히 10대와 20대 연령층에서는 압도적으로 한국을 선호 패션 강국이라는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모든 나라를 합쳐도 그 인기가 한국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오랜 불황의 여파로 구매력이 낮은 10~20대 젊은 여성들을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들이 대부분 망가졌다. 유니클로(Uinqlo)와 같이 저가 전략으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 살아남았다. 젊은 여성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자국 브랜드가 고루하고 식상한 브랜드로 인식 그리고 중국 브랜드는 품질이 좋지 못하다는 평에 반해 한국 브랜드는 트렌드 품질 합리적 가격 3박자를 갖추었다고 평가된다.

 

한국 브랜드는 스트리트 패션 온라인 패션 컨템포러리 등 중가 패션에서 강점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 브랜드들을 소비하는 계층은 K-팝 K-드라마 등과의 접점이 매우 높은 층이다.

 

 

② K-culture 의 부상 2

 

최근 한국 컨텐츠의 인기 상승은 대중문화(Pop culture)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신선함에서 비롯된 인기 대중문화는 새로운 것들을 소비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소구력이다.

 

소비의 본질은 이 브랜드를 소비한다는 ‘효능감’. 

최근 한국 컨텐츠 드라마, 영화, 음악) 등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들 사이에 K-Culture를 소비한다는 효능감이 크게 형성되고 있다. K-컨텐츠 소비가 효능감을 제공해 준 대표적 사례로는 ‘불닭볶음면’과 ‘냉동 김밥’이다.

 

이러한 효능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바이럴을 만들어내며, 매우 파괴적인 모습으로 글로벌 소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브랜드 중 최근 가장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많이 끌고 있는 브랜드는 ‘마뗑킴(Matin Kim)’과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credi)’로 양사 모두 소비 트렌드에 민감한 일본의 10~20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5년 K-뷰티에 이어

K-패션이 주목 받는 해가 될 것

 

‘마뗑킴(Matin Kim)’과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credi)’는 대표적으로 일본에서 한류 바람을 일으키며, 고성장하는 브랜드다. 지난 4년간 연평균 100% 이상의 고성장 마르디 메크르디의 경우 해외 진출로 영업이익률이 약 37~39%에 이른다.

 

특히 이들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대기업 기획 생산 후 백화점에 유통하는 브랜드나 고가의 디자이너 브랜드가 아니며, 주로 소셜 미디어 블로그 등 온라인 기반에서 출발 하고(HAGO), 무신사, 29CM 등 플랫폼을 타고 확장했으며, 경쟁력은 시류를 읽는 기민성 젊은 층에 통하는 감성을 유지하면서 한정판·팝업·협업 등 시시각각 트렌드를 관통하는 디자인을 내놓으며, 성장하고 있다.

 

마뗑킴과 마르디 메크르디는 높은 성장성과 고마진, 해외 시장 성장성으로 P/E(주가수익비율) 15~20배 valuation을 적용할 경우 기업가치가 1조 원 수준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2025년에도 내수 소비 부진으로 국내 패션 시장 성장성은 제한적인 가운데 글로벌 시장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들이 성장이 시장의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 상기 언급된 마뗑킴, 마르디 메크르디(㈜피스피스스튜디오)의 상장으로 K-뷰티에 이어 K-패션이 시장의 큰 흐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25년 양 브랜드의 상장이 예정돼 있는 만큼 상장 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글로벌 성장성 확보된 양사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OEM] 

글로벌 고객사 재고, 이미 충분히 낮은 상태

韓 의류·신발 OEM 기업 주요 고객사,

호실적 발표하며 가이던스 상향 조정 경향

 

 

2023년 과잉 재고 해소에 집중하던 글로벌 소매 업체들은 최근 발표한 실적에서 대부분 매우 타이트한 수준으로 재고가 낮아졌다고 언급했다. Walmart, Target, GAP, Adidas 모두 재고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다만 공급망 병목 심화 해소 과정에서 유례없는 과잉 재고를 경험했던 소매업체들은 발주에 어느 때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2025년 경기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의류 OEM 업계도 수주에 대해 지난해보다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OEM 기업의 주요 고객인 글로벌 소매업체들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는 기업 등장 고객사들의 재고가 낮아진 상황에서 가이던스를 상향하는 흐름은 국내 관련 기업 실적에 긍정적이다.

 

생산 늘릴 이유 있는 브랜드의 제조사 수혜

글로벌 스니커즈 호황, 아디다스 실적 개선 및 생산량 증대 예상

 

아디다스의 2023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글로벌 신발 생산량은 2022년 대비 26% 감소한 3억1,100만 켤레이며, 아디다스의 벤더사인 화승엔터프라이즈의 2023년 매출 성장률 -28%와 매우 유사하다.(USD 기준 2023년은 코로나 때보다도 생산량이 적었던 해로 벤더들 실적에 크게 악영향을 미쳤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고객사인 아디다스의 부진으로 지난 3년간 실적 부침이 매우 컸다.

그러나 아디다스가 2024년 완벽하게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3차례나 상향 조정했다. 아디다스의 2023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신발 생산량은 2022년 대비 26% 감소, 아디다스의 핵심 벤더사인 화승엔터프라이즈의 2203년 USD 기준 매출이 28% 감소했던 것과 매우 유사하다.

 

2023년 아디다스 생산량은 코로나 때보다도 적었던 해로 화승엔터프라이즈와 같은 벤더들의 실적에 크게 악영향을 미쳤다. 2023년 재고 축소로 생산을 줄여야 했던 아이다스는 2024년 실적 회복으로 다시 생산을 늘려야 하는 입장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매출 성장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다.  

 

영원무역은 2023년 상반기까지 의류 OEM산업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나홀로 호실적를 기록하며, 성장했다. 이는 기능성 액티브웨어 시장의 구조적 성장과 영원무역의 경쟁력이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나 2023년 하반기부터 기능성 액티브웨어 시장도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영원무역도 뒤늦게 고객사 실적 부진에 따른 수주 감소로 매출 역성장이 나타났다.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OEM 부문 OPM은 30%에서 20% 초반까지 하락했다. 본업인 OEM 부문의 부진은 2024년 상반기 중 저점을 통과하며, 하반기부터 회복을 기대했다. 글로벌 소매업체들의 재고 축소가 상당 부분 이미 완료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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