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소비비중, 패션·뷰티와 상관관계 낮아”

단 K패션 소비비중 높을수록 한식 소비비중 대체로 높아
2022년 한류로 인한 의류 수출 3억8,800만 달러…전년대비 0.1%↓
패션·액세서리 구매빈도, 한류지수와 상관관계 높아…'한류 활용 마케팅 효과적'

TIN뉴스 | 기사입력 2023/12/31 [20:27]

 

K-패션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일화가 있다.

지난달 12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기념 만찬에서 빌럼 알렉산더(Willem Alexander) 국왕의 연설문에는 ‘K패션’은 언급되지 않았다.

 

전문을 살펴보면 “네덜란드의 많은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은 더 이상 머나먼 미지의 땅이 아니다. 사실 ‘한류’가 우리나라를 휩쓸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은 어디에나 있다. 라디오에서 ‘K-pop’이 나오네요. 영화관 속의 ‘K-영화’. 넷플릭스의 ‘K드라마’. 그리고 슈퍼마켓의 ‘K-food’. 요즘 콜리플라워 대신 ‘김치’를 먹고 우리는 KIA를 끌고 다니며, YouTube에서 ‘K-vlogger’를 팔로우하고 있다. ‘K-뷰티’는 많은 사람들이 열망하는 새로운 이상향이다.”

 

아쉽게도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가 없다. 

과거 중국 젊은 세대들을 상대로 길거리에 진행한 조사에서도 한국하면 떠오르는 배우나 드라마 등을 물으면 몇 초도 걸리지 않고 바로바로 답변이 나왔던 것과 달리 패션 브랜드에 대해선 10명 중 단 한 명도 답을 하지 못했다. 유사한 조사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더구나 블랙핑크, 뉴진스 등 K팝 스타들은 샤넬, 디올, 구찌, 루이비통 등 해외 유명 럭셔리 브랜의 앰버서더(브랜드 홍보대사)가 되거나 해당 브랜드의 옷과 액세서리를 착장하고 등장한다.

 

그렇다고 너무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비록 K-패션을 대표할 만한 브랜드가 없다손 치더라도 패션산업은 한류 열풍에 편승해 매년 성과를 일궈내고 있다. BTS, 블랙핑크, 오징어게임 등 문화콘텐츠가 주도하는 한류의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이와 관련해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매년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해오고 있다.

 

최신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2022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 연구’로, 2022년 실시한 ‘해외한류실태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드라마, 예능,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출판물, 웹툰, 게임, 뷰티, 한식 등 총 11개 유형의 한국 대중문화콘텐츠가 해외 소비자들에 의해 널리 소비되고 동시에 한국의 것으로 인식되는 현상’을 한류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이러한 정의에 따라 한류가 외국 관광객 유입에 따른 국내 소비 증가와 한국의 소비재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해 한류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한국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46조9,000억 원, 수출액은 130억1,000만 달러(약 16조9,572억 원)로 문화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2022년 한류로 인한 총수출액은 120억1,800만 달러로 2021년 대비 2.5% 감소했다. 증가세였던 한류로 인한 문화콘텐츠 상품 수출이 2022년에는 1.3%, 한류로 소비재 및 관광수출도 4.5% 감소하면서 한류로 인한 총수출액은 다시 하락했다. 특히 문화콘텐츠 상품 수출은 75억8,900만 달러, 의류, 액세서리 등이 포함된 소비재 및 관광 수출은 44억2,9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자동차(16.7%)와 관광(10.9%)은 회복세를 보인 반면 다른 소비재 수출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이 중 화장품 수출이 14억4,490만 달러로 가장 비중이 컸으나 전년 대비 13.4% 감소했다. 

 

한류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26조6,1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이는 달러 표시 수출액이 감소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12.9% 절하됨에 따라 원화 표시 생산유발효과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유발효과의 크기는 문화콘텐츠의 경우 게임이 8조7,600억 원으로 가장 컸고, 음악 1조 9,533억 원, 방송 1조 7,359억 원 순이었으며, 소비재 및 관광에서는 화장품이 3조9,949억 원으로 가장 컸고, 식음료 3조490억 원, 자동차 1조5,430억 원 순이었다. 

 

한편 한류로 인한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2조7,0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그리고 한류로 인한 취업유발효과는 15만1,052명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패션·뷰티·한식은 별개

드라마 등 콘텐츠 소비비중과의 상관관계 낮아

 

개별 한류콘텐츠 소비비중의 상관계수는 업종 간 유사성을 보여준다. 

드라마, 예능,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출판물, 웹툰, 게임의 소비비중은 서로 상관관계가 크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소비하면 다른 것도 같이 소비할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 사람이 한국 출판물이나 게임 소비비중도 대체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패션, 뷰티, 한식은 별도의 그룹처럼 보인다. 한국 패션 소비 비중이 높은 사람이 한식 소비비중도 대체로 높다는 의미이고, 드라마 등의 콘텐츠 소비비중과는 상관관계가 낮다.

 

이러한 패턴은 구매빈도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한국 음식, 패션, 화장품 구매빈도는 상관관계가 컸다. 한국 패션, 화장품 구매를 자주 하는 사람들은 한국 음식을 즐길 확률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패션, 화장품, 술, 액세서리, 한식당 구매빈도는 한류지수와의 상관관계도 높다. 이는 한류를 활용한 마케팅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반면 한국 가전, 자동차, 의료, 휴대폰, PC 구매빈도는 한류지수와의 상관관계가 낮다. 대신에 상호 간 상관관계는 높다. 즉 한류를 활용한 마케팅은 효과가 다소 낮을 것이지만 한국 제품을 써본 사람들은 또 다른 한국제품을 구매한다. 한국 의료의 표적 소비자는 한국 가전이나 한국 자동차를 구매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개별 콘텐츠 기업과 소비재 기업들은 위와 같이 다른 콘텐츠 혹은 소비재와의 연계성을 유통 및 마케팅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한류스타를 활용한 굿즈(goods) 제작 및 판매에도 위와 같은 관련성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 한류의 부가가치유발 효과=부가가치 유발효과는 부가가치유발계수와 한류로 인한 수출액의 곱으로 환산한다. 의류의 부가가치유발효과는 2019년 1,854억 원, 2020년 1,923억 원, 2021년 2,095억 원 2022년 2,362억 원으로 매년 성장세다. 의류의 부가가치유발효과는 2022년 기준, 소비재 및 관광합계에서의 비중은 약 5.79%, 전체 합계에서는 약 1.86%를 차지했다.

 

문화콘텐츠 수출 확대 통한 

한류의 경제적 효과 증대

 

한류는 문화콘텐츠뿐만 아니라 소비재, 관광 등 여타 산업의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우리의 문화자산이다. 2022년 한류로 인한 문화콘텐츠, 소비재와 관광 수출을 합하면 그 규모가 약 12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우리나라의 상품과 서비스 수출을 합한 총수출액(8,206억 달러)의 1.46%에 해당한다. 

 

2012년 한류로 인한 문화콘텐츠, 소비재, 관광 수출의 합이 약 59억 달러였으며, 이는 당시 총수출액(7,068억 달러)의 0.83%를 차지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총수출은 1.16배 증가한데 비해 한류로 인한 수출은 2.05배 증가함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에서 한류의 기여도가 크게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문화콘텐츠 수출과 서비스 수출을 비교하면, 2012년 문화콘텐츠 수출은 39억 달러로 서비스 수출 1,033억 달러의 3.8%였는데, 2022년에는 111억 달러로 추정되어 서비스 수출 1,199억 달러의 8.5%까지 증가했다. 제조업 상품 수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한국의 서비스 수출을 확대하는데 한류 관련 문화콘텐츠 수출이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대비 2022년 문화콘텐츠 수출 규모를 품목별로 보면 만화가 지난 10년 동안 6.7배로 늘어나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고, 이어서 음악 4.3배, 방송 3.2배, 영화 3.1배, 게임 3.0배 순이었다. 이들 5개 품목이 한류 관련 문화콘텐츠의 핵심으로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 한류의 국민 경제적 파급효과=한류로 인한 수출 증가는 전반적인 국내 생산의 확대를 가져온다. 한류로 유발된 국내 생산의 증가가 다시 생산요소의 수요 증가라는 순환 과정을 거치며, 한류는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중 중요 지표인 한류의 생산유발효과는 2022년의 경우 26조6,1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생산유발액은 생산, 고용, 부가가치 등 전체 산업에 미친 파급 효과의 총합을 뜻한다. 의류의 한류 생산유발효과는 2019년 6,769억 원, 2020년 7,022억 원, 2021년 7,650억 원, 2022년 8,625억 원으로 증가세다. 특히 2022년 생산유발효과는 소비재 및 관광합계(112조363억 원)의 의류 비중은 약 7.17%, 전체 합계에서는 약 3.24%를 차지했다.

 

소비재 한류영향계수와 한류관광객 비중을 이용해 도출한 한류로 인한 소비재와 관광 수출액은 44억 2,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한류로 인한 자동차 수출이 늘어나고 한류 관광이 다소 회복되었지만, 여타 소비재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의류의 경우 2022년 소비재 수출액은 21억8,300만 달러, 한류로 인한 수출액은 3억8,800만 달러로 모두 전년 대비 0.1% 소폭 감소했다.

 

 

중동 지역 한류 인기 확산

10~30대 여성, 한류콘텐츠 핵심 소비층

 

2022년 해외 각국의 한류 콘텐츠 소비는 2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보이나 동남아시아 지역(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은 가장 굳건한 한류 인기 지역이며, 중동 지역(UAE,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도 한류 인기가 광범위하게 확산했음을 확인했다.

 

중남미(브라질, 멕시코)도 새로운 한류 인기 지역으로 나타났다. 

2019년 중동국가로는 처음 두바이에서 한류박람회(Korea Brand & Content Expo, Dubai)가 열렸다. 한류를 앞세운 국내 소비재, 서비스 마케팅 기업들이 참가한 가운데 관람객 1만 명 이상이 방문해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 지난해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렸다.

 

반면 유럽과 미국, 호주 등에서 한류 인기가 전년보다 대폭 낮아진 건데 이들 지역에서 한류 확산이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해외 소비자별 콘텐츠 소비 취향 

파악 위한 정보 수집 노력 필요

 

또한 한류 콘텐츠 소비 패턴에 변화가 감지됐다.

실험적 이용자의 비중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자신의 취향이나 선호에 맞는 소수의 한류 콘텐츠에만 주로 관심을 보이는 소비 트렌드가 발견됐다.

 

한류콘텐츠 소비에서 연령별 편차도 커졌다. 10~30대 여성이 한류콘텐츠 핵심 소비층이며, 20~30대 남성도 중요한 소비층이다. 핵심 소비층의 관심사를 충족시키는 콘텐츠를 지속해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맞는 한류 촉진방안은 서로 다른 취향을 만족시키는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이며, 해외 각국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취향을 파악하기 위한 정보수집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류라는 것을 의식하거나, 한국에 대한 호감으로 다양한 한류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관련성이 낮은 한류콘텐츠 간 교차 촉진은 효과가 낮다고 지적했다. 다만, 드라마, 영화, 그리고 웹툰처럼 서로 관련성이 높은 콘텐츠의 경우는 교차 촉진의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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