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소매 리더, 한 자리에

국제소매총회(WRC 2023)서 통찰력 공유 및 현안 논의
기술적 지속가능성·AI·소비자 역할 주요 주제로 다뤄

TIN뉴스 | 기사입력 2023/05/08 [09:39]

  

소비자 트렌드의 원동력이자 현재 소매 상태를 대표하는 패션·소매 분야의 세계 리더들이 4월 25~2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World Retail Congress 2023(국제 소매총회·이하 ‘WRC’)’에 모였다.

 

망고, 프리마크, 잘란도, 세포라 등 소매업체 전문가들은 3일간의 총회 기간 패션·소매 분야에서의 기술적 지속가능성, AI, 소비자 역할 등을 주요 주제로 정보를 공유하고 방향성을 함께 고민했다.

 

기술적 핵심으로서의 지속 가능성

 

지금까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패션 기업의 담론은 주로 근접성, 생태적 직물, 순환성, 탄소 폐기물 등이었다. 따라서 기술 발전은 패션 기업이 직면한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에 대응하는 데 있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Deloitte)와 WRC는 공동 작성한 보고서에 패션산업이 기술을 사용해 산업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장기적인 이점으로 전환될 수 있는 지속가능성의 빠른 승리를 주도하는 방법을 탐구했다.

 

Deloitte DTTL의 글로벌 패션·럭셔리 리더인 카라 마틴(Karla Martin)은 “소매 산업이 생산에서 소비자 행동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서 초래한 피해로 인해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 왔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보다 지구 친화적인 관행을 만드는 과정은 더디었고, 부분적으로는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도구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클라우드 기반 기술은 소매업체가 모범 사례와 수익 결과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버버리(Burberry)는 2025/26 회계연도까지 주요 원자재를 100% 추적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딜로이트의 ‘Global Powers of Retailing 2023 보고서’에서 버버리의 기업 책임 부사장인 Caroline Laurie는 “지속 가능성 전선에 대한 야망을 갖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소매 업계는 의류 대여 및 재판매와 같은 완전하게 새로운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하기 위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기술이 지속가능성 서비스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예는 망고(MANGO)의 ‘지속가능성 여권(Sustainability Passport)’이다. 망고의 여성복, 아동복, 홈 부문 총책임자인 Luis Casacuberta는 “Think with Google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의 72%는 구매 시 브랜드의 가치가 자신의 신념을 반영하는지 여부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핵심 우선순위로서의 목적

 

3일 간의 총회 내내 소매업체 리더들은 “기업이 환경 뿐 아니라 사회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익 이상의 목적을 갖고 지구와 인간에게 좋은 지속가능한 조치를 우선시함으로써 기업이 보다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고객과 연결하고 더 큰 투명성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국제백화점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Department Stores)의 Selvane Mohandas du Ménil 이사는 총회 기간 패널 토론에서 “우리는 제품을 인간화하고 우리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는 계속해서 구매력을 높이고 소비자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더욱 악화되는 경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47%는 지속가능한 대안이 종종 더 비싸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지속가능한 상품과 서비스에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에게 탄소 발자국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WRC의 이안 맥개리글(Ian McGarrigle) 회장은 “오늘날 소비자는 소매업체와 그들이 구매하는 브랜드가 지속 가능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진정으로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면서  “이제는 협상할 수 없는 수요가 되고 있어 소매업체는 다음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고 공급망을 재조정해 보다 지속 가능한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는 공급망을 혁신한다

2027년까지 패션 분야 AI 가치, 44억 달러 이상 전망

 

기업이 일상적인 운영에 AI를 구현하는 것은 현재 겪고 있는 가장 혁신적인 변화 중 하나다.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통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알고리즘과 함께 AI를 공급망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시 되는 것도 이러한 기술 발전과 정확히 일치한다.

 

AI는 공급망을 모니터링하고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또 배송을 추적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으며, 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잠재적인 문제를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송이 지연되는 패턴이 있다면 AI가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수요, 공급 및 기타 요인에 대해  예측할 수 있다.

 

재고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재고는 창고에 보관되어 여러 팀에 할당되었으며, 차례로 실제 매장, 웹샵 및 도매업체에 분배됐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더 이상 옴니채널 세계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AI는 수요 예측, 가격 책정, 다단계 재고 최적화, 지능형 재고 할당, 제어 및 보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스쿨의 스캇 갤로웨이 마케팅 교수는 총회에서 “세계 경제와 소매 부문의 가장 큰 혼란은 AI가 될 것이며, 이를 따르지 않는 기업은 뒤쳐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AI가 머천다이징과 매장 디자인을 혁신할 것이라도 했다.

 

The Insight Partners에 따르면 패션 분야의 AI는 2027년까지 44억 달러(5조9,004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AI는 소비자가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는 방식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 이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고 개선할 것이다.

 

최근 화두인 챗GPT로 인해 젊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구글을 유일한 정보 검색 소스로 보지 않고 있다. 챗GPT 또는 틱톡과 같은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사용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 티파니 예(Tiffany Yeh) 상무이사는 “팬데믹 이후의 소매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어렵고 복잡하며, 경쟁적”이라면서 “대부분의 소매업체는 AI 기반 솔루션을 채택할 기회를 간과하고 있다, 우리는 AI 기반 솔루션의 이점을 활용하고 비즈니스를 미래로 이끌기 위해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매업체 중 ‘AI 투자’, 고작 13% 

 

WRC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진행한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조사에 참여한 소매 리더 중 13% 미만이 조직이 AI 기반 솔루션과 같은 장기 전략에 투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국제 소매 총회(World Retail Congress)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매업체는 주요 문제를 해결하고 탄력성과 구조적 이점을 개선하기 위해 AI와 같은 장기적인 솔루션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12개 소매 부문의 550명 이상의 고위 리더들이 ‘불확실한 가운데 AI가 소매업체에게 회복력을 제공한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위해 설문조사에 답했다. 이 보고서는 소매업체의 2023년 전망과 AI가 가장 시급한 비즈니스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소매업체들은 올해도 경제 및 운영상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 대체로 동의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65%가 올해 경제가 완만하거나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11%는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또 응답자 중 13% 미만이 조직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솔루션과 같은 장기 전략에 투자하고 있으며, 가격 인상, 마케팅 캠페인 실행과 같은 단기 수정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소매업체들은 현재 어떤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일까?

소매업체는 상품 비용 상승을 해결할 때 기본 사항을 고수하고 있다. 상품 비용 상승에 대응해 응답자의 55%는 조직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고 있으며, 52%는 공급업체와 재협상 중이라고 응답했다.(단 주요 솔루션이 비용 추적 및 관리 프로세스인 아시아는 제외된다.)

 

지출이 정체되면서 소비자 기대치 변화

 

이 연구는 아시아 이외의 지역에서 대부분의 소매업체가 소비자 지출 감소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보다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도구로서 AI를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공급망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소매업체는 거의 없다.

소매업체는 이러한 솔루션과 전반적인 공급망 전략에 AI를 내장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어지는 변동성의 근본 원인을 더 잘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비교적 미개척 기회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기능과 결합된 이러한 AI 지원 인사이트는 소매업체가 2023년 공급·수요 변동성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장기적으로 더 유연하고 더 정확하게 니즈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소매업체는 AI를 이용해 전략적·재정적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① 조직이 직면한 문제와 AI가 지속가능한 이점을 창출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파악한다. ② 비즈니스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용 사례를 결정한다. 비즈니스 가치에 초점을 맞추면 데이터 과학자뿐만 아니라 전체 조직이 AI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③ 비즈니스 기회, 타당성 및 목표를 기반으로 이러한 고부가가치 사용 사례의 우선순위를 지정한다. ④ 기술을 구축, 테스트 및 반복한 다음 신속하게 확장해 빠른 효과를 제공하고 역량을 구축하며, 조직을 혁신한다.

 

기술보다 소비자

 

마지막으로 또 다른 주요 주제는 ‘소비자의 관련성’이다. 소비자 경험은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를 넘어선 무형의 가치로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의 수많은 상호작용과 순간, 접점으로 구성된다. 이는 고객 브랜드 충성도의 핵심이기도 하다.

 

Marks & Spencer, Wumart(중국 소매기업), American Eagle & Aerie, AWWG의 CEO들은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면서 “기술은 오늘날 소매업의 성공에 필수요소이지만 우리 브랜드의 소비자가 준비되었는지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는 구현할 수 없다”는데 동의했다.

 

시장을 알고 소비자를 아는 것은 시장이 점점 더 변화하고 니즈가 증가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다양한 선호도와 다양한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게 중요한 정보다. 따라서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가치를 제안하는 것은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격차를 만들 것이다.

 

소비자와의 더 큰 참여를 달성하는 것과 관련해 논의된 다른 변수 중 하나는 지속가능할 수 있는 특정 지역 조치의 구현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Jumia의 前 사장인 Juliet Anammah는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구매할 때마다 나무를 심기 위해 돈을 기부하는 특정 소비자 계층을 겨냥한 소규모 캠페인을 테스트한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결과는 놀라웠고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방식의 기술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여전히 성공의 기본 축이다. 더 이상 제품에 관한 것이 아니며, 매력적인 제품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는 소매업체가 고객의 니즈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실패가 보장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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