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환심 산 중국, ‘영향력 확대’

온두라스, 3월말 대만과 단교·‘中과 수교’
대만 수교국 중 중남미는 과테말라 등 단 3곳 뿐
배후서 대만 총통 지원하던 미국의 중남미 입지 타격

TIN뉴스 | 기사입력 2023/04/17 [13:37]

 

중남미에서 대만의 핵심 수교국이었던 온두라스가 3월 26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를 체결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중국 입지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중국 전문가 포럼(CSF) 뉴스브리핑에 따르면 온두라스와 대만은 1941년 첫 수교 이후 82년 간 외교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단교의 배경에는 온두라스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서 창출되는 경제 발전 기회에 주목했다는 분석이다. 2022년 기준 중국과 온두라스의 무역 규모는 15억8,900만 달러(2조955억7,320만 원), 이는 대만과의 무역액의 10배 이상이다.

 

중국과 온두라스는 베이징에서 공동성명을 내고 대사급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데 합의했다. 공동성명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이며, 대만은 주욲 영토의 일부로 이는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온두라스 정부는 세계 181개국과 함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며, 대만과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고 밝혔다.

 

에두아르도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무부장관은 “온두라스는 현재 한 해 경제 총량과 맞먹는 200억 달러(26조3,740억 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다. 올해 추가로 지불해야 할 부채만 23억 달러(3조323억2,000만 원)다”며 “대만에 연간 5,000만 달러(659억2,000만 원) 규모의 원조를 1억 달러로 늘려달라고 요청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 학계는 온두라스가 대만 대신 중국과 손잡은 것은 대세에 따른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정젠(郑剑) 샤먼대학(厦门大学) 타이완연구원 교수 겸 전국타이완연구회(全国台湾研究会) 이사는 “온두라스가 중국과 수교를 맺은 것은 대세에 따른 결정이며, 양안 관계의 큰 흐름과 각자의 이익을 가늠한 가운데 선택한 필연적인 결과”라고 보았다.

 

장스쉐(江时学) 상하이대학(上海大学) 석좌 교수 겸 라틴아메리카연구센터 주임은 “온두라스는 타이완과의 단교를 결정하기 전 오랫동안 고심을 했을 것이며, 미국과 타이완도 단교를 막기 위해 온두라스에 압력을 행사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두라스가 단교를 결정한 것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국제사회의 공통된 견해를 존중하려는 온두라스의 결심과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온두라스 정부의 대만과의 단교 발표 직후 미국과 대만은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우자오셰(吴钊燮)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온두라스가 타이완에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경제적 원조를 요구하며 양안의 제안을 저울질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온두라스의 단교 결정은 주권에 의한 결정”이라면서도 “중국은 외교적인 인정을 얻기 위해 줄곧 실현하지 못할 약속을 제시한다”라고 꼬집었다.

 

그간 중남미는 대만 입지가 비교적 안정적인 지역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온두라스와 대만의 단교로 중남미에서 중국 입지가 확대됨에 따라 배후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지원 사격해왔던 미국의 장악력이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하이둥(李海东) 중국 외교학원(外交学院) 교수는 “온두라스와 타이완의 단교로 타이완 문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의 행동에 반감을 갖는 국가가 점점 많아졌다는 점이 재차 증명되었다. 타이완 문제에 있어 미국의 고립이 점점 뚜렷해질 것이며 미국은 좌절감을 느낄 것”이라고 보았다.

 

대만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취임 이후 재임기간 중 대만과 단교한 국가는 온두라스를 포함해 9개국이다. 현재 대만의 공식 수교국은 13개국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온두라스와의 단교 여파가 집권당인 민진당과 대만 선거에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하이둥 교수는 “민진당은 국제사회에서 타이완의 독립을 대대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우방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단교 사건이 내년 1월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며 타이완과 단교하는 국가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스쉐 교수는 “현재 타이완과 수교 중인 중남미 국가는 7개국 정도다. 미국은 소위 말하는 우방 외교를 유지하기 위해 이들 국가에 압력을 행사할 것이다. 어떠한 결과가 나올 것인지는 지켜보아야겠지만, 더 많은 국가가 타이완과 단교할 것이며 ‘하나의 중국’이라는 국제적 공감대를 존중하고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응 나선 대만, 남은 중남미 수교국 방문

브라질, 중국과의 무역에 위안화 결제 합의

 

현재로선 대만과 정식 수교를 맺은 국가는 14곳에서 13곳으로 줄었다. 특히 중남미 국가 중에는 과테말라, 벨리즈, 파라과이 3곳 뿐이다.

 

차이잉원 총통은 온두라스와 단교한 직후 중남미 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차례로 방문했다. 특히, 대만의 중남미 핵심 수교국인 과테말라에서는 사흘 동안의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맞이한 과테말라는 알레한드로 잠마테이(Alejandro Giammattei) 대통령의 발표를 통해 “대만은 과테말라의 오랜 우방국이었으며, 앞으로도 과테말라와 대만의 우호 관계는 굳건할 것”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과테말라는 현재 중남미에서 대만과 가장 강력한 결속을 보이는 국가다.

 

대만 총통의 방문을 환영한 과테말라를 향해 중국 정부는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성 입장을 전달함과 동시에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며, 대만과의 단교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한편 과테말라와 벨리즈 방문 일정을 마친 차이잉원 총통은 케빈 맥카시 미 하원 의장과 회담을 가졌다.

 

이처럼 중남미에서의 중국 영향력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지난 3월 29일 브라질과 중국 정부는 앞으로 상호 무역 시 상대방 국가의 통화로 결제를 하기로 합의했다. 즉 브라질은 앞으로 무역 시 중국 위안화로 수입 또는 수출 물품의 대금을 주고받게 된다.

 

이번 양국 간의 합의로 향후 브라질의 국제 무역에서 미국 달러가 미치는 영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사실 이번 무역결제 통화 변경 합의 이전부터 이미 중국은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이다. 2009년 이후 연간 무역액 기준 중국과 브라질의 교역 규모가 가장 컸으며, 2021년에는 중국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곳이 브라질이다. 경제적으로 중남미 최대 인구국인 브라질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수년 전부터 중남미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중남미 각국에 병원과 인프라 건설 자금을 지원하거나 경제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여기에 중국의 對중남미 정책에는 자원 외교도 포함되어 있다.

 

중국은 사실상 정부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여러 기업을 활용해 리튬, 구리 등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원 다수의 채굴권을 확보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페루와 칠레로, 이들 국가 경제에서 중국 기업의 비중이 상당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은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울 동안 중국은 중남미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많은 자원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 다수의 중남미 국가가 경제적, 외교적으로 미국보다 중국에 치우친 선택을 늘려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미국은 더 이상 중남미 지역에서 패권 국가로서의 위상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에는 국내 섬유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대미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으나 향후 중국 영향력 확대에 따른 미중 간 분쟁이 격화될 경우 상당한 악영향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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