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열리지 않는 美 수출시장

미국 의류 과재고 이슈 아직 미해결..상반기 재고소진 총력

TIN뉴스 | 기사입력 2023/03/24 [10:54]

 

베트남 호치민 지역 가동률 40%대

현지 이르면 8월 이후 신규 발주 전망

 

미국 의류 소비 회복 속도가 더디다. 

지난 주 미국 주요 백화점, 소매 등 국내 주요 바이어들의 지난 회계연도 실적보고서가 공개됐지만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대부분이 20% 이상 줄면서 적자를 맛 본 곳이 대부분이었다.

 

재고량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재고 소진에 총력이다. 지난해 말만 해도 올해 2분 이후에는 신규 발주가 있지 않을까 전망했으나 그 시기가 더 늦어질 것 같다.

 

최근 베트남을 방문한 업계 관자에 따르면 일부 업체를 제외하곤 호치민 지역 가동률이 평균 40%대에 불과하다. 업체 관계자는 “4~6월 비수기까지 더해 빨라도 8월에나 신규 발주가 진행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는 분위기다. 신발 역시도 5월 이후가 고비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주 5일 가동을 한다고는 하지만 물량은 채 5일치가 안 될 정도로 힘겨운 상황.

여기에 섬유 공장 인근에 전자, IT 등 첨단 기업들이 들어서거나 이미 가동 중인 이들 업종들이 눈에 가시다. 저조한 가동률과 인건비 부담을 떠안으면서도 일부 주 4~5일 근무를 유지하고 있는 건 당장 근무시간을 단축시킬 경우 대거 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미 수출업체 관계자는 “수출 실적이 전무하다. 바이어들이 최소 물량이라도 유지해준다면 모를까 현재로선 바이어들도 재고 소진 때문에 신규 발주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증권업계 “1분기 실적, 전년 4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현재 재고완화 속도라면 하반기에는 재고 수준이 감소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섬유의복 브랜드사의 실적은 소비 심리 약화 영향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내수 브랜드사는 평년대비 따뜻했던 날씨와 내수 소비 둔화 영향으로 타격이 불가피했고, 수출 브랜드사도 글로벌 의류 수요 감소와 미국 시장 과재고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반면 수출 OEM사 실적은 전방 시장 분위기에 따라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경기민감도가 높은 고객사를 둔 업체는 타격이 있었고, 방어력이 있는 고객사를 둔 업체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대표적으로 2022년 4분기 기준 한세실업 매출은 -7%, 영원무역 +37%, 화승엔터프라이즈 +15%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올해 1분기 섬유의복 브랜드사의 실적 분위기는 4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며, 국내외 의류 수요 분위기가 4분기 때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는 소비 심리 약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의 의류 과재고 이슈는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반적으로 저가 의류의 과재고 현상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아직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주요 마트 채널은 아직까지 의류 재고에 대해 보수적인 톤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월마트(Walmart)의 실적 컨퍼런스 콜에 따르면, 현재 월마트의 재고 수준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의류 관련 카테고리는 아직 재고 조정 작업이 더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2023-24회계연도에는 슈퍼볼, 발렌타인 등 이벤트 영향으로 의류 포함 내구재 매출이 높은 한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타겟(Target)은 의류 판매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편이었다.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타겟은 월마트와 마찬가지로 재고 수준이 아직 주의단계라고 언급했다. 현재 자유소비재 항목의 재고 수준 전년동기대비 -30% 감소했지만, 재고 소진 작업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Target 은 매출 가이던스로 ‘+낮은 한 자리 수 성장~낮은 한 자릿 수 감소’를 제시했다. 가이던스 성장률 폭이 넓어진 이유는 의류 포함 내구재 부진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웨어, 재고부담 골머리 

 

VF, 아디다스, 나이키 등 스포츠웨어는 재고 부담이 확대되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일부 브랜드는 재고 이슈가 점차 해소되는 분위기다.

 

VF는 최근 재고 부담이 확대됐다. 공급망 이슈 때문이다. 팬데믹 이후 제품 생산 리드타임이 길어지면서 재고 예측 시기가 이전보다 빨라졌고, 그만큼 정확도도 줄었기 때문이다. 재고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일부 소비자의 주문 취소가 늘어나고 이에 재고 부담은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 전체 재고는 +101%(순재고 약 +10%), 재고자산회전율을 전년동기대비 -1.5회 감소했다.

 

VF의 실적 컨퍼런스 콜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 브랜드가 과재고 수준이고, 특히 아메리카 지역이 가장 심각하다. VF는 올해 1분기까지 약 3억 달러 규모의 재고 조정을 진행하며, 주요 브랜드의 다음 시즌 캠페인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재고 조정 효과가 단기간 내 가시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아디다스(Adidas) 역시 재고 부담이 크다. 4분기 전체 재고는 +49% 증가, 재고자산회전율은 전년동기대비 -0.4회 감소했다. 실적 컨퍼런스 콜에 따르면 지난해 Ye와의 협업 중단 이후 관련 제품 판매 중단 이후 재고 부담이 증가했고, 중국 시장 부진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에 상반기에는 재고 소진에 집중하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신제품 출시에 나선다.

 

반면 나이키(Nike)는 상황이 조금 나아지고 있다. 2022년 9~11월 재고 수준은 전분기 대비 -3%, 재고자산회전율은 0.1회 증가했다. 북미 지역 재고는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했고, 봄 시즌 재고가 기존 시기 대비 이르게 입고됐음에도 재고의 전년대비 증가율이 지난 분기 대비 완화되는 흐름이다. 재고 안정화를 위해 하반기 신규 주문 물량을 줄였고, 공급망 이슈가 점차 안정화되면 재고 관리 과정도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中 리오프닝 효과 가시화

2분기부터 본격적인 반등 전망

 

한편 중국은 리오프닝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으나, 본격적인 반등은 2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수 업체는 상반기 기저도 높고, 신사업 투자가 이어질 예정이기 때문에, 이익 성장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OEM 업종은 업체마다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다. 

 

작년부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되었기 때문에, 의류 경기에 예민한 고객사를 둔 업체는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방어력이 있는 고객사를 둔 업체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美 1월 섬유의류 수입 20.7% 급감

상위 10개국, 아시아 지역 감소…공급망 혼전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국내 섬유류 수출이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감소세로 불안한 출발을 보인 가운데 미국 섬유·의류국(OTEXA)이 1월 미국 섬유의류 수입물량 통계를 발표했다.

 

1월 미국이 수입한 섬유·의류 물량은 총 68억2,710만㎡로 전년동월대비 20.7% 급감했다. 섬유(46억6,980만㎡)는 22.1%, 의류(21억5,730만㎡)는 17.5% 각각 급감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원사 2.8%, 직물 25.6%, MADE-UP AND MISC 20.0%, 비의류 22.1% 각각 감소했다.

 

미국의 상위 수입 10개국 현황 역시 혼전 양상이다. 

▲1위 중국( -26.8%) ▲2위 인도(-20.9%) ▲3위 베트남(-7.0%)가 나란히 20% 이상 급감한 가운데 ▲4위 터키(+6.7%) ▲5위 말레이시아(+496.4%) ▲6위 멕시코(+13.4%) ▲9위 인도네시아(+19.7%) ▲10위 이탈리아(+157.3%) 수입물량이 증가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급감이 두드려졌다. 7위 파키스탄(-5.8%), 8위 방글라데시(-7.8%) 역시 6% 안팎으로 감소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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