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 “기술 가치 재평가가 관건”

기반공정 및 차세대 공정기술로서의 가치 부각 등 전략 수립 필수
이상운 섬산련 회장 위원장으로 구성된 뿌리산업 지정 추진위원회 첫 회의

TIN뉴스 | 기사입력 2023/02/22 [07:44]

  

섬유패션업계의 뿌리산업 지정 요구 목소리에 출범한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이하 ‘섬산련’) ‘섬유패션 뿌리산업 지정 추진위원회’가 지난 2월 14일 첫 회의를 열고 뿌리산업 지정을 위한 첫 삽을 떴다. 그동안의 뿌리산업 지정과 관련한 단체별 혼선을 피하고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섬산련(섬유패션 뿌리산업 지정 추진위원회)을 구심점으로 전략을 펼치겠다는 취지에서다.

 

사실 뿌리산업 지정이 간단치가 않다. 

우선 뿌리산업, 뿌리기업 용어에 대한 이해와 그 이해를 바탕으로 전략적이 필요해 보인다.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제3조(뿌리산업의 범위) 법 제2조제2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이란 별표 2에 따른 업종을 말한다.(표 참조)

 

즉 섬유패션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섬유염색가공 등 섬유 관련 기술이 ‘제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기반 공정기술’ 또는 ‘제조업의 미래 성장 발전에 핵심적인 차세대 공정기술’로서의 가치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주력산업 및 신성장동력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관련제품의 국내외 시장 점유율, 해당 분야의 연구동향 및 기술 확산 효과를 고려해 뿌리기술 지정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기반 공정기술 및 차세대 공정기술로서의 가치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섬유염색가공기술’의 경우 단순히 의류 염색에 국한되지 않고 미래발전 산업과의 연관성도 점차 증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뿌리기술로 재평가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자동차, 항공기, 선박 산업에 인테리어 내장재 등에 활용 ▲전자산업 분야의 전자기기의 전자파 차폐소재 가공 ▲건축 산업 관련 목조건축용 방습/투습방수 소재 가공기술 ▲의료 산업 분야 메디컬 재료의 표면 코팅기술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염료, 조제, 화공약품, 기계 산업 등 유관 산업과의 파급 효과도 크다는 식의 가치를 부각시켜야 한다. 

 

“단순히 산업 또는 업계가 어려워 존폐위기다 그러니 정부가 뿌리산업으로 지정해 정부 지원을 받게 해 달라. 그래야 우리 산업이 산다”는 식의 명분으로 접근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뿌리산업 지정 및 심의 등의 주무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장비총괄과’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내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을 위원장으로 각 부처별 차관 및 업계 단체, 학계 등 3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 ‘뿌리산업발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뿌리산업 관련 기본 계획 수립 및 시행에 관한 사항 ▲제도 도입·변경, 발전시책 관련한 관계 행정기관 간 업무 협의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가 뿌리산업 관련 정부지원사업 공모 및 지원을 비롯해 뿌리기업 확인서 및 뿌리산업 확인서 발급 등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뿌리기술에 해당하는 기술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뿌리기업’임을 확인하는 목적으로 뿌리기업 확인서를 발급(발급일로부터 3년 유효)하고 있다. 확인서를 취득해야 뿌리산업 관련 정부 지원제도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뿌리기업 확인서 발급의 기준인 지정 요건은 ▲해당 기업의 총매출액 중 뿌리기술을 이용해 제조한 제품의 매출액 비중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고시하는 뿌리산업 우수 숙련기술자의 비율, 특허 및 연구개발 전담 부서 보유, 부채비율 등에 관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물론 뿌리기업 인증서를 취득했더라도 기업 스스로의 유지 노력이 필요하다. 제14조의3(뿌리기업 확인의 취소)에 근거, 제2조제3호에 따른 뿌리기업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게 된 경우, 부도, 폐업 또는 휴업 등으로 기업 활동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취소된다.

 

세계 주요 선진국의

뿌리산업 고도화 정책

 

◇ 독일은 뿌리산업의 ‘지능형 제조시스템’으로 진화를 위한 제조업 혁신 강화를 수립하고 있다. 독일은 히든 챔피언인 Mittelstand(강소기업)와 각 지역의 대학들이 Technologischer Park를 구성해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제조업의 혁신을 추진한다. 

 

그리고 미래형 제조기술개발 및 시장 지향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목표로 2006년 뿌리기술을 포함한 17대 첨단기술 분야를 지원하는 ‘하이테크 전략’을 수립, 2006~2009년까지 뿌리산업에 2억5,000만 유로(3,476억5,250만 원)를 지원했다.

 

이어 2010년 뿌리기술을 포함한 첨단 제조업 산업 육성을 목표로 ‘첨단기술전략 2020’을 발표해 첨단 기술개발을 지원했다. 또한 2012년부터는 뿌리산업의 첨단화를 위해 ICT융합 스마트 공장개념에 사이버보안, 법·제도 및 인력양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해 오고 있다.

 

◇ 미국은 첨단제조를 위한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첨단제조기술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산업계, 학계, 정부가 공동으로 ‘제조혁신네트워크(NNMI)’를 구축해 혁신 가속화 및 제조 기술의 상용화 지원을 2013년부터 10년간 10억 달러(1조3,000억 원) 투자 및 45개 기관의 참여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어 2015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경제 국가 지위 유지와 당면한 국가적 과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신 미국혁신전략(New Strategy for American Innovation)’을 발표하고 첨단 제조업 등 9대 전략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미국은 에너지성 ‘Beyond 2000: A Vision for American Metal Casting Industry’라는 보고서에서 2020년 주조, 소성가공 산업 등 뿌리산업을 환경 친화적 고기술·혁신의 세계적 기준을 제시하는 산업이라고 전망했다.

 

◇ 일본은 뿌리산업 및 관련 제조업 기반기술 고도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2009~2010년 도요타 자동차 리콜 사태 이후 ‘가이젠(改善·생산과 관련된 모든 활동에 대해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일)’ 정신을 재정립하며, 경제성장의 근본은 제조업이라는 인식을 통해 기술·자본집약형 산업생산 거점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뿌리기술 목표기술을 제시하고 세분류 기술개발 계획을 세워 범국가적 연구개발 활동을 진행 중이며, 특히,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 및 자원재활용·온실효과 감소를 위한 기술개발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 및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 중국은 제조업의 양적성장에서 질적 고도화로 산업구조 전환을 위해 선진기술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선진국으로 빠르게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클러스터 발전전략’을 통해 2005년부터 금형업체 2만 개사를 기반으로 30여개의 금형 집적화 단지를 조성해왔으며, 이어 2015년에는 2025년까지 글로벌 제조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Made in China 2025’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제조업의 공통 과제로 혁신능력 제고, 품질 제고, 제조업과 정보화의 결합, 녹색성장을 제시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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