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가 ‘ESG’를 사랑하는 이유?

MZ세대 10명 중 7명, “가격·조건 같으면 친환경 제품 구매”
블랙야크·빈폴 등 패션기업들도 ESG 경영 앞장서

TIN뉴스 | 기사입력 2023/01/15 [10:41]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사이에서 ‘ESG’ 열풍이 거세다. MZ세대는 기존 세대와 달리 기업의 윤리성, 투명성과 환경관까지 고려해 제품을 구매하고, 자신들의 소비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는 통계에서도 드러나는데, 지난 2022년 4월 대한상공회의소는 ‘MZ세대가 바라보는 ESG 경영과 기업인식 조사’를 발표했다. 만 20세 이상 남녀 3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약 64.5%의 MZ세대는 ‘ESG를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이 더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ESG 우수 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때 경쟁 제품보다 얼마를 더 낼 의향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2.5~5.0%(48.4%)’, ‘5.0~7.5%(21.6%)’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지난 2021년 MZ세대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약 71.0%의 MZ세대가 ‘가격, 조건이 같다면 친환경 활동 기업의 제품을 살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섬유·패션 분야 역시 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8살 직장인 김모 씨는 “파타고니아와 프라이탁을 좋아한다”며 “유행을 따라간다는 이유도 있지만, 둘 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우선 구매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친환경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슬로건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다. 1973년 이본 쉬나드가 창업한 파타고니아는 독특한 환경 철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모든 면제품은 살충제를 쓰지 않는 유기농 목화로 제작하며, 매년 매출의 1%를 ‘지구세(Earth Tax)’로 자연환경의 보존과 복구에 사용한다. 그 결과 파타고니아는 2008년 세계적인 금융 위기에도 25% 이상 성장한 바 있다.

 

프라이탁(FREITAG)은 1993년 스위스에서 마르쿠스 프라이탁,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가 창업한 브랜드로 방수포를 재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제품의 가격이 2~30만 원을 호가하지만, 매장 방문이 1주일에 한 번으로 제한될 정도로 인기 있다.

 

패션마케팅학과에 재학 중인 22살 대학생 이모 씨는 “먹는 것조차도 ESG를 따지는데, 의류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교수님들도 친환경, 복지 마케팅을 비롯한 ESG의 중요성을 강조하신다. 우리나라는 블랙야크가 적극적으로 친환경 상품을 출시,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MZ세대)는 착한 기업, 제품은 SNS에 올리기도 한다. 앞으로 ESG 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은 점점 ‘나쁜 기업’으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브랜드로는 ㈜비와이엔블랙야크(회장 강태선)가 제품, 마케팅, 플랫폼 등 경영 전반에서 ‘그린야크(GREENYAK)’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는 국내 PET병을 재활용하는 친환경 제품 ‘플러스틱(PLUSTIC)’ 생산을 확대, 현재 의류부터 가방, 모자, 목도리 등 용품까지 전 품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또한, 빈폴(BEANPOLE)은 100% 친환경 상품으로 구성된 지속가능성 라인인 ‘그린빈폴(GREEN BEANPOLE)’을 출시했다. 그린빈폴은 페트병과 의류 등을 재활용한 재생 소재, 비료와 살충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노동 환경과 인권을 존중하는 BCI(Better Cotton Initiative) 인증 면 등 환경에 친화적인 소재와 방식으로 제작한 상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ESG, 기업 입사 지원율도 영향

MZ세대 84.1%, ESG 경영기업 취직 희망

 

기업의 ESG 경영은 제품 구매를 넘어 입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1월 구직 플랫폼 잡코리아는 알바몬과 취업활동 중인 MZ세대 1,183명을 대상으로 ‘ESG 경영 기업 취업선호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약 84.1%의 응답자가 ESG 경영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ESG 경영 여부를 확인하는 이유로는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답변이 41.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근무 환경이 더 우수할 것 같아서(28.9%)’, ‘환경보호와 사회문제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의 가치관과 맞아서(20.7%)’, ‘ESG 경영기업에서 일한다면 애사심과 업무 보람이 더욱 높아질 것 같아서(8.5%)’ 등의 순이었다.

 

취업준비생인 25세 이모 씨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취직이 꿈”이라며 “래코드(RE;CODE)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적이 있다. ‘재활용’하면 시장에서 나눠주는 장바구니 같은 것들이 생각났는데, 래코드는 그런 이미지와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이어 “패셔너블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들어가면 나도 달라질 것 같다. 또, 다른 기업보다 코오롱에 뭔가 더 관심이 가게 됐다”고도 했다.

 

24세 대학생 현모 씨는 “기왕이면 환경과 이웃을 생각하는 기업에 취직하고 싶다”며 “노동자 사고, 환경오염 등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은 노동자 권리도 보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역시 ESG 경영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세대 격차 완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관련 조사에서 “MZ세대 구직자들의 ESG 경영 관심은 높은 편이다”라며 “친환경은 MZ세대를 겨냥하는 마케팅에서 빠질 수 없는 키워드다. 최근에는 취직 희망 기업을 선택하는 요소로도 작용한다”고 말했다.

 

 

섬유패션 ESG 경영이 풀어야 할 과제

ESG 경영 대비 열악해…악용 기업도 ‘암초’

ESG 대한 높은 관심은 희망적

 

MZ세대가 사회경제 전반의 주축이 되며 ESG 경영은 필수가 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 섬유패션업체의 ESG 경영 실태는 열악하다. 지난해 8월 한국섬유패션정책연구원(원장 주상호)과 본지가 실행한 ‘섬유패션산업 ESG 실태조사’ 결과 700여 개 섬유·패션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는 54개 기업만이 조사에 응답했다.

 

조사에 응답한 54개사 중 ‘ESG 경영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다’라고 응답한 업체는 14.8%로 나타나 섬유패션기업의 ESG 경영 대비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 기업 10곳 중 7곳(72.2%)은 전문 인력, 정보 부족 등으로 ESG 관련 연간 목표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SG를 악용하는 기업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26세 휴학생 김모 씨는 “얼마 전 인터넷으로 비건 가죽 패딩을 구매했는데 품질도 떨어지고, A/S가 성의 없어 크게 실망했다”며 “비건 레더라는 이유로 A/S, 환불 처리를 절차대로 해주지 않는 업체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21세 전모 씨는 “친환경·비건 제품을 구매할 때 금액 차이가 크지 않다면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국산보다 외국 제품을 구매하는 편”이라고 했다. 이유를 묻자 전 씨는 “친환경만큼 제품의 성능도 중요한데, 우리나라 제품 중 심한 것들은 쓰레기 수준의 제품이 온다. 내 친구는 리사이클 소재 티셔츠를 산 지 2달 만에 옷 염색이 얼룩덜룩해졌다고 했다”고 말했다.

 

섬유패션기업 역시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ESG 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선 ESG 실태조사 결과 응답 기업 역시 ESG 경영에 대한 높은 관심(높음 31.5%, 매우 높음 25.9%)을 보였다. 응답 업체의 50%는 ‘기업 이미지 개선이나 ESG 정보 공시 기업평가, 소비자 요구 등에 대응하기 위해 여건이 성숙되거나 또는 조속한 시일 내에 ESG 연간 목표를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섬유·패션 분야에서 ESG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며 “ESG 경영은 지구와 지역사회를 살리고, 미래사회 구성원인 MZ세대와의 소통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특히 섬유·패션처럼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산업은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호 기자 tinnews@tinen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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