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계, ‘뿌리산업 지정’ 한 목소리

패션칼라연합회 구심점 염색가공업계에 이어 면방·직물까지
“섬유염색가공 등 미들 스트림 살아야 국내 섬유산업이 산다”

TIN뉴스 | 기사입력 2023/01/15 [03:00]

 

‘뿌리산업’.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나 최종 제품에 내제되어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형성한다는 의미다. 뿌리산업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제2에 근거, ▲ 6대 기반 공정기술(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열처리/표면처리) ▲소재다원화 공정기술(사출·프레스/정밀가공/적층제조/산업용 필름 및 지류 공정) ▲지능화 공정기술(로봇/센서/산업지능형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설계) 등 총 14개 뿌리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을 말한다.

 

최근 국내 섬유 중소제조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뿌리산업 지정이 화두로 떠올랐다. 물론 앞서 한국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연합회(회장 정명필·이하 ‘패션칼라연합회’)를 구심점으로 섬유염색가공업계가 정부를 상대로 수년 간 뿌리산업 지정을 요구하며, 군불을 지펴왔다. 여기에 최근 면방, 직물 등 국내 제조여건 악화에 따른 채산성 감소 등을 이유로 뿌리산업 지정에 목소리를 더하고 있다.

 

1월 6일 섬유센터 3층 이벤트홀에서 열린 ‘2023년 섬유패션인 신년 인사회’에서 단체장들의 새해 각오와 인사말을 듣는 자리에서 이 같은 주장이 나왔다. 먼저 한국섬유수출입협회 민은기 회장은 미들 스트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섬유산업의 뿌리산업 지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은기 회장은 “미들 스트림에 있어 올해는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본다. 동시에 고비가 될 해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원자재가격, 가스 요금, 인건비 등이 상승했고, 올해 들어 환율도 많이 떨어졌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미들 스트림의 번성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들 스트림이 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차별화 품목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소재 개발을 위해서는 업스트림에서 도와줘야 하지만 업스트림인 원사 메이커 역시 제조업을 함께 하는 구조여서 어렵다”며 “올해 미들 스트림의 과제는 업스트림과 어떤 방식으로 협업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차별화 품목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올해는 물론 향후에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 회장은 미들 스트림의 올해 명제는 ‘뿌리산업 지정’이라면서 “함께 섬유 종사자들이 합심해 뿌리산업 지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대한직물공업협동조합연합회 박상태 회장도 “현재 섬유업종이 어려워져 고사 위기에 직면해 있다. 뿌리산업 지정으로 섬유산업이 근간이 되고 새롭게 일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뿌리산업 지정을 요구했다.

 

 

대한방직협회 김준 회장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미들 스트림 중 섬유염색가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준 회장은 “비록 방직협회장임에도 현재 관심사는 미들 스트림이며, 그 중에서도 섬유염색가공산업이다. 즉 섬유염색가공업이 어떻게든 국내에서 살아 남아야 전체 스트림이 설 수 있는 기초가 되며, 만약 섬유염색가공업계가 무너지면 국내 섬유패션제조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미들 스트림의 생존 없이는 방직업도 존재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 배경엔 방직의 경우 원사 생산부터 편직, 염색까지 업(Up) 스트림~미들(Middle) 스트림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조 여건 악화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뿌리산업 지정이 절실한 이유다.

 

김준 회장은 섬유염색가공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뿌리산업 지정이 절대적이라고도 했다. “스팀, 전기, 가스 등 각종 에너지 비용 폭등으로 인한 채산성 감소 등 섬유염색가공업계가 위기다. 따라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데 그 중에서도 뿌리산업에 지정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산업부, 뿌리산업 지정 수요조사 진행

 

이 같은 업계 요구에 섬산련은 1월 2일~5일까지 한국패션칼라산업연합회 산하 지역단위 패션칼라조합 내 섬유염색가공업체를 대상으로 ‘섬유패션 뿌리산업 지정을 위한 수요조사’를 섬산련 정책기획실에서 진행했다.

 

앞서 언급했듯 이미 섬유염색가공업계는 한국패션칼라산업연합회를 구심점으로 산하 지방조합들이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 인력난과 임금 상승 등 현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뿌리산업에 포함시켜줄 것을 수년 간 요구해왔다. 

 

지난해 2월 중소기업중앙회 ‘2022년 제1차 섬유산업위원회(위원장 구홍림)’에서 염색업종의 뿌리산업 지정을 정부가 재검토해줄 것을 촉구했고, 이 자리에 참석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적극 돕겠다고도 했다.

 

이어 9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 중소기업인간담회에서 당시 한국패션칼라연합회의 섬유염색가공산업 뿌리산업 지정 건의안에 대해 이 장관은 “염색 산업은 섬유산업 핵심업종이나 현재는 어려운 상황임을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장관과 동석한 주무부처 담당자인 최우석 산업정책관은 “염색 산업 뿌리산업 지정에 대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도(2023년) 뿌리산업 지정 수요 조사가 예정되어 있다. 염색업종도 수요조사 시 적극 응해주시고 착실하게 준비해줄 것으로 당부 드린다”면서 “염색업종의 뿌리산업 지정에 대해서는 100% 공감한다”면서 “염색 산업의 뿌리산업 지정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뿌리산업 지정까지 과정이 녹록치 않다.

섬유염색가공업계가 정부 측에 뿌리산업 지정을 요구했을 때만 해도 주무부처인 산업부도 지금이야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만 섬유염색가공업계의 뿌리산업 지정 요구에 난색을 표했었다.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여타 산업과 달리 사업체와 종사자 그리고 다양한 스트림 공정 단계가 뿌리산업 지정의 걸림돌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인 이상 섬유제조업체 수는 2만1,700개사다. 반면 2020년 기준 뿌리산업 사업체 수는 3만553개사다.

 

산업부 입장에선 그만큼 뿌리산업 지정 시 다양한 혜택 지원과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 여기에 이미 뿌리산업에 지정된 14개 산업(업종)계에서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염색가공산업 기술은 섬유류 뿐만 아니라 미래발전 산업과의 연관성도 점차 증대되고 있다. ▲자동차, 항공기, 선박 산업에 고감성 염색기술을 적용한 시트, 인테리어 내장재 등에 활용 ▲전자산업 분야의 전자기기의 전자파 차폐소재 가공, 섬유기반 웨어러블디바이스소재 가공기술 ▲건축 산업 관련 목조건축용 방습/투습방수 소재 가공기술 ▲의료산업 분야인 메디컬 재료의 표면코팅기술 등의 분야에 염색가공기술 접목이 점차 증대하고 있다.

 

◆ 뿌리산업 세부지원 내용

 

 

우선 뿌리산업에 지정되면 해당 업계 기업들은 ‘뿌리기업 확인서’를 취득해야 한다.

지정 요건은 해당 기술이 주력산업 및 신성장 동력에 미치는 파급효과, 관련 제품의 국내외 시장 점유율, 해당 분야의 연구동향 및 기술 확산 효과를 고려해 산업부장관이 고시하게 된다.

 

뿌리기업 지정 요건은 ① 해당 기업의 총매출액 중 뿌리기술을 이용해 제조한 제품의 매출액 비중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② 아울러 산업부장관이 고시하는 뿌리산업 우수 숙련기술자의 비율, 특허 및 연구개발 전담 부서 보유, 부채비율 등에 관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뿌리기업 확인서’는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제14조의 2, 동법 시행령 17조의 2와 관련해 뿌리기술에 해당하는 기술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뿌리기업’ 임을 확인하는 목적으로 뿌리기업 확인서를 발급하고 있다. 유효기간은 발급일로부터 3년이다. 뿌리산업 관련 모든 업무는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가 총괄하고 있다.

 

뿌리기업에는 정부지원사업 가점 부여와 신규 외국인 고용 한도 및 체류자격 변경 시 우대 혜택이 부여된다. 먼저 제조혁신 기술 커넥트 지원사업, 뿌리기업 자동화 첨단화 지원사업, 공통제조공정 에너지 진단 보조사업, 뿌리기업 공정 기술개발사업, 뿌리기술 전문기업 육성사업 등 정부지원사업 신청 시 가점을 받는다.

 

또한 외국인 최대 고용인원을 제조업 고용 허가 인원 대비 추가 20%까지 확대되며, 외국인 근로자 기량 검증(단순노동인력→숙련기능인력) 응시자격 부여, 뿌리산업 6년 이상 근무 시 근무경력 가점(최대 15점)이 부여된다. 여기에 산업기능요원 지정업체 선정 시 병역특례 가점(2점)이 부여된다.

 

그리고 또 하나 정책자금 지원의 경우 ▲ 자본재공제조합: 아무 출자, 무담보 보증한도와 신용도에 따라 최대 2억 원가지 보증이 가능하다. ▲ IBK기업은행: 육성자금 대출 적용금리 연 2.64~3.6%로 가능하다. 다만 금리는 기준금리 영향을 받는다.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중점 지원 분야로 선정해 연간 예산의 일정 부분을 우선 배정해 지원한다. ▲ 기술보증기금: 예비창업자를 위한 사전 보증도 있고, 맞춤형 성장 프로그램으로 5억 원까지 보증을 서준다.

 

기계 및 설비관련 자금은 뿌리산업 공정기술을 영위해 금속을 가공하는 중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지원한다. 공정에서 사용되는 기계 및 설비에 대해 새로운 기계 설비를 매입하는 경우 비용의 50%,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한다. 2억 원 설비를 매입할 경우 1억 원을 최대로 모두 받을 수 있고, 5억 원이면 최대 1억 원까지 지원된다. 다만 운영자금과 달리 뿌리기업 인증서 없이도 지원받을 수 있다. 

 

 

◆ 주요 지원사업

 

① 특화단지 지정 및 지원사업

: 지정된 특화단지 중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환경·에너지·공정 설비 등의 공동 활용 시설을 지원해 단지의 고도화 촉진 목적이다. 특화단지로 지정된 단지에 한하여 뿌리산업 특화단지 지원사업 신청자격을 부여하며, 지원사업 선정 시 공동 활용시설 구축에 소요되는 총사업비에 대해 정부 30%, 지자체·민간 70% 매칭해 자금을 지원한다.

 

② 자동화첨단화 지원사업

: 뿌리산업의 공정자동화 및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목적이다.

공정자동화 분야(20억 원)에 대해 기존 뿌리공정의 수작업 공정, 재해유발공정, 환경개선 등의 개선 목적으로 공정자동화를 위한 하드웨어를 지원한다. 지원기간은 8개월이며, 기업 당 2억 원 내에서 자금이 지원된다. 정부가 50%. 민간기업이 50%를 부담해야 한다.

 

③ 뿌리산업 전문기술 인력양성사업

: 뿌리산업 분야 연구개발 인력 확보를 위해 이론 현장실무를 겸비한 석사급 전문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뿌리기업에 취업 연계 지원 목적이다.

 

현재 뿌리산업 대학원을 신설 또는 개편해 운영하는 전일제 정규 주간 대학원과정이 개설된 4년제 대학 입학생에 대해 학위기간 중 등록금 전액 지원, 전일제 학생의 경우 참여기업과 매칭해 연 6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참고로 ‘전일제(全日制)’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정규직 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정규적인 업무개시 시각과 종료시각과의 사이의 근로시간)과 동일한 시간동안 근무하도록 정해진 근로형태를 말한다.

 

④ 뿌리산업 외국인근로자 기량검증

: 뿌리산업 분야 숙련기능인력 확보를 위해 뿌리기업에 재직 중인 외국인근로자의 체류자격 변경(E-9→E-7-4) 지원 목적이다. 즉, 뿌리기업에 재직 중인 외국인근로자가 기량검증을 통과할 경우 체류자격 변경(E-9→E-7-4) 심사 시 가산점을 부여한다.

 

신청자격은 최근 10년 이내 5년 이상 E-9(비전문 취업)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취업활동을 하고 있고 현재 뿌리기업에 근무 중인 외국인근로자다.

 

⑤ 지능형 뿌리공정 시스템 구축지원

:뿌리공정설비의 지능형 제어를 기반으로 한 뿌리업종별 스마트 공정시스템 기획·구축을 통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공정단위, 업계 문제해결 중심의 뿌리공정 혁신 촉진 목적이다.

 

지원 내용은 뿌리업종별 공정 문제해결을 목적으로, 공정설비와 연계한 맞춤형 스마트 공정시스템의 기획 및 구축이다. 즉 IoT, 빅데이터 등 ICT 기술이 적용된 설비 기반의 솔루션 시스템 개발 및 실증에 필요한 공정설비 구입, 솔루션 개발, 시스템 구축, 인건비 등이다.

 

지원 금액은 총 사업비의 50% 이내, 과제당 최대 2억 원 이내로 지원된다. 추가 참여 뿌리기업 1개사 당 1억 원 이내로 증액이 가능하다. 총사업비 중 상기 예산에 따른 지원금을 제외한 비용은 컨소시엄에서 자체 부담한다.

 

신청자격은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제2조에 의한 뿌리기업(주관기관)과 공정설비 및 솔루션을 공급하는 공급기업(참여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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