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염색산업은 과거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해 왔다. 현재도 섬유산업은 국가 수출의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지난 2021년 기준 한국무역협회 K-stat에 따르면 주요국 13대 수출 품목에서 한국 섬유류는 1.5%로 일본과 대만(1.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창출 및 국가발전 기여도 역시 높다. 섬유산업과 불가분의 관계가 염색산업이다. 고부가가치 섬유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대구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대구염색공단은 지역 경제의 핵심 동력원이다. 염색 산업단지로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구염색공단은 지난 1980년 조성되었으며, 지금도 127개 입주업체가 연간 약 1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대구염색공단은 입주업체 경쟁력 향상, 지역 상생 등을 위한 다양한 사업 및 건의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원가절감을 통한 입주업체 요금 감면이 대표적인데,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공정, 약품 구매방법 개선 및 유연탄 계약방식 변경 등의 방법으로 약 440억 원을 절감했다. 이외에도 발전 분야에서 독점계약 탈피, 효율적인 운전 등의 방식으로 약 177억 원을 절감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슬러지 발생량 역시 감소시킨 바 있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연달아 발생하자 기업들은 경영난에 직면했다. 섬유업계 역시 석탄을 비롯한 각종 원가 폭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대구염색공단은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t당 9,500원에서 30,000원까지 증기요금을 감면했다. 또한, 입주업체의 위기 극복을 위해 대구시에 상·하수도 요금 감면을 건의한 바 있다. 그 결과 지난 2020년 5월~7월까지 3개월간 상·하수도 요금을 전액 면제받았으며, 2021년 3~5월과 2022년 3~5월에는 각각 상·하수도 요금을 50% 감면받기도 했다. 감면금액은 총 122억 원에 이른다.
다양한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대구염색공단 역시 이중·삼중고로 신음하고 있다. 가스, 석탄 가격이 2021년 대비 3~4배 오르면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높은 운임비도 부담이다. 특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지난 11월 24일부터 파업을 이어가면서 섬유업계를 비롯한 중소기업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염색공단 측은 “지자체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섬유산업의 쇠퇴를 막기 위해 자체 원가절감 및 범정부 차원의 지원책 요청 등으로 입주기업 경쟁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염색공단 지역 섬유업계에 ‘화합’ 강조하기도
염색공단은 악취와 백연 등으로 인한 대표적인 기피시설이다. 인근 주민들은 “악취가 심하다, 속이 메슥거린다”라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구염색공단은 백연을 줄이고 대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염색산단 악취방지시설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 대구시, 대구녹색환경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사업은 71%의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대구시 관계자는 “사업이 추진된다면 획기적인 대기질 개선이 기대된다”라며 “관련 주민 민원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부터 대구염색공단은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청취하고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공단 개방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조직에 적합하고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공개경쟁을 시행하면서 투명한 채용문화를 정착시킨 바 있다.
그렇다면 대구염색공단이 나아갈 방향은 어디일까? 우선 세계적인 ‘탄소 중립’ 정책에 발맞춰 ‘열병합발전소 연료변경사업’을 추진한다. 총사업비 약 1조 원 규모의 사업은 기존 유연탄 발전설비를 친환경적인 수소연료전지로 대체하게 된다. 서대구역사를 비롯해 대단지 아파트의 민원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서대구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2028년까지 준공 및 운영개시를 목표로 추진 예정인 사업은 서대구역세권 개발의 본격적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이 추진되면 매년 연차보수비용으로 사용되는 금액 약 20억 원을 절감하게 되며, 폐수처리비용 감소로 공단 입주기업의 경쟁력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염색산단 영원한 숙원사업 '이전' 본격화 대구시, 국토연구원에 연구용역 의뢰 추진 후 2024년 완료
지역 숙원사업인 대구염색산업단지 이전 역시 논의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11월 14일 ‘염색 산단 이전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을 위한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에 따르면 시는 2023년 3월 국토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한다. 대구시는 염색산단 일대 인구 증가, 산단 경쟁력 제고 등을 배경으로 이전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대구염색공단 김이진 이사장은 여러 차례 “염색산업을 위해 산단 이전을 검토해야 한다”라며 산단 이전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최근 대구염색공단 김이진 이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업계 화합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이사장은 “대구 염색·섬유업계가 화합하길 바란다”라며 “출혈경쟁은 자멸하는 길이다. 화합한다면 지역 염색과 섬유산업은 영원할 수 있다”며 업계의 화합을 강조했다.
대구=오승호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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