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산업 탄소배출, 코로나 이후 재증가

UN 평가대상 10개 브랜드 중 8개, 2021년 재증가
룰루레몬, 2021년 대비 생산량 60% 늘려
2020~2021년 사이 탄소배출량 62.97% 급증
연간 배출량의 5~8%…‘대규모 글로벌 배출원’ 불명예

TIN뉴스 | 기사입력 2022/11/21 [08:59]

 

 

 

11월 6일~18일까지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회의(COP27)’ 개최 전 충격적인 보고서가 공개됐다. 패션 업계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목표에 뒤처지고 있음이 드러났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요 골자다.

 

보고서의 작성자는 미국과 캐나다에 기반을 둔 비영리 환경단체인 Stand.earth다. 이들이 작성한 ‘2022년 패션 공급망 배출량 보고서’에 따르면 패션기업이 이전 몇 년 동안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며 공개적으로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배출량이 증가한 해였다.

 

보고서는 패션산업은 주요 글로벌 오염원이며, 현재 연간 배출량의 약 5~8%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후협정에 서명한 일부 국가는 변경이 곧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2030년 배출량 마감일을 줄이는 데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따르면 석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지 않으면 세계 평균 기온 상승폭이 1.5℃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없다.

 

기후 행동을 위한 UN 패션 산업 헌장(The UN Fashion Industry Charter for Climate Action)에는 현재 가장 크고 가장 잘 알려진 글로벌 브랜드를 포함해 100개 이상 브랜드가 서명했다. 지난해 제26차 UN 기후변화 회의(COP26)에서 헌장은 전체 가치 사슬(SCOPE 1, 2, 3) 2030년까지 절반으로 늘리고 같은 기간 내에 공급망에서 열탄을 단계적으로 제거한다고 명시했다.

 

100개 이상의 회사가 향후 8년 동안 배출량을 크게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중 얼마나 많은 회사가 그렇게 하고 있을까? 지난해 Stand.earth는 UN 패션 헌장에 서명한 가장 큰 9개 브랜드에 대한 분석을 발표하여 공급망 배출 궤적을 UN 환경 프로그램 배출 격차 보고서 2021에서 정의한 1.5℃ 경로와 비교한 결과,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면 9개 모두 2030년까지 배출량을 55% 줄이는 데 실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세계는 2030년이 가까워지고 또 다른 비극적인 글로벌 기후 재해가 발생했다. 이제 브랜드가 말과 약속을 넘어서 공급망 배출량을 과감하게 줄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보고서는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American Eagle Outfitters)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 ▲갭(Gap Inc.) ▲H&M ▲Inditex(ZARA) ▲케어링(Kering) ▲룰루레몬(Lululemon) ▲리바이스(Levi Strauss & Co.) ▲나이키(Nike) ▲VF Corp. 등 10개 패션기업의 탄소배출 실태를 조사해 평가한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지구 온난화를 1.5℃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공급망 배출량을 2018년 수준과 비교해 55% 즐였다. Kering과 H&M은 100% 재생 가능한 전원 공급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대로 룰루레몬은 2021년 대비 생산량을 60% 늘렸다.

특히 룰루레몬은 지난 몇 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지만 2019년에야 배출량 데이터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해당 차트는 2019~2026년에 초점을 맞춘 지난 3년간의 배출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복합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배출량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할 것인지를 보여준다.

 

공급망을 탈탄소화하기 위한 긴급조치 없이 룰루레몬은 공급망에 대해 2030년까지 60% 감축이라는 상대적으로 약한 집약도 기반 배출량 목표를 설정했으나 비즈니스의 배출량 집약도도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UN패션헌장 일환으로 SCOPE 3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룰루레몬 배출량은 2020~2021년 사이 62.97%라는 충격적인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2019년 이후 37.83%의 복합성장률을 보였다.

 

룰루레몬은 배출량 저감을 위해 지난 2년 동안 배출량 집약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경제성장과 오염을 분리하는 데 실패했을 뿐 어니라 공급망이 실제로 더 오염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Stand.earth의 기업 기후 운동가인 Rachel Kitchin은 “앞서 지난 ‘제26차 UN기후변화 회의(COP26)’에서 이 모든 브랜드들은 UN패션헌장에 따라 2030년까지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으나, 약간의 진정 징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결과는 해당 브랜드가 기후를 해치는 배출물의 대부분이 발생하는 공급망을 탈탄소화하기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걱정스러울 정도로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패션 브랜드는 여전히 1.5℃ 배출 경로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여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나이키와 ZARA는 제조과정에서 1,000톤에 가까운 CO2e를 배출한다고 보고했다. 이는 한 브랜드당 도로에서 뿜어내는 200만 대 이상의 휘발유 자동차 배출량에 해당하는 양이다.

 

많은 브랜드가 2020년 배출량에서 ‘감소’를 보인 반면 10개 브랜드 중 8개의 공급망 배출량이 2021년 다시 증가해 배출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궤도에서 더 벗어났다.

 

앞서 COP26(제26차 UN 기후 변화 회의)에서 의류의 생산 이력을 추적하고 과잉 생산을 억제하는 디지털 ID에 대한 몇 가지 흥미로운 토론이 있었지만 2022년 대부분의 패션 대기업은 평소와 같은 비즈니스 태도로 운영되고 있다.

 

Stand.earth의 공동 캠페인 이사인 Gary Cook은 “화석 연료는 빠르게 온난화되는 세상에서 설 자리가 없으며, 우리의 옷장에도 설 자리가 없다”면서 “패션 브랜드는 공급망에 100% 재생 가능 에너지를 약속하고 에너지, 직물 및 연료의 원천으로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제조 공정을 빠르게 탈탄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속 가능성 투명성의 단절

 

보고서는 재차 룰루레몬에 대해 언급하며, 패션업계의 불투명한 지속가능성 업데이트를 지적했다. 룰루레몬은 2021년 지속가능성 영향 요약에서 “자사 및 운영되는 모든 시설에서 온실가스(GHG) 배출량을 60%를 절대적으로 감소시키려는 과학 기반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장은 여전히 석탄, 기타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H&M 그룹과 같은 재생에너지에 아직 전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2025년까지 석탄을 생산하고 2030년까지 공급망을 100% 재생 가능한 전력으로 전환한다. 보고서는 “패션 업계는 현재 연간 보고 및 지속 가능성 업데이트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투명성 조치를 채택해야 하며, 기업이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거나 끝내면서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정량화가 가능한 데이터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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