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득 회장, “성공 비결은 신용과 타이밍”

섬산련, 제13기 Tex+Fa CEO 비즈니스 스쿨 열린 강좌 개최
섬유 외길 50년 끊임없는 기술 연구로 섬유산업 발전에 기여
장섬유 폴라플리스, 발사 담요, 보아 가공기 개발 자긍심 가져

TIN뉴스 | 기사입력 2022/09/22 [15:10]

  

방주득 덕산엔터프라이즈㈜ 회장이 9월 15일(목) 섬유센터에서 진행된 2022년도 제13기 ‘Tex+Fa CEO 비즈니스 스쿨’ 열린 강좌에서 CEO이자 엔지니어로서 50년 섬유산업 외길을 걸어오며 이뤄낸 성공 스토리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주득 회장은 기모를 비롯한 각종 파일 니트 제품 연구개발과 수출에 앞장서며 국내 섬유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헌신해왔다. 특히 산골 벽촌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일선에 뛰어들어 대학(섬유공학과)을 나온 사람들 못지않게 기술 개발에 많은 연구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주요 수상경력으로는 제31회 무역의 날 상공부장관상 수상(1994), 제26회 섬유의 날 산업포장(2012),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섬유ㆍ패션인대상(2013), 제36회 정헌섬유산업상(2015) 등이 있다. 또 편직 전문저서인 ‘위편성학(緯編成學)과 경편성학(經編成學)을 공동집필했으며,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을 수료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섬유산업에 입문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힘든 상황에서 창업에 도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섬유기업 CEO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보람, 성공할 수 있게 된 배경과 경영철학에 대해 소개했다.

 

방 회장이 섬유에 입문한 것은 대구공고(건축과) 졸업 후 1972년 태광산업(부산) 입사하면서다. 이때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수석 졸업한 정연원 공장장을 만나 방적과 기모 기술을 배우며 엔지니어로서 역량을 발휘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스승과 같은 정연원 공장장과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인연을 맺는다. 경남섬유, 영진파일직물, 신기방적에서 함께 일하며 발사 밍크담요, 방적사용 폴라플리스, 장섬유 폴라플리스 등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을 받는다.

 

▲ 덕산엔터프라이즈의 전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덕산비나(DUCKSAN VINA CO., LTD.) 전경  © TIN뉴스

 

방 회장은 반세기 섬유인생에서 가장 큰 업적으로 부산에 담요 회사에 있으면서 개발한 발사 밍크담요를 꼽는다. 당시 담요 수출에 주력하던 대기업들보다 3년 앞선 대단한 성과였는데 중동에 많은 수출을 하며 우리나라 섬유수출 증대에도 기여했다. 

 

또 어린 나이였지만 직원들과 같이 합심해서 일하는 리더쉽이 누구보다 뛰어났다. 이런 능력을 잘 알고 있는 정연원 사장의 도움 요청에 회사를 옮긴 방회장은 70여명의 가공부 직원들을 독려해 일주일 만에 올스톱된 공장을 정상화시켰다. 아울러 기존 생산목표였던 일 1만3천 야드의 두배 이상인 2만8천 야드를 한 달만에 생산하며 능력을 인정받는다.

 

방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정연원 사장이 가져온 폴라플리스 샘플을 보고 기모기를 직접 구해 6개월 만에 똑같이 만드는데 성공한다. 국내 최초 방적사용 폴라플리스 개발했다는 소식에 바이어들의 오더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공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생산시설이 완전히 전소된다. 이때 방 회장 자신도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도움을 받아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업자와의 갈등으로 정연원 사장이 회사를 나가게 되고, 회사에서도 화재로 손실된 기모기와 기계를 사주는데 소극적으로 나왔다. 어렵게 개발한 폴라플리스가 허공에 사라질 위기를 맞게 되자 아이템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한 방 회장은 결국 사표를 내고 1986년 5월 직접 회사를 만든다.

 

돈도 없는 막연한 상태지만 방 회장은 성수동에 조그만 공장을 마련한다. 또 당시 630만 원 정도의 기모기 한 대를 구입하고 정연원 사장이 인수한 신기방적에서 한 대를 빌리면서 두 대의 기모기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 화섬직물(폴라폴리스,랏셀,스웨이드) 전문업체 덕산엔터프라이즈㈜ 대표 아이템  © TIN뉴스

 

자신 있게 도전했지만 생각만큼 녹녹치가 않았다. 집 월세를 못내 공장에 합판으로 방을 만들어 다섯 식구가 2년 넘게 살아야 했으며, 당장이라도 먹고 살기 위해 방 회장 부부와 남동생(방주철 사장) 3명이 밤 10시까지 임가공 일을 했다.

 

또 전기료를 못내 한전에서 전기를 끊어 공장도 못 돌리는 상황도 겪는데 당시 중동에 가서 큰돈을 번 고등학교 친구에게 바로 갚겠다며 200만 원을 빌려 달라 사정했다가 매몰차게 거절당한다. 방 회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피눈물을 흘릴 정도였다고 표현했다.

 

전화위복으로 일본으로부터 오더를 대량으로 받게 되는데 통장에 2천만 원만 있으면 잠 편히 자겠다는 방 회장의 소망은 3개월 만에 이뤄진다. 기사회생하며 용기를 얻은 방 회장은 세계 최초 장섬유 필라멘트사의 폴라플리스 개발 및 상품화에 성공한다. 이때 제품을 납품하고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과정에서 폴라플리스에 대한 더 많은 노하우를 터득한다.

 

샘플을 돌리는 데로 오더가 밀려오기 시작하자 75평 공장으로는 규모가 작아 남양주로 공장을 확장 이전하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일괄 생산 공정을 구축한다. 1990년대 당시 돈으로 1달에 2~3억의 매출을 올리면서 더 큰 성장의 발판을 마련, 2000년에는 현 소재지인 경기도 포천으로 공장을 이전해 국내 최대 규모의 폴라플리스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성공신화의 서막을 알린다.

 

▲ 제13기 ‘Tex+Fa CEO 비즈니스 스쿨’ 교육생들이 포천에 위치한 덕산엔터프라이즈㈜를 방문해 김창윤 전무(13기)로부터 생산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 TIN뉴스

 

기모기 30대 규모로 공장을 키워놨는데 중국의 가격 덤핑으로 오더를 뺏기면서 승승장구하던 방회장은 다시 몇 달을 놀다시피 할 정도의 위기를 맞는다. 이때 약 3년의 기간 동안 주변 자문과 연구를 통해 보온성이 없는 아크릴 대신 폴리에스터로 만든 보아 원단과 생산기계 개발에 성공한다. 

 

당시 특허를 통해 로열티를 받으면서 해외에 판 기계가 900대 가까이 됐다. 겨울용 패션 소재로 보아 원단이 주종목이 되면서 전 세계 섬유시장에도 새로운 획을 긋는다. 방회장은 지금도 특이한 원단을 입은 사람을 보면 쫓아가서 유심히 보는 습관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기술개발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고 말했다.

 

방회장은 한국에서 섬유제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워 계속 해야 할 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해야 하는 이유로 지구상에 모든 아이템 중에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점을 꼽았다. 또 한국 섬유산업이 쌓아온 그동안의 노하우가 엄청나다며 저가의 물량 위주보다는 고가 정책으로 포커스를 맞추면 반드시 부활할 것으로 자신했다. 

 

특히 사업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신용과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방회장은 직장 생활을 하며 3개월 동안 급여를 받지 못한 경험과 사업을 하며 돈이 없을 때 미수금을 받으러 가서 2~3시간 싸우고 기다리던 기억들이 있다. 그때 결심하면서 어렵게 사업을 해도 직원들 월급만큼은 지금까지 단 하루도 미뤄본 적이 없고, 거래처 결재도 하루 앞당기거나 약속한 날짜에 정확하게 결재를 하며 여기까지 왔다며 신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방회장은 사업이라는 게 때가 있고 반드시 기회가 온다며 어렵더라도 꿋꿋하게 견디면서 신뢰를 쌓고 투자할 일이 있으면 은행에서 빌려서라도 투자를 하고 그렇게 가다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 덕산엔터프라이즈㈜ 회장과 Tex+Fa CEO 비즈니스 스쿨 원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TIN뉴스

 

이날 열린강좌에는 총원우회장 임대빈 ㈜아이디모드 대표(9기)를 비롯해 전임 총원우회장 김용구 신영화성㈜ 대표(8기), 7기 회장 박명수 ㈜득금티앤씨 대표, 9기 회장 김종규 동일방직 상무 등 100여명의 원우회원들이 참석했다.

 

‘Tex+Fa CEO 비즈니스 스쿨’은 섬유패션업계 CEO에게 필요한 경영지식과 리더쉽 함양 및 정보교류와 인적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이상운)가 운영하는 섬유패션업계의 최고경영자 교육과정이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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