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앞에 ‘상생 내팽개친 GS E&R’

스팀가격 6개월 유예 조건 ‘보증서 담보 요구’
스팀가격 (1만원) 유예 ‘생색’…수백만 원 수수료 전가
GS E&R, 반월수용가조합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 통보

TIN뉴스 | 기사입력 2022/09/14 [09:24]

 

반월염색단지 내 섬유염색가공업체들에게 스팀을 공급하고 있는 반월열병발전소 운영사인 ㈜GS E&R의 뒤끝이 도를 넘고 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 노력은 온데간데없다.

 

올 초 GS E&R은 스팀공급가격을 전년대비 100% 인상했다.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이사장 구홍림·이하 ‘조합’)에 따르면 올해 1월 5만7,339원이던 스팀 단가가 2월 6만1,357원으로 6만 원을 넘어섰다. 1~5월까지 평균 스팀단가는 6만2,767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10곳의 평균 스팀 단가(약 5만6,371원)보다 6,396원이 높다. 

 

이에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은 김석훈 GS E&R 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스팀공급 가격을 한시적(6개월)으로 유예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GS E&R 측은 한 달 정도 검토할 시간을 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리고 한 달여 후인 8월 19일 GS E&R은 반월발전처 열사용 수용가업체 앞으로 일방적인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일부 열 요금 한시적 이연(유예) 및 상환 안내’였다. 내용은 상생의 일환으로 열 요금의 일부를 한시적으로 이연해 열사용 수용가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우선 GS E&R이 제안한 이연 기간은 2022년 8월~20023년 1월까지 6개월이며, 상환기간은 2023년 2월~2023년 12월까지 11개월간이다. 특히 열 요금 상환은 이연 열 요금 총액을 상환기간 동안 균등분할 상환하며, 납부 불이행 시 이연 총액을 이행(지급)보증으로 즉시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GS E&R에 따르면 기준 열 요금(5만5,000원/톤) 대비 초과분 이연 금액은 8월(1만9,000원)→9월(1만2,000원)→10월(1만1,000원)→11월(1만2,000원)→12월(2,000원)→2023년(1월 1만1,000원)이다.

 

하지만 공문을 받아든 업체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열 요금 상승으로 인해 수용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수용가의 부담을 완화해주겠다며, 내놓은 상생 방안이 6개월간 이연(유예)시켜줄 테니 대신 보증서를 제출하라는 조건과 함께 이연(지급) 보증 발급 비용과 수수료 일체를 모두 수용가 업체가 부담하라는 것이었다. 

 

즉 ‘이행(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해 보증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다. 

GS E&R은 자신들의 경제적 손실을 조금도 보지 않기 위해 안전장치를 요구했고 업체들의 상환금 환수에 대한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일방적으로 보증서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GS E&R은 8월 31일까지 이연 및 상환을 희망하는 기업은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조합과는 한마디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문을 발송했다. 사실상 일방적 통보다. GS E&R이 스팀가격에 대한 유예 의지가 있는지 의혹이 가는 대목이다. 현재 기한 내 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반월수용가조합사 20개사뿐이다.

 

이에 수용가조합은 “조합과 세부적인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수용가에 아무런 설명 없이 GS E&R 측이 일방적으로 강행한 결과이기 때문에 수용가조합도 이를 수용할 수 없으며, 협상이 결렬됐음”을 GS E&R 측에 통보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업체들이 분노하는 건 GS E&R의 일방적인 통보 그리고 보증보험 가입에 따른 비용 전가다. 우선 GS E&R 측은 개별 수용가별 예상 스팀공급단가와 최근 3개년도 개별 열사용 경향을 분석한 데이터를 보증금액 산정기준을 삼았다.

 

보증금액은 월별 예상되는 수용가조합사 열 요금(기본요금+사용요금) 산정 후 기준가격(톤당 5만5,000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한해 적용하도록 했다. 반월수용가조합에 따르면 이렇게 산출한 수용가조합사별 보증금액이 최소 3,400만 원에서 최대 6억 원까지다. 

 

GS E&R 측 요구대로 이 조건을 받아들일 경우 수용가조합사들은 이연기간 6개월과 상환기간 11개월 각각에 대해 총 17개월 간 보증보험을 가입해 이행(지급) 보증 발급비용으로 평균 500만~600만 원 정도의 수수료를 납부해야 한다. 더구나 GS E&R이 산정한 보증금액 산출 기준이 최근 3년 평균치다. 최근 3년 이면 코로나19로 인해 조합사들의 평균 가동률은 50% 내외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석연치 않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과정에서 수용가조합과의 사전 협의는 없었다. 그러면서 보증서를 제출한 업체에만 열 요금 이연 및 상환을 적용하겠다고만 통보했다. 그것도 기한 내 신청한 업체에 한해서다.  GS E&R의 일방적 통보에 대한 반월수용가조합의 항의와 시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재 보증서 등 신청기업들과 스팀 가격 유예 및 상환 절차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독점권을 이용한 횡포다.

 

▲ GS E&R이 반월수용가조합사 개별로 발송한 공문(열 요금 한시적 이연 및 상환 안내 및 신청서, 설명자료) 

 

염색가공업체, ‘혹 떼려다 혹 붙인 격’ 분노

스팀가격~보증 수수료까지 비용 부담 ‘이중고’

집단에너지 ‘스팀 공급독점 견제장치 마련’ 시급 절실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다.’ 

구홍림 이사장은 “보증서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보험사 배만 불리는 것일 뿐 수용가 조합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며 반문했다. 

 

사실상 상생은 깨졌다.

당초 GS E&R이 수용가조합 측의 한시적 유예 적용 후 상환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예 적용 후 해당 업체가 부도 또는 도산할 경우 상환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되면 자신들이 손해라며, 그러한 부담을 떠안을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당장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해 중소기업들에게는 막대한 비용 부담을 전가시키면서 자신들은 고작 몇 만원의 가격을 유예시켜주며, 상생이라는 단어를 공공연하게 입에 올리고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볼모로 자신들의 손실을 보존하겠다는 얄팍함이 엿보인다. 과연 중소기업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상생 의지는 있는지 되묻고 싶다. 동시에 중소기업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정부차원에서 이런 중소기업의 애로에 대해 신속한 대처가 절실하다. 근본적으로는 집단에너지 사업자 관련 법령 개정이다. 즉 현재 스팀 공급을 독점권을 갖고 있는 집단에너지 사업자의 권한을 당초 취지대로 민간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취지다. 1997년 정부가 집단에너지 사업권(공급 독점권)은 정부 관할의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에게 이양하는 민영화 이후 현재는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인해 곳곳에서 분쟁의 단초가 됐다.

 

더구나 2002년 반월패션칼라조합 및 스팀 사용업체들은 ‘반월열병합발전소소수용가조합’을 발족해 경영권을 참여 발판을 마련, 이익 보장과 견제 목적으로 당시 열병합발전소 운영사였던 STX에너지(현 GS E&R)의 지분 3.3%를 취득하며, 3대 주주 지위를 얻게 됐다.

 

그러나 이후 수용가조합의 경영권 참여를 무력화할 목적으로 수차례 유상증자 결과, 현재 수용가조합의 지분은 고작 1.8%. 더 이상 GS E&R의 일방적 강행과 독점을 견제할 방법이 사라진 가운데 반월염색산단 중소기업체들은 독점 대기업 사업자의 횡포에 따른 존폐의 기로에서 탄식만 하고 있다.

 

◆ 용어설명

이행(지급)보증보험은 각종 계약에서 정한 채무를 채무자가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가 입게 되는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이다. 보험가입금액은 계약서 또는 관계법령상 요구되는 보증금액 또는 피보험자인 채권자가 요구하는 담보금액으로 한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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