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中면화 잠재적 대안’

2025년 섬유 수출액 70억 달러…성장 잠재력 높아
지난해 EU의 ‘GSP+’ 가입…수출세 인하 등 인센티브

TIN뉴스 | 기사입력 2022/07/17 [19:03]

 

중국 신장 면화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수입 금지 조치와 글로벌 브랜드들의 사용 거부로 사면초가에 몰린 가운데 소위 중국 면화의 잠재적 대안으로 ‘우즈베키스탄’이 주목받고 있다. 물론 우즈베키스탄 면화 역시도 아이들을 동원하거나 강제 노동으로 수십 년간 인권 논란의 당사자였다. 급기야 2009년에는 버버리, 푸마, 구찌, 아디다스 등 300개 이상 글로벌 브랜드들이 면화 캠페인에 동참해 우즈베키스탄 면화 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불매운동은 재정적인 타격을 입히는 동시에 새로운 변화를 위한 기회였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우선 면화 농장의 강제 노동을 범죄로 규정하고 면화 재배를 현대화하며, 면화 수확자의 임금 인상과 함께 최저임금을 도입했다. 

 

올해 3월 국제노동기구(ILO)는 우즈베키스탄이 면화 생산 주기에서 강제 노동과 아동 노동을 완전히 근절하는 데 성공했음을 확인했다. 이에 불매운동을 주도하던 브랜드들도 우즈베키스탄 면화에 대한 보이콧을 해제했다. ILO는 “이제 글로벌 기업과 소매 체인이 우즈베키스탄 면화를 다시 구매하기를 기대하는 국제 구매자들이 다시 참여할 것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최대 인구 보유국이자 세계 5위 면화 생산국이다. 우즈베키스탄의 목화 재배는 2,000년 전 최초의 면화 품종을 이 지역에 가져온 중국 상인과 함께 시작됐다. 목화는 금과 함께 가장 중요한 수출품 중 하나였기 때문에 ‘화이트 골드(Wite Gold)’로 불리기도 했다.

 

이에 현재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 조정 상황을 고려할 때 우즈베키스탄은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이와 관련해 ‘한-우즈베키스탄 섬유테크노파크(Textile Technopark·이하 ‘섬유TP’)’의 한국 측 사업 총괄책임자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 ICT섬유의류그룹 심재윤 수석 연구원은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단순히 면화만 수출할 경우 수출세를 부과하는 등 패널티를 적용해 단순 원재료 수출을 넘어 원사, 편직 등 고부가가치를 장려하고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정책과 수출 장려 정책이라는 채찍과 당근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원사 기업들은 원면 생산지를 할당 받아 원면에서 실을 뽑고 이를 다시 원단을 제직해 수출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원사, 편직에 이르는 일괄생산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우즈베키스탄의 섬유 수출 성장률은 전년대비 2배 증가한 30억 달러(3조8,940억 원)에 도달했다. 수출액은 2022년 38억~43억 달러(4조9,324억~5조5,814억 원), 2025년이면 70억 달러(9조8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과 대등한 수준이다.

 

또한 우즈베키스탄 전역에는 총 130개 이상의 경제 클러스터가 구축되어 있으며, 면화 재배, 조면 및 가공 부문은 연간 면화 생산량의 거의 18%를 차지한다. 그 결과, 섬유 가공은 단 2년 만에 2.5배 증가했다. 2016년에는 면화 섬유의 45%만이 국내에서 가공됐으나, 4년 후에는 거의 90%가 됐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3분기에만 섬유 부문이 국내 총생산(GDP)의 약 3%, 비식품 소비재 생산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몇 년간 연간 생산 성장률은 약 18%, 수출은 약 10%였으며, 2021년 1분기에만 전년대비 38% 성장했다.

 

우즈베키스탄 섬유산업의 급성장에 글로벌 섬유업계도 눈을 돌리고 있다.

독일 미디어 기업인 Berliner Korrepondentenbüro에 따르면 원자재의 가용성, 낮은 생산 비용, 의욕적인 노동력 및 다년간의 생산 경험 등은 독일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들이다. 

 

게다가 우즈베키스탄은 지난해 4월부터 EU의 ‘GSP+(일반특혜관세제도)’에 가입함에 따라 수출세 인하와 같은 경제적 인센티브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대외 무역을 촉진하는 동시에 전문가들은 연간 對EU 수출이 올해 2억5,000만 달러(3,24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재윤 수석 연구원은 “GSP+ 채택으로 650개 우즈베키스탄 수출 품목이 무관세를 적용받게 됐는데 이 중 대부분이 섬유제품이다. 또한 대륙 철도를 통해 이탈리아까지 우즈베키스탄 섬유제품이 수출되고 있을 만큼 산업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GSP+ 채택 이후 우즈베키스탄 섬유기업들의 유럽시장 진출 움직임이 활발하다.

독일 미디어 Berliner Korrespondentenbüro 보도에 따르면 최근 종료한 Heimtextil 박람회에는 30개 이상의 우즈베키스탄 섬유 제조업체가 참가했다. 우즈베키스탄 제조기업들은 외국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성공적인 협상을 통해 독일, 체코, 폴란드, 튀르키예(舊 터키) 기업들과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또한 C&A, s.Oliver, Falke, Triumph, Biberna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우즈베키스탄 시장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韓 기업, 우즈벡 현지 투자 가속화

 

한국과의 교류도 활발해졌다. 과거 아시아나 항공 한 곳만 운항하던 인천-우즈베키스탄(타쉬켄트) 노선이 지금은 대한항공과 우즈베키스탄 항공까지 더해져 월~금요일까지 주 5회 운항 중이다. 그리고 인천-우즈베키스탄 노선은 만석이다. 그만큼 양국 간의 민간 교류와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났다는 반증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섬유기업으로는 ㈜포스코인터내셔날과 ㈜영원무역이 대표적이다. ㈜영원무역은 이미 2013년 사마르칸트 어패럴(Samarkand Apparel LLC)과 2016년 부카스포츠웨어(Bulka Sportswear)를 설립하며, 우즈베키스탄에 처음 진출했다. 이어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을 목표로 타슈켄트 해외 마케팅 오피스도 구축했다.

 

여기에 기존 현지 공장을 인수해 사용하던 것에서 벗어나 자체 의류공장을 건립 중이다. 의류 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해외 마케팅 오피스와 더불어 유럽 시장을 겨냥한 현지 생산기반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날 주시보 사장은 지난 5월 9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물류 공급망 점검은 보자로브 하이바예비치(Bozorov Hayitbayevich) 페르가나 주지사를 만나 원면 클러스터 조성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등 우리 기업들의 현지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심재윤 수석 연구원은 “우즈베키스탄 섬유산업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유럽 시장 진출의 관문인 동시에 새로운 소싱처로서의 가능성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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