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 “친환경 맘처럼 쉽지 않네”

높은 원가 부담에 줄어든 마진…원가 해결 급선무

TIN뉴스 | 기사입력 2022/04/27 [10:24]

브랜드 정체성 상실·식상해진 친환경 마케팅 ‘고민’

친환경 소재, 내열성·견뢰도 개선 시급…단 ‘내구성은 양호’

 

 K2 그룹의 플로깅 이벤트. 즉 등산하면서 쓰레기를 주워담을 수 있는 백을 배포하며 환경 개선 문화에 MZ세대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친환경, 지속가능 다양한 섬유소재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해놓고도 팔 곳이 없어 묻혀버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섬유소재를 구매하는 수요기업들은 친환경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최근 열린 세미나에서 패널로 참석한 K2코리아㈜(대표 정영훈) 소싱본부 연구소 류제진 과장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K2코리아는 2020년 ‘3R(Reduce, Reuse, Recycle)’을 테마로 선정해 친환경 제품을 강화하는 원년으로 삼고 이에 2019년 전체 제품의 3%수준이었던 친환경 제품 비중을 20% 수준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생분해 원사, 폐PET·폐그물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소재 그리고 물과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드라이다이(Dry Dye)공법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 소재와 공법을 적용한 친환경 제품군인 ‘블루트리(Blue Tree)’라인을 출시하는 등 일찍 감치 친환경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내수 브랜드로서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류 과장은 패널 참석 전 상품기획, 마케팅, 품질관리부서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소재 사용에 대한 의견을 취합해 이날 세미나를 통해 그 내용을 공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높은 원가, 누구나 하고 있는 친환경 마케팅, 품질 문제 등이 당장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① (원가) 친환경 소재는 버진 대비 1.5~2배 이상 원가가 높아 사실 마진율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내수 브랜드들이 지속가능성 사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원가부분이 해결되어야 한다.

 

② (생산안정성) 지난 시즌 기준 코로나로 인해 베트남 공장, 중국 공장 문 닫으면 원자재 수급 어려움을 겪었다.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이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③ 생분해성 소재의 경우 기획자들은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진정성이 퇴색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즉 의류는 원단 뿐 아니라 여러 원부자재(단추, 지퍼 등)가 결합되어 만들어지는데 이 부분들도 생분해가 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생분해가 아니냐”고 되묻는다. 일일이 다시 떼어내는 번거로운 작업이 반복되는 점을 지적한 대목으로 이런 점이 개선되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류 과장은 “생분해성의 경우 화섬 부분에서 기능성 의류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수준의 물성을 갖추어준다면 좀 더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④ 마케팅, 사실 브랜드 사업 입장에서는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이 있어야 함에도 현재 친환경 트렌드를 비슷한 흐름이어서 후발주자로 입장에서 매출로 연결시키기에는 약하다는 생각이 전반적이다. 즉 너 나 할 것 없이 친환경, 지속가능성, 비슷한 컨셉트로 마케팅을 하는 통에 차별성이 없어졌고,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에서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한다.

 

⑤ (필(必)환경) 친환경 브랜드의 상징성을 필환경으로 연결하는 문화 확장 노력이 필요하다. ⑥ (품질관리) 내열성, 견뢰도 문제가 품질 개선이 필요하나 내구성, 판매 후 제품 관리 측면에서는 내구성에서는 문제가 없다.

 

⑦ (R&D) K2코리아 통합몰에서 고객 대상으로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자체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친환경을 위한 노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70% 이상이 분리수거와 일회용품 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7%는 ‘친환경 의류를 구매한다’, 또 다른 7%는 ‘짧은 거리는 걷거나 대중교통 이용 횟수를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조깅이나 등산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인 ‘플로깅(Plogging)’에 참여한다는 답변도 있었다. 

 

내수 브랜드들, 

“전문인력 양성 및 라이브러리 등 인프라 구축 절실”

 

▲ 나이키, 친환경 소재 및 디자인 등 다양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친환경에 대한 패션산업의 움직임은 필수적이나 현재 내수 브랜드의 인력 풀에서는 친환경 산업 확장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 분명한 건 현재의 프로세스와 인력 등의 인프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그래서 나이키의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 

프로세스를 업그레이드, 머티리얼 전문 디자이너(Materials Design), 컬러를 선별하는 스페셜리스트(Color Quality Specialist) 등의 전문 인력 양성, 친환경 소재의 컨셉과 컬러 그리고 매칭 가이드 등의 라이브러리를 갖춘 랩을 구축해 운영하는 등 스페셜리스트 양성과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이와 함께 디자인 사고에 대한 통찰력과 보다 지속가능한 재료 사용에 대한 지침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2012년 ‘Higg Material Sustainability Index’다. 의류, 신발, 가정용 섬유제품을 만들 때 사용되는 수천 가지 재료의 환경적 성능을 측정하고 점수화하는 툴이다. 

 

이어 2014년에는 디자이너와 제품 제작자가 선택한 재료의 환경 영향 등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자체 ‘Making’이라는 앱을 출시하기도 했다. 가장 근래로는 2019년 ‘Circularity: Guiding Future of Design’을 만들어 재료, 재활용, 폐기물 방지~친환경 화학 및 내구성에 이르는 10가지 핵심원칙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최종 목표는 각종 정보와 소스를 오픈 하는 동시에 피드백을 제공한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이다. 결국 이런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냄으로써 친환경 제품으로 연결되고 매출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류 과장은 “나이키와 달리 국내 내수 브랜드들은 이러한 구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문인력 양성, 라이브러리 구축 등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다면 패션기업들이 친환경, 생분해 소재 적용을 더욱 확장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필환경 시대를 맞아 친환경 소재의 산업 영역확장이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 만큼 친환경 소재의 수요확장을 위해 분야별 전문인력 및 기업 간 협력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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