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시험무대 오른 ‘Bottle to Bottle’

환경부, PET병 세척·파쇄 후 다시 식품용기로 재활용 도입

TIN뉴스 | 기사입력 2022/01/02 [15:57]

국내 소비자,

“재활용 PET병 더럽다”는 선입견 불식이 관건

 


넘쳐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식품 용기에 쓰인 PET병을 세척 파쇄한 뒤 다시 식품 용기로 순환해 활용하는 이른바 ‘보틀 투 보틀(Bottle to Bottle, 이하 ‘B to B’)’ 방식의 재활용이 올해부터 국내에 도입된다. 

 

환경부 고시안에는 ‘B to B’ 재활용을 위한 관련 업체 시설 기준과 재생원료 품질기준이 담겨있다. 기존 페트병 재활용은 버려진 PET병을 모아 주로 부직포나 인형 솜, 완충재 등 저부가가치 원료를 만드는 방식이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재활용 제품이 버려지면 추가 재활용이 불가능해 쓰레기로 소각 또는 매립되어왔다. 때문에 재활용은 맞지만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반면 ‘B to B’ 재활용은 얼마든지 반복해서 원래 가지 그대로 쓰일 수 있어서 실질적인 자원 순환 경제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폐기된 PET병의 안전성 및 위생 문제로 인해 식품용 사용이 제한돼 왔지만, 2020년부터 시작된 ‘투명PET 별도 분리 배출제’에 따라 깨끗한 투명PET 수거망이 갖춰진 만큼, 안전 및 위생상 문제가 없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투명PET 별도 분리 배출제’는 생수나 음료수에 쓰인 PET병만 전용함에 따로 모아 수거하는 제도로 2020년 12월부터 전국 아파트 단지에 의무 적용됐으며, 지난해 12월 25일부터는 일반 주택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철저한 분리 수거로 고순도 PET병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은 어떠할까?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회수한 PET병은 2018년 기준 30만 톤 이상이었다. 이 중 리사이클 업체가 21만 톤을 인수하며, 다시 이 중 17만 톤이 리사이클 제품으로 판매됐다. 특히 용도별로는 30%(5만5,000톤)가 섬유로 생산되며, 시트(Sheet)가 뒤를 잇는다.

 

당초 일본의 PET병 리사이클은 폐기물 처리 연장 목적이었으나, 2000년대 이르러 열분해 기술이 개발되면서 리사이클 소재 고급화가 시작됐다. 현재 일본의 PET병 리사이클 시스템은 지차체가 ‘베일(Bale·PET병 압축 상태)’이라는 중간재를 생산하고, 리사이클 업체가 리사이클 재료를 생산하는 분담 구조다. 즉 용기포장재활용법에 의거, 중간재 거래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유럽, 미국과는 다르다.

 

일본의 중간재 시장은 자치단체와 리사이클 업체 간 긴장관계를 형성했다. 특히 베일 거래의 시장화는 리사이클 업계의 성격을 ‘처리업’에서 ‘소재 공급업’으로 진화하는 데 주효했다. 아울러 음료·용기업계는 리사이클 소재의 ‘새로운 유저(수요자)’라는 역할이 부여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미 자원순환을 통해 높은 PET병 재활용률을 자랑하고 있는 일본 역시도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PET병 내 이물질은 큰 고민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보다 높은 수준의 재지원화와 쓰레기 감소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발맞추어 전국청량음료연합회도 2021년부터 시즈오카현, 아이치현, 미에현 3곳에 PET병 투입구가 아래로 향하고 있는 ‘자판기 전용 반응기 Recycle Box’ 도입과 함께 뚜껑, 라벨의 분별 회수도 동시에 추진하는 실증 테스트에 나서고 있다.

 

쿄에이산업(Kyoei Industry Co.,Ltd.)

MR-PET, 세계 유례없는 100% 재활용 실현

日 최초 ‘Bottle to Bottle’ 리사이클 PET 상용화

 

 

일본 재생원료 메이커사인 쿄에이산업㈜(Kyoei Industry Co.,Ltd.)은 전 세계적으로 ‘B to B’ 재활용 PET병을 상용화한 기업이자 일본 내 폐플라스틱을 재자원화 했다. 특히 쿄에이산업의 재생 PET수지인 ‘MR-PET’는 기계적(물리적) 방법을 이용한 B to B 재활용이다.

 

쿄에이산업의 리사이클 PET병 또는 용기는 일본 식품업체 곳곳에 공급되고 있다.

2011년 쿄에이산업은 산토리식품인터내셔널(산토리음료식품㈜)과 공동으로 사용하고 난 PET로 PET를 만드는 B to B 기계적 리사이클 시스템을 일본 최초로 개발했다.

 

하지만 도입 초기에는 재생 PET 수지 함량이 50%에 불과했다. 약 1년간의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재생 PET 수지의 사용량을 100%까지 늘렸다. 이는 일반 PET병에 비해 CO2 배출량(PET 수지 제조 시 CO2 배출량 포함)을 83%까지 줄이는 효과였다.

 

이후 산토리음료식품㈜이 일본 음료업체 최초로 MR-PET 100%를 사용한 Re-PET 병을 자사 제품인 우롱차 음료 병으로 채택했다. 이어 기린음료㈜의 나마차(茶) 그리고 현재는 코카콜라에도 납품하고 있다. 참고로 음료용기나 PET병은 점성 값이 0.80이상이어야 제작이 가능하다.

 

일본의 PET병 시장은 1990년대 들어 급속도로 성장한다. 1993년에는 용기 및 음료 제조업체들로 구성된 ‘PET Bottle Recycle추진협의회’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동 사업에 대한 참여기업이 늘어난다.

 

쿄에이산업도 1994년부터 PET병 리사이클 전용 공장을 건설, 재생 PET수지를 제조해 계란 팩 등의 재료로 상용화에 성공한다. 그러나 PET병으로는 부적합했다. 그러던 중 1995년 일본 정부는 용기포장폐기물 감량과 자원의 효과적 이용을 목적으로 ‘용기포장 리사이클법’을 제정, 1997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PET Bottle Recycle추진협의회도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일본 내 4곳에 알칼리 세척공장을 건설한다. ‘알칼리 세척’은 PET병을 프레이크(Flake·조각)화한 형태 표면을 알칼리수로 녹여 얼룩이나 이물질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쿄에이산업도 2006년 드디어 B to B로 재생 가능한 기술(재축합중합) 개발에 성공한다.

수거된 PET병을 기계로 분쇄해 알칼리수(水)로 세척 후 고온과 진공 상태에서 이물질을 추출하고, 수지의 물성을 회복하면서 가열해 PET 수지(펠렛)로 재생하는 기술이다. 즉 기계적 재활용이다. 

 

재축합중합은 진공·고온의 특수한 조건 하에서 분자간의 분리 및 결합반응을 일으켜 이물질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이다. 재축합중합을 이용하면 이물질 제거는 물론 재생 펠렛(Pellet)의 IV값(고유점도)을 제어할 수 있다. 표면 얼룩부터 수지 안에 스며든 불순물까지 완벽하게 제거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품질 PET 수진 ‘MR-PET’의 품질은 버진 원료에 준한다. PET 수지의 IV(고유점성도·Intrinsic Viscosity) 값은 물성 저하국제규격에 부합하는 MR-PET의 품질이다. 특히 재축합 및 중합 반응을 통해 재활용 과정에서 가해지는 열에 의한 물리적 열화를 방지하고 기존에는 어렵다고 여겨졌던 IV 값의 회복을 실현했다. 특히 병(음료용기 및 PET병), 시트, 필름, 의류용 장·단섬유, 부직포·충전재 등 단섬유에 적용 가능한 IV값(0.52~0.80)을 조절할 수 있다. 

 

 

 

물론 쿄에이산업이 이러한 수준에 도달하기 까지는 오랜 인내가 필요했다.

특히 일본 정부의 재활용 유도 목적으로 지원해주던 보조금 사업이 종료되던 당시에는 산업계는 화학적 재활용 방법이 대세였다. 하지만 화학적 재활용은 많은 에너지와 비용을 필요로 해 채산성이 좋지 않아 동 기술을 채택했던 기업들 대부분이 사업을 접거나 사업 체제 전환을 시도했다.

 

하지만 쿄에이산업은 지금이 기회라고 판단해 기계적 재활용 기술 보급에 나선다.

에너지 절약과 저비용으로 채산성이 높으며, 공정이 짧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63% 저감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리고 2012년 재생 PET 수지를 100% 사용한 PET병 채용이 결정되면서 마침내 B to B의 수평적 전환 모델이 본격화된다. 쿄에이산업도 높아진 지명도를 앞세워 B to B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당장 토치기현(縣) 코야마시(市)에 재생 PET병 3만 톤을 공급할 수 있는 기계적 재활용 전용공장인 ‘MR·Factory’를 세웠다.

 

여기에 총 18종의 다양한 검사 장비를 갖추고 원료 입수 확인부터 출하 전 제품 검사까지 고품질 수지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또 일본 전역을 아우를 수 있도록 80개 물류 지사로 구성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 PET병 등의 폐플라스틱을 수거 및 운반해 수지 제조공장에 신속하게 공급하고 있다.

 

한편 일본 내 폐PET병으로 만든 재생수지 펠렛은 연산 4만~5만 톤, 이 중 음료용기 용도로 연간 35만 톤이며, 여기에 화장품 용기 용도까지 포함하면 상당한 양이다. 일본 내 PET병 소비량은 연간 60만 톤이며, 이 중 포장재활용법에 의거, 지자체는 연간 20만 톤을, 쿄에이산업이 독자 입찰을 통해 10만 톤, 그리고 나머지는 음료메이커들이 회수하고 있다.

 

쿄에이산업의 재활용 기술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2019년 한발 더 나아가 해외 기계 메이커(ERUMA·SIPA社)와 일본 식료메이커 산토리 홀딩스(Suntory Holdings)와 공동으로 기존 B to B 시스템의 공정을 줄여 환경부하를 줄이고 재생효율을 높인 ‘‘F to P Dorect Recycle(Flake to Prefor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F to P Dorect Recycle(Flake to Preform)’은 회수한 PET를 분쇄·세정한 플레이크를 고온에서 용해·여과해 직접 프리폼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프리폼 제조까지 여러 공정(용융압출: 펠렛가공 및 결정화 가공)이 필요했던 기존의 방식과 비해 CO2 배출량을 25%(페트병용 프리폼 1kg 제조 당)까지 줄였다. 일반 PET 용기 대비 60% 이상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F to P’ 기술은 2019년 6월 오사카에서 개최된 20개국(G20)정상회의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자료 제공: 한국화학섬유협회

(일본 쿄에이산업의 페플라스틱 자원화 전략 중 발췌)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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