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배출량까지 공개하라”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 배출량 범위 확대 제안

TIN뉴스 | 기사입력 2021/11/21 [20:45]

산업 종류와 상관없이

모든 기업에게 공시 의무화 요구

SCOPE 3, 재품 생애주기

배출되는 기타 간접배출량 모두 포함

 


최근 막을 내린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를 통해 공식 출범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의 발언이 화제다.

 

“공급망까지 포함한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SCOPE 3)을 공개하자”는 제안으로, 이 같은 돌발 제안에 각 국가별에 머릿속 셈법이 복잡하다. 특히 일본은 자국에 불리한 ESG 공시 기준 조율을 위해 로비까지 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매체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FRS)재단이 설립한 ISSB는 COP026 개최 전인 11월 3일 보도 자료를 통해 전 세계 표준으로 사용될 수 있는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초안을 공개했다. 에릭 리카넨 IFRS재단 이사장은 COP26 회의에서 “기후 정보공개 표준안이 내년 3분기나 4분기 중으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초안에는 기후 프로토타입과 일반 프로트타입 보고서 두 가지를 발표했다.

기후 프로토타입 보고서의 측정 항목에는 온실가스 배출량(SCOPE 1~3), 기후변화 전환 위험에 따른 취약한 자산 및 사업 활동의 양과 비율, 물리적 위험에 취약한 자산 및 사업활동의 양과 비율, 기후 관련 기회 측면의 수익과 자산 및 기타 사업 비율, 자본 배치(자본지출과 조달, 투자금액), 내부 탄소가격, 영향을 받는 경영진 보수 비율 등이 담겨 있다.

 

동시에 공개한 기후 목표도 ▲목적(완화인지, 적응인지 등) ▲목표가 절대량인지 온실가스 강도기반인지 ▲과학기반의 목표인지 ▲제3자에 의해 검증되었는지 ▲부문별로 탈탄소화 접근법을 이용해 도출되었는지 ▲목표 적용기간 ▲진행상황이 측정되는 기준연도 ▲로드맵과 중간 목표 ▲목표 달성을 향한 진행과정을 평가하는 지표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게 된다.

 

이 중 주목할 것은 초안에는 산업의 종류와 상관없이 모든 기업들이 탄소배출량을 최대한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직접 배출량인 ‘SCOPE 1 배출량’ ▲전력 등 간접 배출량인 ‘SCOPE 2’은 물론 ▲제품 생애주기에서 배출되는 기타 간접 배출량을 모두 포함하는 ‘SCDPE 3’까지 공시하라는 것이 논란을 빚고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소매업이면 상품 운송이나 유통 단계에서 발생한 배출량을 집계했는지, 운송과 유통으로 범위를 설정한 경위가 무엇인지 등등을 상세하게 기술하도록 했다.

 

또한 ‘기후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태스크 포스(TCFD)’ 기준도 일부 반영됐다.

기업들에게 기후 관련 목표 설정을 요구하면서 이 목표가 과학적 기반에 의해 설정되었는지, 제3자 검증을 받았는지, 진행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를 사용했는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홍수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도 기업들의 대비책을 궁금해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TCFD는 ①거버넌스 ②전략 ③리스크 관리 ④지표와 목표 4가지 항목에 따라 기후 리스크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즉 기업이 사업 활동으로 어느 정도 온난화 가스를 내고 있는가, 기온이 상승하면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 등의 게시하라는 것.

 

또한 온난화 가스 배출량의 경우 기업 단체뿐만 아니라, 원재료의 조달부터 제품사용, 종업원의 출장 등도 포함한 거래망 전체의 배출량을 공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는 자사의 활동 데이터에 환경성 등이 정한 ‘배출계수’를 곱해 산출해야 한다.

 

실례로 2020년 11월 일본 금융청이 공표한 사례집에 게재된 개시 정보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 제철은 2020년 제품이나 서비스 구입에 의한 배출량을 철광석과 원료탄 구입량에 에너지원별 배출 계수를 곱해 전년대비 270만 톤이 감소한 약 1,440만 톤, 종업원의 출장의 경우 사원수에 1인당 출장에 따른 배출 계수를 곱해 4,000톤으로 각각 산출했다.

 

이외에도 J.프런트 리테일링의 경우 ‘2030년까지 밸류체인 전체의 온난화가스 배출량을 2017년도를 비교 기준으로 삼아 40% 삭감한다’. 마루이 그룹의 ‘경우 재생 가능 에너지 조달에 의한 에너지 비용 증가로 이익에 연간 약 8억 엔의 영향이 나온다’고 각각 게시했다.

 

이 같은 요구에 당장 일본과 캐나다는 펄쩍 뛰고 있다.

일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제조업 중심인 일본과 화석원료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의 반발이 거세다. 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의 경우 2020년 SCOPE 1 배출량은 112만 톤에 불과하지만 SCOPE 3 배출량까지 범위를 넓히면 2억4,998만 톤이다.

 

반면 EU는 화색이 돈다.

그린 딜을 중심으로 화석연료를 아예 사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EU는 환영이다. 이미 자국 기업들에게 상세한 정보 공개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은 관망 모드다. 증권거래위원회에서 연내 ESG 정보 공시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단은 자국 기준을 앞세워 ISSB 기준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IFRS 재단은 이날 발표와 함께 본부가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뿐 아니라 아시아, 북미에도 ISSB 거점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아시아 후보지로는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이 물망에 올랐다.

 

 

[용어 설명]

◆ IFRS 재단

 

2001년 설립된 비영리기구로, 이 재단 산하의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만든 국제회계기준이 전 세계 140개국 이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과거에는 GAAP 방식의 회계기준을 쓰다가 2011년부터 IFRS 방식을 전면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ESG 정보 공개에 관해 투명하고, 신뢰성 있고, 비교 가능한 고품질 정보 공개 요구가 커지자 2019년 10월부터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주요국 정부와 금융당국들의 ESG 정보공개 표준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많이 받아왔다. 그리고 올해 3월 이를 위한 전문가 그룹(TRWG)를 구성해 본격 작업에 돌입했다.

 

◆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ISSB는 투자자와 금융시장의 요구에 초점을 맞춘 ESG 공시 표준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ESG 중에서도 우선 기후와 관련한 정보 제공의 긴급한 필요성 때문에 기후 정보가 가장 먼저 다뤄질 예정이다. 또한 주제별, 산업별 요건에 맞게 ESG 정보공개 표준을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ISSB는 CDSB(기후공시기준위원회),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가치보고재단(VRF)으로 합병된 IRF(통합보고프레임워크)와 SASB 기준, WEF의 SCM(이해관계자 메트릭스) 등을 모두 아우르게 되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성 공시의 글로벌 표준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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