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적어도 10년 간다”

코참 김한용 회장, 섬유의류 생산국 지위 유지 전망

TIN뉴스 | 기사입력 2021/11/08 [06:06]

단 기존 인력 기반 생산에서

설비 및 생산시스템 자동화라는 전제

 


“향후 10년 정도는 베트남이 섬유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본다.” 

주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KORCHAM) 김한용 회장은 지난 11월 4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이상운)가 주최한 ‘포스트 코로나 주요 섬유 수출국 동향정보 웨비나(현지 섬유 산업의 생산 여건 및 시장 정보 공유)’에서 이 같이 전망했다. 이는 웨비나 후 가진 Q&A에서 질문한 ‘베트남 이후 차기 생산국은 어디냐’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김한용 회장은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던 2000년 초반 베트남 임금은 40달러가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평균 임금이 400~500달러에 달한다. 노동집약 산업 특성상 임금 상승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느 정도까지를 섬유 생산처의 한계선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라면서 “여러 가지 지표와 섬유 동향을 토대로 판단컨대 그나마 솜씨가 뛰어난 베트남이 당분간 섬유생산 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하노이~다낭으로 이어지는 벨트 지역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 희망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기진출한 섬유기업들의 변화를 주문했다. “기존 전통방식대로 사람의 손에 의존하기보다는 생산 및 공장 자동화로 전환한다면 베트남은 적어도 2030년까지는 섬유 수출국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베트남 정부의 적절한 지원책도 주문했다.

김한용 회장의 ‘베트남 진출 섬유의류기업 동향’ 보고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10월 들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변화된 방역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호치민시나 하노이시 빈증성, 롱안성의 경우 백신 1차 접종률이 100%에 근접하고 있고, 9월 5일 이후 하루 100만여 회분의 백신 투여로 조금씩 뉴 노멀로 진입하고 있다.

 

김한용 회장은 “베트남은 대규모 물량의 생산이 가능하고 가격대비 품질 경쟁력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적의 생산지인 만큼 베트남 정부가 산업계에 대한 적절한 지원책을 적기에 시행한다면 글로벌 공급망 내 베트남 지위를 점차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VITAS(베트남섬유의류협회)에 따르면 2020년까지 한국 기업 누적투자액은 31억 달러로 전체 섬유분야 외국인직접투자(FDI)의 29%를 차지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에 따르면 1968~2020년까지 섬유의류기업 투자액은 한국이 31억 달러(29%), 중국 26억 달러(24.8%), 인도네시아 12억 달러(11.2%) 미국 6억 달러(5.7%) 순이며, 이 중 한국 기업의 해외투자가 가장 활발했다.

 

등록된 500여개사로 47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단 미등록 업체까지 포함하면 920여개사로 추정된다. 주로 베트남 남부지역에 60%가 집중되어 있으며, 북부(37%)과 중부지역(3%)에 일부 분포되어 있다.

 

코로나 이후 베트남에 진출한 섬유의류기업들은 원자재 확보, 오더 취소 등으로 인해 2020년 섬유의류 수출액은 전년대비 24% 감소한 298억 달러에 그쳤다. 2021년 8월 기준 섬유 수출액은 전월대비 18.7%, 전년동월대비 5.8% 각각 감소했다. 업계는 당초 올해 수출 규모를 390~395억 달러로 전망했으나, VITAS는 320억~33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 부족 및 中 석탄 부족·전력난

수입산 폴리 원사 반덤핑 관세 등 

베트남 섬유·의류산업에 악재 상존…“간과해선 안 돼”

 

 

하지만 현 시점에서 베트남 섬유의류산업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상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영향 요소는 무엇일까? 이랜드㈜ 베트남 송재웅 법인장은 “현업 실무자로서 체감하기에 현재 상존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중국과 연관되어진다”면서 3가지 요소를 꼽았다.

 

첫째, 메콩 델타지역 물 부족 문제다. 메콩강은 중국에서 시작해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하지만 중국이 대형 댐을 건설하면서 메콩강 지역 수량이 줄어드는 물 부족이 발생했으며, 바다와 인접하고 있는 삼각주 지역이 해수 역류현상으로 인해 과수원 지대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또한 이는 섬유 관련 산업의 변화와 인력 이동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둘째, 중국의 석탄 부족과 환경 문제로 촉발된 전력 공급 부족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며, 이는 중국 뿐 아니라 베트남 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석탄 가격은 1년 새 3배 이상 상승해 내년도 전기료 상승이 최대치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까지 제직과 염색 업체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원사나 생지를 수입해 사용했으나, 중국 석탄과 전력 수급 부족으로 공장 가동률이 54% 미만으로 떨어지자 생존을 위해 베트남 바이어들에게 그 비용을 고스란히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10월말 기준으로 원사 단가 인상 폭이 20% 이상을 넘어섰다.

 

셋째, 베트남 정부의 폴리에스터 원사 반덤핑 관세 부과로 생산제조원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폴리에스터 DTY, ITY, POY 원사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비교적이 오더 량이 큰 미주 오더를 소화해왔던 공장에게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또한 중국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수입산 원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관세율도 3~17%, 많게는 50%까지 부과될 전망이다. KOTRA에 따르면 잠정 반덤핑 관세는 지난 9월 3일부터 적용됐다. 유효기간은 시행일로부터 120일간으로 올 연말까지다.

 

베트남 정부는 섬유·의류업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베트남에 진출한 중국·대만계 대형 폴리에스터 원사업체들이 수입대비 경쟁력이 없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진행한 결과라는 인식이지배적이다.

 

송재웅 법인장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물 부족, 전기료 상승, 보일러 가격 등의 유틸리티 비용에 주목하며, 3가지 영향 요소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환경 문제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간섭의 강도가 점차 세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보일러와 같이 굴뚝이 있는 공장의 경우 유해물질 탐지 모니터링 설비(SAM)를 단계적으로 설치해야만 한다. 비용도 부담이지만 유해물질 발생 시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리스크가 작용할 수 있다. 

용수와 폐수의 경우도 폐수처리설비 미가동 시 2일 이상 비상폐수저장용량 보관 설비를 추가해야 한다는 강제조항을 이미 공지하고, 실제 공장을 방문해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송재웅 법인장은 “향후 베트남 진출을 검토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다면 ESG 관점에서 ‘친환경 소재’라는 소프트웨어와 ‘친환경 공장’이라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설계해야 하며, 물론 비용이 추가되지만 단순한 생산기술 인력 위주만이 아닌 소재 개발 인력이나 친환경 공정 재설계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점차 거세지는 

베트남 정부의 친환경 정책 압박

친환경 공장 구축, 석탄→태양광 발전으로 대체

석탄 가격 폭등…왕겨 또는 목재펠릿 등 바이오매스 부상

 

 

송재응 법인장은 “앞으로 에코 소재, 관련 친환경 원료, 원사, 케미칼을 대체 사용해 나가야 한다.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콘셉트가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장 선도하고 있는 부분은 폴리에스터 소재다.

염색공정을 줄이는 방법이나 리사이클 원료를 사용하는 것 그리고 석유에서 식물 기반 소재로 전환해 나가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생분해성 폴리에스터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대표적이 예다.

 

다만 지역별로 바이어들의 친환경 소재 또는 제품 수요가 다르다.

송재응 법인장은 “우리가 준비한 것에 비해 아시아권 바이어들의 친환경 소재 사용 비중이 아직까지는 크지 않다. 대신 미주나 유럽 바이어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 사용률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랜드를 기준으로 3년 전 개발 제품 점유율이 5% 정도였다면 현재는 30%로 지속가능 제품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베트남 정부는 친환경 소재 개발보다는 어떻게 친환경 공장으로 만들 것이냐에 더 관심이 많다. 베트남과 같이 관광국 또는 여행대상 국가는 연기가 많이 나거나 물을 오염시키는 산업에 대해서는 강하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베트남에서 염색공장을 찾기가 가장 어렵다. 향후에도 가장 제약이 많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기진입한 염색공장에게는 기회가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송재응 법인장은 베트남 진출 시 친환경 소재와 친환경 공장 구축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것을 권했다. “친환경 공장 구축은 베트남 진출 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석탄 발전형 에너지를 지붕형 태양광에너지로 대체하는 건 가장 일반적이고 쉬운 친환경 공장 구축의 예로 꼽았다. 

 

특히 전기사용량이 많은 방적, 제직·편직의 경우 베트남 진출을 고려한다면 태양광 전기발전이 유용하다. 단 고려할 사항은 발전 후 남는 전기를 베트남 전력공사에 재판매하는 과정이 어렵고 수익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100% 자가 발전으로 소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다른 유틸리티는 RO(reverse osmosis·역삼투)에 의한 용수 재활용이다. 단 용수량을 줄이는 동시에 폐수 캐파를 자체적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1년 새 3배 이상 폭등한 석탄 가격 때문에 그동안 사용되지 않았던 바이오 매스(Bio-mass)가 대체 원료로 주목받으며, 사용을 검토 중인 곳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바이오 매스로는 메콩강 델타지역에서 자라는 왕겨나 중부 산악지대의 목재 펠릿(Wood pellet)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송재응 법인장은 “바이오 매스를 선택할 경우 품질과 효율성을 잘 검토해 사용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감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는 결국 바이어들의 요구이기 때문”이라면서 “유틸리티를 세팅할 때 생산성과 비용만 고려한다면 베트남 정부의 거센 친환경 설비 구축 요구에 시달리게 될 것이며, 현재 베트남에 기진출한 섬유의류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당위성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어 투자 시 참고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만약 베트남 진출을 준비할 때 단순히 저렴한 노동시장 측면으로만 접근할 경우 5년을 못 넘기고 다시 아프리카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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