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아시아 벗어나 시장 가까이

① 글로벌 소싱처 중국과 베트남 혼란의 중심

TIN뉴스 | 기사입력 2021/10/05 [09:31]

伊 베네통, 생산거점 ‘탈(脫)아시아’

2022년 말까지 아시아 생산량 절반으로 감축

세르비아·터키·튀니지·이집트 등 인접지역 생산 확대

 

 

코로나 대유행 장기화로 전 세계 섬유의류 공급망이 혼란스럽다. 대표적인 해외 생산거점인 중국과 베트남이 혼란의 중심에 있다. 코로나에 따른 베트남 정부의 생산 공장 강제 셧다운, 중국 정부의 전력 차단에 따른 전력난, 그리고 해상운송 병목 현상까지 더해져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 물류운송 업체 Freightwaves의 설립자이자 CEO인 Craig Fuller는 “세계 경제가 공급망 위기에 직면함에 따라 올해 홀리데이 쇼핑 시즌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구하기 힘든 품목을 더 늦기 전에 지금 당장 구매할 것을 권장한다. 특히 의류, 장난감, 전자제품을 올해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생산 거점을 새로운 지역으로 옮기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이러한 가운데 이탈리아의 럭셔리 브랜드 베네통(Benetton)의 최고경영자인 Massimo Renon은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말부터 아시아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터키, 튀니지, 이집트 생산을 늘리고 생산을 가까운 지역으로 가여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타이트해진 공급라인으로 인해 운송비용과 리드타임이 길어지는 등 30년간 일궈온 비즈니스 모델이 훼손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휴고보스(Hugo Boss)도 생산거점을 시장 가까이 두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반면 룰루레몬, GAP, 콜스는 휴가철 재고 소진을 피하고자 훨씬 더 비싼 항공화물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최고경영자인 Massimo Renon은 “비록 생산비용이 지중해 국가에 비해 베트남과 방글라데시아가 20% 더 낮지만 현재 (아시아)공급망 장애로 인해 촉발된 리드타임 지연으로 인해 생산비용 부분이 상쇄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평균 리드타임이 4~5개월에서 현재는 선박 부족 등 아시아에서 7~8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이집트에서 의류 생산 시 유럽의 창고와 매장까지의 배송일이 2개월 또는 2.5개월로 단축됐다고 말했다.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에서 생산하는 양모의류의 경우 4~5주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렇듯 현재 유럽의 패션기업들의 공급망 전략은 기업마다 다르다.

ZARA의 모기업 인디텍스(Inditex Group)는 생산량의 53%를 자국시장인 스페인, 포르투칼, 모로코, 터키 등 비교적 가까운 곳에 두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H&M은 생산의 약 70%를 아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의류기업, 항공편 활용해 

휴가철 쇼핑 재고물량 확보 비상

 

 

반면 미국의 기업들은 당장 휴가철 쇼핑 시즌 재고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베트남 등 일부 국가들의 공장 폐쇄에 대한 압력이 더해지자 신발의 약 50%를 베트남에서 생산 중인 나이키(Nike)는 최근 판매 기대치를 낮추고 휴가철 쇼핑 시즌 지연을 경고했다.

 

베트남에서 완제품 생산의 30%를 생산 중인 룰루레몬(Lululemon)은 9월 가능한 한 베트남에서 생산을 이전하고 항공화물 사용을 늘리며, 주요 가을 휴가 스타일별로 생산 우선순위를 정해 공급망 문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실적보고 발표에서 “베트남 영향이 하반기 재고의 20%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Gap은 운송 혼잡과 공급국가의 전염병으로 인한 공장 폐쇄로 인한 재고 배송 지연을 처리하기 위해 항공 화물에 투자하고 있다.

 

9월 데님의 신제품 출시와 함께 대대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펼쳐오던 에버레인(Everlane)도 곤혹스럽다. Everlane의 CEO인 Michael Preysman은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베트남에서 가방, 신발, 청바지 등 생산제품을 들여오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쉽지 않다”면서 “베트남 공장들이 언제 문을 닫느냐에 따라 4주에서 8주 정도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높은 운송비용이 문제다.

글로벌 화물 예약 플랫폼 프리에토스(Freightos)에 따르면 항공 운송비용은 해상 컨테이너 화물대비 8배 이상 높고, 소규모 운송의 경우 현재 해상운임보다 약 5~6배 더 비싸다. 리서치 전문기업 Cargo Facts에 따르면 소매업체는 주로 의류, 컴퓨터, 액세서리, 소형 가전용품과 같은 작고 수익성이 높은 제품에 항공 옵션을 선호한다.

 

亞太·동유럽 실질임금 상승률

유럽과 북미 나머지 지역 추월

 

아시아에서의 이전 고민은 비단 코로나 사태 뿐 아니라 이미 높아진 인건비도 한 몫 한다. 국제노동기구(ILO)의 ‘2020/21 글로벌 임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실질 임금 상승률은 코로나 대유행 이전 4년 동안 1.6%에서 2.2%로 증가했으며, 아시아 태평양 및 동유럽 지역의 성장률이 유럽과 북미 나머지 지역을 앞질렀다. 

 

자문회사인 Alixpartners의 소매 담당 이사인 로렌조 노벨라는 “비용 격차가 크게 좁혀졌으며, 중국 공장 노동자들의 높은 이직률도 서비스 수준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베네통의 최고경영자인 Massimo Renon도 “고객들도 이제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오늘날 의류 기업 간 최저 가격경쟁은 부차적인 것 같다. 소비자들은 품질에 더 민감하고 구매한 의류가 더 오래 입을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자문회사인 Alixpartners는 “더 많은 지역 또는 국가 공급망으로의 전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봉쇄 풀려도 코로나 이전 수준 어렵다”

 

한편 KOTRA가 작성한 ‘최근 베트남 진출 섬유의류기업 현황과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내 장기간 봉쇄로 인해 섬유의류산업 글로벌 공급망이 일시적으로 훼손된 상황이다. 대신 완제품 생산은 중국, 인도네시아, 한국 등으로 긴급하게 이동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생산기지 및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주베트남 독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베트남 진출기업 3,000곳 중 90% 이상이 “공급망 변화를 모색 중이며, 베트남 봉쇄가 끝나더라도 다시 기존 규모의 주문이 베트남으로 다시 돌아오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봉쇄조치 등으로 고향에 갔던 노동자들의 미복귀로 인한 인력난이 생산 차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봉쇄조치 이후 상당수 진출기업의 조업이 중단되거나 가동률 20% 미만이다. 이동불가로 원부자재 공급이나 협력사간 협업이 어려워 결국 주문 취소로 인한 매출 손실 등 올해 평균 20~50% 매출 차질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코로나19 검사비용과 숙식비용 등 부담까지 떠안으면서 진출기업 중 중소기업의 약 30% 이상은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다.

 

김성준·장웅순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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