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을 입는 시대 멀지 않았다”

기계연,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기술 적용 인공 근육옷감 개발

TIN뉴스 | 기사입력 2021/04/14 [21:47]

 

 

평소 근력 절반만 써도 동작 수행… 다양한 분야 활용 기대

전류 흐름 따라 수축과 이완 반복… 1,500배 무게 들어 올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상진) 박철훈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택배부터 건설 노동까지 근력이 필요한 작업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인공 근육 옷감 로봇기술을 개발했다. 

 

웨어러블 로봇은 크게 아이언맨 슈트처럼 딱딱한 외골격형과 스파이더맨 슈트처럼 부드러운 의복형으로 나뉜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스파이더맨 슈트처럼 가볍고 부드럽지만 근육처럼 스스로 힘을 낼 수 있는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기술이다. 

 

형상기억합금은 특정 온도가 되었을 때 원래 상태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성질이 있다. 근육 옷감 로봇기술은 형상기억합금을 스프링 형태로 만들어 늘어나도 원래 모습대로 돌아오는 성질을 이용해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 한국기계연구원 박철훈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근육옷감  © TIN뉴스

 

연구팀은 형상기억합금을 머리카락 굵기의 2분의 1보다 얇은 40㎛(1㎛는 1천분의 1㎜) 굵기의 스프링 형태의 실로 제작한 뒤 옷감을 짜듯 직조했다. 인공 근육옷감은 실제 옷감처럼 자르거나 접을 수 있고 접고 돌돌말 수 있으며, 힘이 필요한 신체 부위에 맞춰 붙이는 방식으로 손바닥 크기의 무게가 종이컵 하나 정도인 6.6g에 불과하다. 

 

우리 몸의 근육이 움직일 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듯이 형태가 변형된, 늘어난 상태의 근육 옷감에 전류를 흘려보내면 마치 힘을 주는 근육처럼 수축하게 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힘은 자체 질량 6.6g의 1,500배에 달하는 10㎏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정도다. 

 

연구팀이 다리나 팔에 근육 옷감을 붙인 뒤 앉았다 일어서기, 계단 오르기, 무거운 짐 들기 등 동작을 보조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평소 사용하던 근력의 절반만 써도 동작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평소에 입는 청바지와 벨트의 무게를 합하면 대략 800g 정도인데 이번에 개발한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의 무게도 약 800g이며 로봇을 제어하는 제어기와 배터리의 무게까지 포함하면 대략 1.5kg 가량으로 평상복의 무게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은 우리가 입는 옷과 구조적으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입은 채로 스트레칭을 하거나 격렬한 스포츠 같은 일상생활을 할 때에도 제약이 없는 것이 큰 장점이다.

 

▲ 근육옷감을 부착한 마네킹의 근력보조 운동  © TIN뉴스

  

근력을 보조하는 핵심 기능을 활용하면 고중량을 반복적으로 나르는 산업현장, 택배와 같은 근무환경을 개선하거나 근력이 부족한 노약자의 거동을 돕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형상기억합금을 스피링 실 형태로 만들어 근육 옷감을 직조하는 방식이어서, 기존 직조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향후 직조 근육 옷감 및 이를 적용한 근력 보조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의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직조용 형상기억합금 스프링 실의 굵기를 지금보다 더 가늘고 촘촘하게 만드는 등 직조 근육 옷감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 근육 옷감을 무릎에 착용한 모습  © TIN뉴스

 

박철훈 책임연구원은 “근육 옷감 직조기술은 택배, 건설 노동 등 다양한 근로자 작업환경 개선 뿐 아니라 착용형 재활기기, 마사지기기와 같은 헬스케어 분야까지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직조기술을 적용하면 웨어러블 로봇 제조공정의 경제성을 수백~수천만 원대에 양산 가능한 수준까지 크게 개선할 수 있어 로봇산업부터 섬유, 패션산업까지 다양한 신산업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근력 보조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기술 이전과 함께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본 연구와 관련하여 국내특허 7건 및 해외 PCT특허 2건을 출원했으며, 본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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