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츠파츠,고집스러움이 브랜드로 자리 잡다

불가능의 도전 ‘Zero Waste’, 패션·타산업계 변화 모티브

TIN뉴스 | 기사입력 2021/03/31 [04:33]

2021 F/W 서울패션위크

6일간의 대장정 ‘피날레’ 장식 

 

 

지난 3월 27일 ‘2021 F/W 서울패션위크’가 6일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번 시즌 서울패션위크의 피날레는 파츠파츠(PARTsPARTs)가 장식했다. 27일 파츠파츠의 디지털 패션쇼 본 영상에 앞서 tvND와 유투브에 선 공개된 임선옥 디자이너(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인터뷰 영상은 업로드 2일 만에 27만 뷰를 넘어서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3월 15일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서울)에서 진행됐던 파츠파츠 디지털 패션쇼 스틸과 촬영 영상이 6분여 분량으로 온라인을 통해 공개됐다. 파츠파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정관념 없이 고요하고 평온한 일상으로의 귀환, 먼 길, 끝없이 걷다(Serenity The Samadhi (Serenity) of prajna (Trans cendent wisdom))’라는 컨셉트로 브랜드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담아내는데 중점을 두었다.

주 소재는 파츠파츠가 자체 개발한 부드럽고 고급스런 실루엣을 가지고 있는 네오폴리(Neopoly)로, 무봉제 접착 공법을 사용해 솔기가 없는 깔끔한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임선옥 디자이너는 “물질 너머에 무언가가 있다. 세속적인 재료로 작품을 성스럽게, 또 감동을 일으키는 표현적인 작업 그리고 절제됨과 미니멀하지만 표현력 있게, 고전적이지만 모던함을 이번 쇼에 담아냈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옆에서 10년 가까이 파츠파츠(PARTsPARTs) 브랜드를 지켜봐왔다. 

10년 전 처음 파츠파츠를 접했을 당시 취재진의 눈에는 특정한 소비 타깃 없이 트렌드나 유행과는 동 떨어 보이는 듯한 유니크하고 파격적인 디자인은 새로운 충격이자 의아스러움그 자체였다. 과연 팔릴까? 아우터 한 벌 가격이 수백만원대. 기껏해야 동대문에서 보세나 인터넷으로 옷을 구매하는 취재인으로서는 입이 쫘악 벌어지는 가격이다. 

 

더구나 국내 서울패션위크 등의 컬렉션에서 여타 브랜드들이 유명 샐럽들을 포토 월에 세워 미디어들의 주목을 끄는 모습과 달리 철저할 만큼 유명세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과는 선을 그었다. 오롯이 쇼장을 찾은 고객들의 선택에 판단을 맡긴다.

 

이제는 그 의아스러움과 충격이 파츠파츠의 명확한 정체성이 됐다.

동시에 남보다 일찍 ‘제로웨이스트’라는 환경 이슈에 눈을 뜨며, 단순히 옷 몇 벌을 팔기보다는 브랜드에 가치와 환경 이슈라는 브랜드들의 의무 등을 자연스럽게 녹여 내오고 있다.

 

수십 년의 노력이 지금의 파츠파츠 브랜드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과거 임 디자이너가 많은 미디어들이 자리를 메운 파티 장에 커다란 선글라스와 파격적인 헤어스타일로 등장했을 때 ‘파츠파츠스럽다’라는 반응을 보였던 것처럼 말이다. 브랜드에는 아이코닉한 상징이 필요하듯 커다란 선글라스를 쓴 임 디자이너의 얼굴과 도자기를 형상화한 캐릭터 그 자체가 브랜드의 상징이 됐다.

 

파츠파츠의 첫 데뷔 무대는 1998년 서울컬렉션이었다. 그리고 가로수길에서 창업을 시작했다. 임 디자이너 말로는 예술을 했었다고 한다. 디자이너와 브랜드로서의 정체성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러나 고객과 시장의 반응은 냉혹했다.

예술적인 옷은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판매도 어려웠고, 중요한 브랜드 정체성도 모호하다보니 결국 좌절을 맛봤다. 이후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자신의 작업에 집중했다. 이제는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Zero Waste’, 

패션과 타산업계 변화 모티브 되다

 

 

지금이야 제로웨이스트가 자리를 잡고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하지만 그 시작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그래서인지 임선옥 디자이너는 “Zero Waste, 쉽지 않다.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었다고들 했다”고 말한다.

 

한 벌 옷의 의상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과 기획 단계 이전부터 시즌마다 소재를 사입하고 미처 사용하지 못한 소재가 버려지기도 한다. 임 디자이너는 하나의 소재만을 선택했다.

 

지금은 많은 브랜드들이 사용하고 있는 소재지만 당시 만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네오플렌. 잠수복 소재였다. 다양한 컬러를 입히려 해도 염색 시 착색이 쉽지 않아 염색가공업체들도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 정도였다.

 

더구나 원단 두께 때문에 바늘이 들어가기 쉽지 않자 봉제를 생략한 무봉제 방식 즉 고압력 접착 공법을 자체 개발했다. 또한 버려지는 원단 조각들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패턴 조각들을 새롭게 조합해 새로운 쓰임새를 부여하고 자원의 선순환을 완성했다.

 

창신동 등 서울 봉제거리에는 저녁마다 작업을 마친 원단 폐기물을 담은 봉투들이 즐비하다. 임선옥 디자이너의 눈에는 모두 자원으로 보였다. “자신이 디자인한 1개의 요소 외에 생각하지 않은 주변부가 있기 마련이다. 그 주변부를 새로운 필터로 바라보면 또 하나의 예술품으로 보여진다”고 말한다.

 

버려지는 것과 그 주변에 대한 애착이 있었다. 디자이너도 마치 과학자처럼 생각만 조금 달리한다면 그러한 낭비를 크게 줄이지 않을까. 파츠파츠의 시작이다.

파츠파츠는 특정 타깃이 없다.

 

이제는 타깃을 구체화하고 설정할 수 없는 시대다. 예를 들어 티셔츠 하나도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입는다. 하나의 이미지에 브랜드가 함몰될 수 있고 브랜드는 발전하기 어려워진다.

취향으로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어떤 군에도 속하지 않은 브랜드라고 임 디자이너는 자신 있게 말한다.

 

한편 종로구 부암동에 꾸며진 파츠파츠의 작업공간인 ‘파츠파츠 랩’은 여타 브랜드들이 소위 유동인구가 많고 번화한 곳에 작업공간과 샵을 위치한 것과 대조적이다. 조용한 주택가 그리고 과거 북한 김신조 일행이 청와대를 습격했던 역사의 한 현장이기도 한 부암동은 사람들의 왕래가 늘고 민간에 개방 된지 불과 몇 년 안 된 곳이기도 하다. 

임 디자이너는 타인의 시선보다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외딴 섬과 같은 곳이 부암동이라고 말한다.

 

파츠파츠 랩은 단순히 디자인과 작업 공간 뿐 아니라 파츠파츠가 추구하는 제로웨이스트의 대중적인 확산과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고자 관심 있는 일반인이나 디자인 전공 관련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직접 체험하는 열린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실험적인 도전으로 시작한 파츠파츠의 제로웨이스트는 이제 패션계는 물론 타 산업계에도 변화를 리드하고 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섬유패션산업 발전과 함께하는 경제전문 언론 TIN뉴스 구독신청 >

이 기사를 후원하고 싶습니다.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인터넷 신문사 'TIN뉴스' 발전에 쓰여집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포토뉴스
NFL, 간절기~여름용 ‘썸머 컬렉션’
1/5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