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제조업을 살려야 하는 이유

TIN뉴스 | 기사입력 2021/02/08 [14:58]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752억달러로 ‘불황형 흑자’를 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 흑자는 752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대비 26.14% 증가한 규모다.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그럼에도 정부(680억달러)와 한국은행(650억달러) 전망치를 웃돌았다.

 

의아스러운 수치일 수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먼저 경상수지 개념을 살펴보자. 나름 칼럼에 깊이를 주기 위해 이전 경제 관련 강의 동영상을 다시 한 번 돌려봤다.

 

그럼 경제신문에서 자주 보게 되는 경상수지는 나라 간 자본 유입과 유출을 종합적으로 나타낸 수치다.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소득수지, 경상이전수지로 나눈다. 상품수지는 쉽게 말해 수출과 수입이다. 서비스수지는 교육, 관광 등, 소득수지는 손흥민 등 해외 스포츠스타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경상수지가 많다 또는 흑자라는 건 우리나라가 번 돈이 해외로 나가는 돈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재밌는 건 코로나 이전 서비스수지다. 특히 교육수지는 해외 조기유학 광풍으로 미국이나 외국에 나가 지출하는 돈이 많아 적자다. 관광수지 역시 한 때 원달러 환율이 1,600원일 때 반짝 관광수지가 흑자였을 때를 제외하곤 적자다. 특히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전 세계 해외여행객수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해외여행이 금지되면서 상대적으로 관광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실제 한국은행도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원인 중 하나로 해외여행객 감소에 따른 관광수지 개선을 꼽았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으로 상품수지 중 하나인 수입이 8.8% 정도 줄었다. 즉 수출의존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줄고 서비스수지가 개선되면서 상쇄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동시에 기존 산업별 주력 수출품목이 불황을 겪은 사이 보호복, 마스크, 진단키트 등 K-방역 제품들이 새로운 수출 효자품목으로 부상하며 일정 부분 수출을 만회한 효과도 거두었다.

 

흥미로운 건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서비스수지가 높은 나라 중 하나다.

대다수 해외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오고, 매해 관광객 수가 늘면서 교육수지와 관광수지는 흑자다.

 

문제는 상품수지다. 제조업이 무너진 미국은 수출보다 수입이 높다. 

미국의 지난해 상품수지 적자는 통계작성 1960년 이후 최대치인 8,792억달러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적자는 2018년 6,720억달러를 찍은 이후 2019년 하반기부터 감소세를 보이다 미국 내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부터 빠르게 증가했다.

의료용품 수입이 급증하고 대규모 재정부양책으로 소비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도 동시에 적자폭은 크게 늘어났다.

 

누구나 알다시피 제조업 붕괴로 인해 미국의 수입의존도는 매우 높다. 

그렇게 때문에 관광, 교육수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달러를 끌어 모으고 있지만 제조업 부재로 대부분의 소비품목 등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다보니 결국 서비스수지가 상품수지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현 대통령이 리쇼어링 정책과 ‘Buy American’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운 명확한 이유다. 

 

우리 정부도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지난 6년 간 6조원대에 달하는 나랏돈을 산업단지 고도화 및 노후화 개선 등에 쏟아 부었지만 ‘속빈 강정’이라는 지적만 받고 있다.

젊은 층과 내국인 노동자들은 제조현장을 기피하고 산업단지는 도시 외곽에 근처에 사람 구하기도 어렵다. 

 

여기에 각종 산업단지 및 공장 관련 규제로 입주도 쉽지 않다. 

정부의 각종 규제에 제조업체들은 해외로 빠져 나가고 동시에 산업 침체로 휴업과 폐업 공장들이 늘어나는 유휴용지가 최근 3년간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제조현장 공동화 현상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어차피 우리나라 인구로는 중국처럼 수출을 포기하고 내수로만 먹고 살 수 있는 여건도 안 된다. 결국 수출에 올인 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스마트화나 4차 산업 혁명을 떠들어대지만 우리나라라 기업의 80%이상 그리고 90%이상 제조업체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당사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기엔 역부족이다.

 

당장 제조기업들이 원하는 건 기업을 옥죄는 각종 규제 완화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큰 이유는 인건비 절감 차원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각종 규제 때문에 소위 “한국에선 기업 해먹기 어렵다”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제조업이 살아야 하는 이유다.

 

김성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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