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진정한 국산화, 수요와 공급 모두 만족해야”

TIN뉴스 | 기사입력 2019/08/05 [12:53]

지난 2일 정부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실증 테스트, 사업화, 양산 지원 등 5개 사업에 추가경정예산으로 1773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수출규제로 촉발된 국내 산업의 국산화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이 본격화된다.

국산화를 통한 수입 대체 효과는 우리 산업의 바람직한 미래상이다.

 

다행히 이번 일본 정부의 추가 수출규제 품목에 탄소섬유 및 기계, 섬유기계 부품 등 일부를 제외하곤 섬유의류 부분은 일단 큰 비는 피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구기관들의 보고서에서도 섬유의류 부분의 대일본 수입 의존도는 타 산업에 비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 상황.

 

하지만 제2의 일본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는 장담할 수 없어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본격적인 국산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 확대 및 규제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각종 투자 설비의 장애요소로 규제를 꼽는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정부 부처는 각 업계의 제조현장을 돌며 기업들의 애로사항 경청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섬유산업을 망라하고 모든 산업분야에서 공통된 의견이 바로 규제 완화다. 정부 R&D과제를 수행 중인 업체 관계자는 “과제 수행에 필요한 장비가 국내에서는 생산되는 곳이 없이 어쩔 수없이 수입산을 들여와야 하는데 규제 때문에 해당 장비를 수입할 수 없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한시적으로 R&D 부분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하겠다지만 좀 더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섬유업계의 자성도 필요하다.

우리 섬유산업은 그동안 소재 및 섬유기계 등 국산화 노력을 해왔다.

개발을 했지만 우리 기업들의 외면을 받았거나 또는 상용화됐지만 수요가 없어 사장되거나 등등. 타 국가 대비 높은 가격 내지 선도업체 대비 기술력 격차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마냥 가격경쟁력 때문에 힘들다는 말만 늘어놓기는 아직 부족하다. 

 

업체들도 “가격도 문제지만 선진국에 비해 품질이나 기술력이 다소 뒤처진다는 부분도 인정해야 한다. 기술력만 뒤따라준다면 굳이 외국산을 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섬유원사 수입업체 관계자도 “그동안 국내 원사업체들은 보편적인 원사 개발에만 치중해왔다. 소위 남들이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쉬운 것만 하다 보니 개발도상국들과의 격차는 줄고 가격경쟁력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기업들도 할 말은 있다. 

가공기술 전문 업체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나라 기업들은 품질이나 차별화 아이템을 찾으면서도 막상 가격이 높으면 미련 없이 뒤돌아선다. 아이템에 대한 설명보다는 머릿속으로 계산기부터 두드린다”고 토로했다.

 

가파른 임금 인상에 생산비용 내 고정비용 상승 등 기업들은 마진 남기기도 벅차다.

 

기업들도 원사나 원단 등 원재료를 더 싼 가격에 들여오는 방법 외엔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 섬유산업의 불경기가 장기화될수록 앞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

 

이는 국내 섬유시장이 외산으로 잠식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의 이해와 양보가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입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 다변화의 길을 찾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섬유패션산업 발전과 함께하는 경제전문 언론 TIN뉴스 구독신청 >

이 기사를 후원하고 싶습니다.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인터넷 신문사 'TIN뉴스' 발전에 쓰여집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포토뉴스
디스커버리 ‘고윤정 크롭 티셔츠’
1/4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