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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심상보 교수
꼰대와 살롱
[심상보 칼럼] 꼰대와 살롱
기사입력: 2018/05/14 [13:32]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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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  5월 5일부터 12일까지 영국 정통 비스코프 테일러숍 스카발(SCABAL) 코리아 본사 2층에서 열린 홍예리 사진전 오프닝 행사에서 이번 전시회를 주최한 피리엔콤마 심상보 대표(사진 중앙)와 장소 협찬 등 전시회를 후원한 (유)스카발리테일코리아 김성운 대표(사진 우측), (주)브이엠디피 하정민 대표(사진 좌측).     ©TIN뉴스

 

‘꼰대’라는 단어는 꼰대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두려운 단어다. 꼰대는 꼰대처럼 되지 않으려 무척 노력하지만 꼰대의 정체성을 찾을수록 더욱 꼰대가 된다. 그렇다면 꼰대는 반드시 꼰대가 되어야 하는 운명인가? 그런데 누가 꼰대를 꼰대라고 규정하는가? 그런데 분명한 것은 지금의 꼰대를 규정하는 자는 꼰대가 아니다.

 

꼰대는 젊은이들이 상대적으로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키는 은어다. 지금은 광범위하게 쓰이지만 예전에는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을 강요하는 아버지나 교사를 낮잡아 부르는 단어였다. 분명 부정적인 단어이고 꼰대의 상대적인 단어는 ‘젊은이’ 또는 ‘젊은 사고’이다.

 

기원전 1700년 전 수메르 점토판에는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당시 사회풍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요즘 젊은이의 버릇없음’은 그 후에도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수많은 서양 학자들과 동양 학자들이 남긴 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수천 년을 이어온 ‘버릇없는 젊은이’보다 강력한 뉘앙스의 상대적 의미인 ‘꼰대’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꼰대 감별법이 나올 정도로 일상적인 용어가 되어 젊은이의 사고와 다른 기성세대의 사고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꼰대를 규정하는 지배적인 단어는 꼰대로 지칭되는 기성세대가 ‘경험을 통해서 얻은 개념’이다.

 

예전에~, 내경험상~, 해봐서 아는데~ 등등 꼰대의 부정적인 뜻은 경험의 의미를 포함한다. 그런데 과학은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했으며 인류의 역사는 경험 자체다. 이전 세대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인류의 문명은 발전해가고 사람들은 더욱 풍요롭고 이성적이 되어간다. 경험을 부정하면서 인류의 발전을 얘기할 수 없다.

 

그렇다면 꼰대의 경험과 인류의 발전에 필요한 경험은 다른 것인가? 그렇다! 그것은 다르다. 꼰대의 경험은 경험한 그 시대에만 통용되는 경험이다. 현재도 미래에도 통용되는 경험은 꼰대의 경험이 아니라 학문이다. 정류장에서 중얼거리는 노인의 말은 학문이 아니다.

 

근거를 갖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며 일반화가 이뤄진 경험이 학문이 된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개념으로 현재의 사건을 판단하고 나이가 들어도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이 꼰대다.

 

나는 50대로 세대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 나와 세대 차이가 많이 나는 나의 제자들과 대화하고, 젊은이들과 작업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어떤 것이 지금 세대와 다음 세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까 계속해서 고민한다.

 

20, 30대의 나는 동시대에 젊은이들과 함께 주장하고 실행하면 충분했다. 그러나 50대의 나는 젊은이들이 나의 주장을 수용하고 그들의 주장으로 발전시켜 주길 바란다.

 

젊은 나의 제자의 전시회를 기획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많은 것을 알았다. 젊은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 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젊은 세대의 무경험은 어설픔으로 보여지고, 어설픔을 해결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기획자는 또 다른 기성세대의 배려를 필요로 했다. 그리고 어설픔 조차도 희열과 감동을 받는 젊은 관람자들은 새로운 세대의 감정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알았다.

 

스무 살에 감동은 스무 살일 때 만 느낄 수 있다. 스무 살 때 추억으로 부르는 쉰 살의 노래는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쉰 살 만이 감동적이다. 같은 이유로 스무 살에 느끼는 어설프고 벼락처럼 짜릿한 감동은 스무 살에만 느낄 수 있다. 같은 대상을 놓고 여러 세대는 모두 다른 감정을 느낀다.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공유하기에 세상은 몹시 급히도 변한다.

 

새로운 세대가 공감하는 작품에서 감동보다 어설픔이 많이 보인다면 새로운 세대의 감동을 느끼기에는 마음에 여유가 없는 기성세대라는 증거다. 세대를 넘나드는 공감의 장소를 만드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고 답답하고 허전하기도 하다.

 

‘요즘은 최고를 원하지 않고 하향평준화 되었다’ ‘젊은 세대가 반드시 잘하거나 좋은 것은 아니다’는 기성세대의 평가에는 우리나라 문화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에 대한 두려움과 어떤 것이 진짜라고 보여주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미안함이 함께 느껴진다.

 

살롱에 동참해준 나의 친구들과 우리들의 초대에 응해주고 축하해준 이 시대에 가장 멋진 꼰대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나와 나의 친구들은 어떤 꽃이 필지 모르는 초록빛 작가들을 계속 소개할 생각이다. 뭣 하러 이런 짓을 하냐고 많이 물어본 분들에게 이렇게 답하고 싶다.

 

“무슨 꽃이 필지 궁금하지 않소? 궁금하면 물을 줘야 꽃이 피지 않겠소!”

 

살롱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하니 꼰대 얘기부터 하게 되는 것은 내가 꼰대가 된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우리나라의 세대 간 갈등이 꼰대로 표현되는 현실이 안타까워서이다.

 

나이가 들어버린 것 자체가 부정적인 요즘은 멋진 꼰대로 살아가기는 매우 어렵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서 현재 우리나라를 만들어준 꼰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 심상보 교수   © TIN뉴스

 

 

 

 

심상보

피리엔콤마 대표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주)청향엔에프 상무이사

 

 

 

▲ 5일 스카발 코리아에서 열린 홍예리 사진전 오프닝에서 안개를 이용한 퍼포먼스가 선보이고 있다.     © TIN뉴스

 

▲ 5일 홍예리 사진전 오프닝에서 안개를 이용한 퍼포먼스가 진행된 가운데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 TIN뉴스

 

▲ 5일 스카발 코리아에서 열린 홍예리 사진전 오프닝을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TIN뉴스

 

▲ 5일 홍예리 사진전 오프닝에서 안개를 이용한 퍼포먼스로 작품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 TIN뉴스

 

▲ 5일 스카발 코리아에서 열린 홍예리 사진전 오프닝에서 안개를 이용한 퍼포먼스가 선보이고 있다.     © TIN뉴스

 

▲ 5월 5일 스카발 코리아에서 열린 홍예리 사진전 오프닝을 찾은 관람객이 작품을 바라보고 있다.     © TIN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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