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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지금은 통상무역 시대
白色가전에 숨죽이는 韓 섬유봉제기업
‘섬유 기계 자동화 보급 및 도입’ 유일한 해결책
기사입력: 2018/03/12 [12:24]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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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삼성․LG전자로 고급 인력 대거 이탈

호치민 외곽 3․4선 지역에 신규 섬유공장 건립

젊은 근로자들 급여 적지만 여유 있는 서비스업 선호

韓 섬유봉제업체, 5~10% 인력 수급 부족

 

▲     © TIN뉴스

“삼성, LG전자 등 중공업 분야 기업들이 베트남 설비 투자를 확대하면서 섬유봉제기업들의 인력 수급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실제 많은 업체들이 남부나 중부 등 새로운 공장 부지나 미개발 지역으로의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2월 베트남에서 만난 한세베트남 문양원 법인장이 전한 한국 섬유봉제기업들의 현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하노이 삼성전자 휴대폰공장, 하이퐁 LG디스플레이 공장, 남부 난빙성 현대자동차 조립공장들이 인근 섬유봉제업체 공장들과 이웃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봉제업체와 비교되는 임금과 복리후생, 근로환경 때문에 삼성, LG 등 전기․전자업종으로 인력이 유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인 박닝성 옌퐁공단(휴대폰 1공장), 타응웬성 옌빈공단(휴대폰 2공장), 2020년 완공 예정인 사이공하이테크(일부 가동 중)등 총 3곳의 근로자 수만 약 16만명. 이는 한국 봉제업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세베트남의 3개 법인 근로자(약 2만명)를 합한 것보다 8배가 더 많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다. 한솔, 한세, 세아 등 주요 섬유봉제업들이 위치해 있는 호치민 인근에 삼성전자가 투자한 70만㎡ 규모의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Saigon High-tech Park) 공단이 오는 2020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가 오는 4월부터 난빈성에 연간 2만~3만대의 상용차(2.5톤 이상 트럭․버스) CKD(반조립제품) 공장을 완공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베트남 코참 호치민한국섬유협의회(KTA) 김명환 회장은 “문제는 삼성, LG, 현대자동차 뿐 아니라 이들과 연계된 협력업체들까지 입주할 경우 인력 대거 이탈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전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오더가 떨어지면 협력업체는 30분 이내에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세아, 한솔 등 한국 섬유봉제기업이 위치한 송탄 인근에는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이 대거 몰려있다.

 

▲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의 구내 식장, 한 번에 5천여명이 식사를 할 수 있다.     © TIN뉴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임금과 복리 후생이다. 실례로 하노이 북동부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 내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제2공장(휴대폰 생산)의 근로자수는 7만4천여 명이다. 이 중 3만명이 39개동 기숙에 거주하고, 4만명이 800대의 통근 버스를 타고 출퇴근한다. 여기에 한 번에 5천명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구내식당이 7개나 된다.

 

급여수준은 생산직 근로자의 경우 기본 급여는 540만동(약 237달러), 잔업 휴일 수당을 포함하면 월 700만~900만동(약 395달러)에 달한다. 2017년 기준 지역 최저임금 258만동~375만동보다 높다. 이들과의 경쟁은 사실상 ‘바위에 계란치기’다.  

 

호치민시 인근에는 3,100개에 달하는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다. 대부분 섬유, 피혁, 신발, 봉제 등 제조업 분야다. (2018년 2월 기준) 섬유봉제기업들의 T.O 중 평균 5~10% 정도 인력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남부, 동부지역에 신규 공단과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과거 1,2선 지역으로 유입되던 근로자들마저 완전히 차단됐다. 호치민에서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한 Y업체의 경우 T.O의 약 20% 이상 인력이 부족하다.

 

A업체 법인장은 “최근 4선, 5선 지역에도 섬유봉제기업이나 여타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여기에 구정이 끝나면 복귀하지 않는 근로자들이 발생한다. 고향에 부모들이 도시에서 비싼 집값을 감당할 바에야 고향 인근 공장에 취업할 것을 독려하면서 호치민 등 1,2선 지역으로 올라오는 근로자들의 수가 부쩍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호치민 인근 1,2선 지역을 벗어나 이전을 한다 해도 충분한 인력 수급을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근래 호치민 지역에 식당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섬유봉제기업 여성 근로자들의 이탈이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이나 한국인 전용 식당처럼 근무환경과 보수가 좋은 식당의 경우 한달 급여 400만동에 별도의 팁까지 챙기면 대략 700만동의 월수입을 벌어들인다.

일반 봉제공장에서보다 근무환경이 좋고 시간적인 여유도 많다는 점이 메리트다. 

 

D업체 대표는 “우연히 찾은 식당에서 과거 근무했던 여성 근로자를 만났고, 식당에서 일하고 싶어 퇴사했는데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씁쓸해했다. 더 이상 저임금에 젊은 인력을 보장받던 베트남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 호치민에 소재한 봉제기업은 필요한 기계들이 자체 설계,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 TIN뉴스

 

◆ “봉제 자동화 도입 외엔 대안이 없어”

“임금도 오르고 인력 수급도 어려워지면 방법은 자동화뿐이다.” 현지에서 만난 섬유봉제기업 대표들은 자동화 공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봉제의 경우 완전 자동화는 어렵다. (레이저 커팅)제단기를 제외하곤 여전히 자동화 기계는 전무하다. 섬유기계업체들이 수지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봉제분야 기계 R&D를 터부시한 탓도 있다.

 

더 큰 문제는 1대당 2억원에 달하는 기계 비용 부담과 함께 자동화 기계를 도입하더라도 당장 인력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자동화 도입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H업체 대표는 실제 자동화 기계 한 대가 인력의 10~20% 몫을 해내지만 만약 기계가 고장이 났을 때 신속하게 조치를 받지 못할 경우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 자동화 기계를 들여놓는다고 해서 당장 인력을 줄일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업체들은 궁여지책으로 필요한 기계를 직접 설계한 후 인근 제작소에 의뢰해 사용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한국 섬유봉제기업들은 코참(주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과 주호치민총영사관 측에 이 같은 인력수급난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베트남 정부가 장치산업을 기반으로 한 중공업 분야에 대한 외투기업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어 쉽사리 해결될 지는 미지수다. Vietnam Report Company가 지난 1월 31일 자본금, 매출, 이윤을 기준으로 500대 베트남 기업(VNR 500)을 발표했다. 이 중 지난해 매출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 순위에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이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전자부문 2015년부터 3년 연속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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