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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정상화 길로 다시 나아가야”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김진향 이사장
기사입력: 2018/02/08 [15:58]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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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잃어버린 10년 개성공단 정상화 길로 다시 나아가야”

 

6.15 남북공동선언의 본질적 가치와 실체적 의미로 돌아가야
개성공단의 경제, 안보, 평화, 통일문화 미래적 가치 설파 앞장
어떠한 지원, 보상보다 더 가장 좋은 해결은 공단 재개 정상화
북미관계 호전되면 재개 논의해야… 재개와 정상화 다른 의미

 

▲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 TIN뉴스

지난해 12월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김진향 신임 이사장은 북한통일 문제를 전공한 학자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한반도 평화전략과 대북정책을 수립했다.


2008년부터 4년간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에서 개성공단 관련 대북협상을 담당했으며, 이후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교수를 지냈다.


최고의 개성공단 전문가로 평가받는 김진향 이사장은 공단 폐쇄 후 중차대한 시기에 이사장에 취임해 개성공단 재개와 정상화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남다르다.


김진향 이사장의 개성공단 재가동과 정상화에 대한 생각을 인터뷰와 토론회 발언을 통해 정리해봤다.

 

 

개성공단 재개는 절차와 조건의 문제가 아닌 의지의 문제

 

개성공단의 문이 닫힌지 2년이 되어가는 지금 이사장에 취임 후 시종일관 제 머리를 떠나가지 않는 단어가 ‘처음처럼’이다. 그 말은 애초에 우리가 왜 개성공단을 만들었는지 원칙적 상황으로 다시 한 번 돌아가 보자는 것이다.


처음 남북공동번영을 위한 평화와 경제프로젝트로 개성공단을 만들었을 때 남북관계 내지는 한미, 북미관계가 좋았는지 돌이켜보면 그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좋지 않은 관계로 발생되는 어려움을 뚫기 위한 수단으로 개성공단이 만들어졌다.


개성공단은 화해협력의 결과물이 아니라 화해협력의 시대를 만들기 위해 남과 북이 하나 되어 심은 첫 번째 씨앗이다. 다시 말해 군사적 긴장을 평화의 제도로 만들고 더 나아가 구조적 저성장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경제에 새로운 제2의 한강의 기적과 대동강의 기적을 쓰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동력으로 개성공단이 필요했다.


개성공단의 50년 동안 임차료가 1㎡당 0.8달러, 북측근로자 임금이 월 70달러다. GDP 기준으로 1을 투자해도 20~30배 이상 가져올 수 있다. 단순히 임차료나 임금 부분을 보지 않아도 숙련도, 품질, 언어적인 부분에서 지구상 어디에도 개성공단만한 곳은 없다. 이것은 입주기업들이 재가동을 간절히 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안보리제재는 북측을 제재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실상은 남측의 기업들이 제재를 받고 있다.   © TIN뉴스


개성공단 재개는 의지의 문제이자 철학의 문제이다. 개성공단에 대한 안보리제재는 북측을 제재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실상은 남측의 기업들이 제재를 받고 있다.


안보리제재를 들여다보면 개성공단을 직접적으로 지목하지는 않는다. 회원국의 금융기관이나 에너지, 그리고 북한산 섬유봉제, 대량현금(Bulk-cash) 같은 문제만 나온다. 실제 개성공단에서 일을 해왔던 입주기업들은 안보리제재 조항들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들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임금문제의 경우 북측에서는 노동의 대가로 굳이 현금을 받지 않아도 돼 현금 대신 SOC(사회간접자본 · Social Overhead Capital)사업을 통해 임금을 지불해도 된다.


1년간 북측 근로자 5만4천명 전체 임금을 다 합쳐봐야 1억 달러, 우리 돈 천억 정도인데 그 금액을 개성시 인근에 SOC로 깔아주면 임금 문제는 아주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다. 금융기관 문제도 마찬가지다. 굳이 돈이 유통되지 않는데 은행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


개성공단 전체 기업의 65%를 차지하는 북한산 의류, 봉제 문제의 경우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먼저 들어가면 된다. 추후 제재가 완화되면 그때 같이 의류, 봉제가 들어가면 된다. 아니면 업종전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먼저 공단이 재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여러 많은 기회들을 담보할 수 있다.

 


 

▲ 2000년 6월 평양에서 6·15 남북 공동선언을 발표한 김대중 한국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 TIN뉴스

 

6·15 남북 공동 선언은 대한민국의 대통령 김대중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김정일 사이의 회담을 통해 만들어진 선언문으로 다음과 같다.

 

1.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올해 8·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이상과 같은 합의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이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에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도록 정중히 초청하였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00년 6월 15일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김정일

 



6.15남북공동선언 속 개성공단의 본질적인 가치 알려야

 

6.15남북공동선언으로 55년 분단체제가 평화체제로 바뀌면서 개성공단이 만들어졌다.


개성공단은 남북이 함께 경제번영과 평화의 제도화를 동시에 일구어가는 기적의 공단이자 남측의 자본과 기술이 북측의 토지와 노동력과 만나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구현하는 공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성공단의 본질적인 가치는 124개 입주기업과 8천여 연계기업에만 있지 않다. 단순한 남북경협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성장 동력을 만드는 한반도 평화경제에 있다.


그동안 군사적 긴장 완충 장치 역할까지 수행해온 개성공단이 닫히면서 입주기업들은 막대한 피해를, 국민들은 군사안보적 긴장 속에서 전쟁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결국 개성공단 중단으로 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만 막대하다.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된 지 2년이 되는 시점에 모처럼 평창올림픽을 통해 평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개성공단도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 재개 및 정상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정부의 입장이 안보리제재와 북핵문제의 순차적 해결을 결부시켜 개성공단을 다루는 것이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핵문제를 돌파하고 계속해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먼저 공단부터 재개되어야 한다.

 

▲ 평화를 열자!! 개성공단 재개해야 한다! 토론회에서 김진향 이사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TIN뉴스

 

중차대한 시기에 개성공단 재개와 정상화를 이끌어야 한다

 

개성공단을 만들던 긴박한 시대에 우리가 가진 최초의 해답은 경제와 평화를 같이 살리는 것이었다. 평창이라는 지명은 ‘평화 속에서 번창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개성공단의 의미가 평화올림픽으로 상징되고 있는 평창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의 25%를 남북관계에 할애했다. 이것은 북미관계를 휴전에서 종전으로 가겠다는 북측의 요구가 담겨 있다고 본다. 어떻게든 지난 10년의 적대적인 대립식 남북관계를 넘어서 새로운 평화적 관계로 정상화시키고 그 힘을 받아서 올해 안에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우리 기업들에게 있어서 어떠한 기업경영 정상화 지원, 피해보상보다 더 가장 근본적인 보상과 지원이 있다면 단 하나 공단 재개, 정상화이다. 개성공단 재개와 정상화를 위해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직원들과 함께 가장 앞에서 열심히 하겠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개성공단 Q&A


Q> 개성공단 기업들은 현재?

 

개성공단 전면중단 당시 공단에는 124개 제조업 기업과 영업기업 80여개가 운영되고 있었다.

 

중단 2년이 지난 지금 일부 기업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지로 해외 대체공장을 마련하기도 하였으나, 대다수 기업들은 각고의 자구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영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 특히 개성에만 생산시설을 갖고 있었던 기업(45개사)은 정상화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경영이 어려워 업종을 전환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에서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으나 기업들에게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2013년 개성공단 잠정 중단 이후에 진 빚도 제대로 갚지 못한 기업들은 전면중단 이후 추가 대출로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영업 손실이나 위약금, 현지 미수금, 영업권 상실 피해 등에 대한 지원책이 없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입주기업뿐 아니라 당시 입주기업에 원자재 등을 납품했던 협력업체도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거 도산 위기에 몰린 상태이다.

 

새 정부가 들어오면서 2차 피해보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보다 발전적인 대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최대의 보상은 개성공단의 재개와 정상화이다. 개성공단을 나와 동남아 등 해외로 진출한 기업들은 개성공단을 대체할 수 있는 공단은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개성공단이 가진 경쟁력 속에서 추가적인 피해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고 기업을 정상화 시킬 수 있다.


Q> 개성공단 전면중단 당시 분위기

 

’16년 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후 설 연휴 마지막날인 2월 10일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발표했다.

 

전면중단 당시 대부분의 기업 사람들은 설 연휴를 보내려 남측에 내려와 있었고, 공단 내에는 기업당 1-2명씩 약 180여명의 근로자들이 남아 당직 근무를 서는 상황이었다. 정부의 갑작스런 전면중단 발표로 입주기업과 근로자들은 공장설비와 원자재는 물론 생산된 완제품이나 개인물품을 하나도 챙기지 못한 채 빈손으로 나와야 했다.

 

기업들은 원부자재와 완제품을 싣고 나올 수 있도록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다음날 기업당 1인 1차량만 허용돼 공단에 들어가 물건을 가지고 나올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개성공단 기업들은 대부분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지 않고 OEM 방식으로 물건을 생산하고 있었다. 원청업체로부터 원부자재를 받아 단순 임가공을 하는 형태로 운영되며, 기계금속 업종의 금형도 대부분 원청업체 소유이므로 이 설비들을 가지고 나오지 못했을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개성공단 폐쇄로 기업이 입은 피해는 곧 공단에서 일하던 근로자의 몫이기도 하다. 공단의 근로자들은 현지 업종에서 20-30년의 경력을 쌓은 전문 기술자들이지만 갑작스런 전면 폐쇄로 한순간에 실업자 신세가 되었다.

 

최근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 발표에서 개성공단 중단 결정이 개성공단 임금이 북측의 대량살상무기에 전용된다는 근거없는 진술에 따라 적법한 절차 없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개성공단이 가지는 본질적 가치 측면에서 평화의 공단이 문을 닫았다는 큰 의미도 있겠지만, 2013년 8월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는 남북 당국이 합의한 합의서를 믿고 공단에 다시 들어간 기업들이 느낀 참혹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Q> 개성공단의 의미

 

개성공단은 오랜 세월 정치적 합의문 속에서만 존재했던 남북협력을 현실화한 의미있는 시도였고, 그 간의 합의문의 정신을 그대로 역사 속에 펼쳐낸 것으로 진정한 의미를 지닌다.

 

개성공단은 남북 간 상호존중과 화해협력, 공존공영, 평화번영을 상징하는 남북의 호혜적인 경제 프로젝트였다. 남북의 군사안보적 긴장 고조에 대한 완충공간이자 남북 주민간의 일상적 상호관계와 문화적 교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러운 통일·평화문화 형성의 계기가 만들어지고 축적되던 곳이었다.

 

무엇보다 개성공단은 남과 북의 정치, 경제, 사회문화와 법-제도와 사고방식, 가치관 관습 등을 상호 학습하고 배워가는 기회의 마당이었다. 즉 개성공단은 남북화해와 평화의 상징이다.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는 설명이 필요없는 남북의 군사적 긴장과 대결을 구조적으로 막아주는 제도적 안전장치다.

 

남과 북의 기업가와 근로자들이 매일매일 서로의 다름과 차이들을 배우고 익혀가면서 상호 관용과 포용으로 작은 평화와 통일의 사례들을 축적해가는 기적의 장소였으며, 분단을 넘어 평화로 가야 하는 우리에게 개성공단은 평화로 가는 길의 상징적 학습장이다.

 

지난 60년 분단체제를 넘어 평화체제로 가고자 했던 남과 북이 최초로 합의한 경협의 상징물로써, 개성공단을 닫는다는 것은 지난 14년의 개성공단 역사를 부정한 것뿐만 아니라 그간 남북간의 평화적 관계를 전부 부정한 것과 다름없다.

 

개성공단 사업은 남북 양 정상간 합의의 실천적 이행 방안으로, 개성공단 재개는 남북간 기본적 신뢰회복의 출발점이자, 상호 호혜적인 경제협력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양측간의 신뢰가 증진될 수 있다.

 

Q> 개성공단에 대한 오해 – 개성공단은 퍼주기다?

 

개성공단은 북에 퍼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북측에 비해 몇 배는 더 많이 퍼오는 곳이다. 매년 1억 달러(임금, 세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투자해서 최소 15~3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생산하고 가져오는 곳이다.

 

명분과 상징으로는 남북이 함께 경제적으로 매우 크게 윈-윈하는 곳이지만, 좀 더 엄밀하고 정확하게 평가하면 우리가 북측보다 몇 배, 몇 십배는 더 많이 벌고 있다. 5만 5천여 명의 북측 근로자 임금과 세금을 합쳐 1년에 약 1억 달러(약900억원) 정도가 북측에 들어가고, 우리는 그곳에서 최소 약 15억~30억 달러 이상의 생산액을 올린다.

 

2013년 잠정중단 조치 이후 거의 모든 기업들이 다시 개성공단으로 들어갔다. 북측에 퍼주기만 하는 곳이라면 이윤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이 들어갈 이유가 없다.

 

왜 기업인들은 남북관계가 이렇게 험악한 상황에서도 개성공단에 들어가려고 할까? 개성공단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 때문이다.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노동력과 토지가 만난 개성공단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영세중소기업인들에게 개성공단은 기회의 땅인 것이다.

 

개성공단이 전면중단된 이후 기업인들은 대체공장을 물색하기 위해 동남아 등 여러 해외 공단들을 둘러봤지만 해외 어디에도 개성공단만큼의 비교우위, 경쟁력을 가진 곳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개성에서 이윤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그곳은 이미 기업이 아니라고 기업들 스스로가 말한다. 확실한 것은 우리가 투자 대비 확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며, 북한 퍼주기가 아닌 엄청난 퍼오기의 실질적 예가 바로 개성공단이다. 


Q> 개성공단에 대한 오해 – 개성공단은 돈줄이다?

 

북측근로자 임금은 기본급에 연장·야간·휴일 수당을 합쳐 한달 평균 약 15만원 정도가 지급된다. 이 중에서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소위 사회주의 국가시책 운영 목적으로 사회문화시책비 30%를 공제한 후 실제 근로자들에게는 임금의 70%인 약 10만원 정도가 주어지게 된다.

 

개성공단을 관리하는 북측 당국은 근로자 1인당 평균 10만원 정도의 돈을 가지고 1가구 2인~4인의 한달 생활을 책임져야 한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그 정도의 돈으로 그 인원을 먹여 살릴 곡물을 사올 수 있을까?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대량 현금 이동금지와 관련하여 북측근로자 임금을 현금 대신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하나, 이론상으로만 가능할 뿐 국제 곡물시장 가격을 고려했을 때 그 돈으로 5만 5천명의 근로자와 그 가족을 실제로 먹여 살릴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다시 말해 근로자들의 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빠듯한 상황에서 따로 전용할 수 있는 돈은 없다는 뜻이다.

 

북측에게 개성공단은 경제적 가치 이전에 남북관계 전체를 평화적 관계로 정착시켜가려는 원대한 구상이었다. 체제 생존을 안정적으로 담보한 이후, 모든 역량을 인민경제 건설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평화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 평화의 상수와 전제가 바로 남과 북의 평화다. 따라서 남북을 대립과 적대가 아닌 평화체제로 묶기 위해 개성공단과 같은 경협사업이 경제적-구조적 안정장치로 필요했던 것이다.

 

북측은 러시아와 중국, 중동 등에 노동력을 송출한다. 중국과 러시아쪽 송출 인력들은 많은 경우 월 1,000달러까지 개성공단과 비교할 수 없는 고소득을 올린다. 만약 그들이 정말 개성공단 사업을 경제적 관점의 돈줄로만 생각한다면 개성공단을 닫고 해당 인력들을 해외로 송출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왜 그들은 개성공단을 유지하고자 했을까? 적대적 관계 속에서 자본주의 황색바람의 진원지인, 자신들의 체제에 매우 불안전한 환경으로 작동하는 개성공단을 왜 계속 유지했던 것일까? 북측이 개성공단을 시작하고자 했던 그 최초의 이유를 이해하면 된다.

 

Q> 개성공단에 대한 오해 – 근로자 임금을 국가가 가져간다?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 지급 체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의 대부분은 상품공급권으로 주어진다.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은 자신들이 근로한 만큼 정확히 산정되어 달러 가치로 계산되며 매월 전체 근로시간에 대한 확인을 근로자들이 스스로 서명하고 확인한다.

 

일반적으로 북측에서는 임금이라고 하지 않고 생활비 또는 노동보수라고 한다. 노동보수의 30%는 사회문화시책비(무상교육-무상의료 등의 소위 사회주의 국가시책 운영기금)로 공제하고 나머지 70%의 금액은 대부분 상품공급권으로 지급되고, 그 나머지만 북측 화폐로 지급된다.

 

상품공급권은 개성공단 근로자 대상 전용 상품공급소에서 쌀, 밀가루, 채소 등의 식료품과 생활용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상품공급소에서 교환되는 상품은 국정가격이라 장마당 가격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상품공급권은 대부분 먹거리와 기본적인 생활용품 구매로 사용한다. 북측 화폐로 지급되는 기타 생활비는 집단주의가 강한 체제 특성상 각종 상호부조(생일, 잔치, 장례 등)나 추가 생필품 구입 등에 쓰인다.

 

기업이 매달 총국에 전체 임금을 달러로 지급하면 총국은 이를 북한 화폐로 환전하여 사회문화시책비를 공제한 개인별 생활비와 물자를 산출하여 할당한다. 이후 생활비는 월말에 회사별 북측 통계원이 인수하여 근로자들에게 지급한다. 개성공단의 임금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데, 북측에는 외환시장이나 은행이 없기 때문에 총국이 달러를 조선 원으로 환산해서 지급한다.


Q> 유엔 대북제재와 개성공단

 

개성공단은 핵문제가 있는 경제제재가 추진된 상황에서 조건과 환경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공단이다. 유엔 제재 결의안은 한번 정하면 고치기 어려운 법의 형태가 아니며 북핵 상황에 따라 완화되거나 해제될 수 있다.

 

북한 내 외국은행 폐쇄 조치, 대량현금 이동 금지 등 현재의 유엔 제재를 우회하거나 대체할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우리 역량의 문제지 장벽의 문제가 아니며, 의지의 문제지 방법이 문제는 아니다.

 

’16년 개성공단 전면중단 이후 5차례 추가제재 결의를 통해 관련 조항이 신설되거나 강화된 측면이 있으나, 개성공단 재개를 추진함에 있어 우리가 한반도 안보의 직접 당사자로서 국제사회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UN안보리 결의에 배치되지 않게 일부 사항은 예외를 인정받거나 우회적 방법으로 돌파해 나갈 수 있다.

 

유엔안보리 대북 결의 중 가장 중요한 대량현금 이동금지 조항은 ’13.3월 규정된 것으로 이후에도 3년여간 개성공단은 정상 운영되었으며 국제사회에서도 이를 인정하여 왔다.

 

유류는 기업 생산활동을 위한 근로자 출퇴근용으로 북측과는 무관하며, 은행업무의 경우 남측 기업·주재원의 운영자금 불출 등 편의성을 위한 것으로 북측의 개입이 원척적으로 불가하다. 또한, 섬유제품의 경우 남측 기업이 원부자재를 남쪽으로부터 공급하여 임가공 후 판매하는 개념으로 북한의 기업활동과 무관하다.

 

다만, 교역을 위한 공적·사적 금융지원 및 보증은 남측 기업을 대상으로 한 최소한의 지원이므로 필요시 재개 과정에서 안보리 제재위원회를 설득하여 예외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으며, 독자제재인 보험업무의 경우 재개 과정에서 제재리스트의 수정 검토가 필요한 사항으로 불가피할 경우 총국 내 보험업무 수행 부서를 신설하는 방법 등이 검토 될 수 있다.

 

또한, 대량현금과 관련하여 WMD 전용의 증거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국제사회의 우려도 있는 만큼 북측 근로자 임금을 현금 대신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이나 SOC 구축 등의 방안을 북측과 협의하는 문제도 검토 가능할 것이다.

 

개성공단 자체가 안보리 제재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 보편적 해석이며, 유엔안보리 제재 결의는 북한 당국으로의 자금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기업의 경영활동 지원을 위한 활동은 별개 사안으로 대북 제재조치의 예외 요건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Q> 개성공단 재개 필요성

 

개성공단 중단 2년이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토록 하는 압박요인으로 작동했는지, 북한이 근로자 임금 등을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했다는 증거나 정황이 나타났는지, 한반도 긴장관리와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었는지, 오히려 우리 기업에게 고통만 주고, 남북화해·협력 기회의 단절과 상호불신·긴장의 확대재생산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성공단은 고비용 저효율의 생산환경, 3D업종 기피, 고임금, 비싼 토지와 물류비용 등 남측이 처해있는 문제로 경쟁력이 떨어져가는 남측 기업들에게 확실한 경쟁력을 담보해주는 돌파구였다.

 

기본임금 월 70달러의 경쟁력 있는 노동비용, 서울에서 1시간 거리밖에 안 되는 물류비용 절감, 무관세 등 개성공단은 중국이나 베트남 등 다른 어느 해외 공단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 기술습득 속도가 빠르고 학습능력이 우수한 북측 근로자들을 고용함으로써 중국이나 베트남에 진출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빠르게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

 

또한, 북측에게도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세무제도와 회계제도 등의 자본주의 운영원리와 제도 등의 생소한 영역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소비재와 경공업 분야의 기술습득과 공장운영, 공단운영 노하우 습득 등의 간접적 기회가 되기도 한다.

 

개성공단은 남북의 근로자들이 10여년 이상 지속적으로 같은 사무실과 생산현장에서 함께 일상적 소통과 교류, 생활을 해온 유일한 곳이다. 향후 남북의 평화정착 과정에서 여러 많은 차이와 다름들이 어떻게 조화롭게 융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선험적 사례, 모델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정상적인 남북 관계가 온전히 정착되기 위한 과정으로서라도 개성공단은 꼭 필요하다. 남북관계가 완전히 평화체제가 수립된 이후에 공단을 하자는 것은 애초에 남과 북이 개성공단을 하고자 했던 그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새벽처럼 오는 통일’ 혹은 ‘도둑처럼 오는 통일’은 통일 담론의 왜곡이다.


제대로 된 통일은 평화라는 오랜 과정을 거쳐 마침내 오는 마지막 결과물이다. 결국 통일은 수십 년에 걸친 오랜 기간의 평화이며 평화과정 그 자체가 통일이다. 남북 공동의 공단이 여러개 생겼을 때 발생하는 상상할 수 없는 가치와 번영의 경험은 평화 통일의 과정이 될 것이다.

 

개성공단 ‘재개’는 ’16년 2월 이후로의 모습으로 가는 것이며, 개성공단 ‘정상화’는 ’08년 이전 평화의 상징이었던 평화·경제·안보·통일의 미래를 담보하는 본래적 가치를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과 북의 경제 번영과 평화 정착, 민족공동체 형성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개성공단은 반드시 재개되어야 하며 정상화되어야 한다.


자료 출처 -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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